2026.07.20 07:52 AM

뉴욕시, 마약 사용자에 사용한 주사기값 지급하는 논란의 프로그램 영구화

By 전재희

뉴욕시가 사용한 주사기를 반납하는 사람에게 하루 최대 10달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영구화했다고 뉴욕포스트(New York Post)가 보도했다. 비판론자들은 이 정책이 중독자들을 치료로 이끌기보다 세금을 마약 사용자 주머니에 그대로 넣어주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커뮤니티 주사기 반납 프로그램(Community Syringe Redemption Program)'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의 첫 시 예산안을 통해 별다른 주목 없이 영구 사업으로 전환됐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1260억 달러 규모의 뉴욕시 예산안에는 이 프로그램을 시범사업 단계 이후에도 지속하기 위한 300만 달러가 배정됐다. 관련 예산 내역은 지난 6월 30일 뉴욕시의회에 제출된 예산 문서에 포함됐으며, 이는 시의회가 예산안을 승인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시 보건국(Health Department)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반납하는 사용한 주사기 1개당 20센트를 받으며, 하루 최대 50개, 즉 10달러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시는 브롱크스에 5곳, 브루클린·맨해튼·퀸스에 각 1곳씩 총 8곳의 반납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등록된 참가자들은 정해진 수거 시간에 사용한 주사바늘을 이곳에 가져다줄 수 있다.

주사기
(주사기. 자료화면)

이 프로그램은 2022년 진보 성향 시의원들이 주도한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2025년 3월 시범사업으로 출범했다. 운영은 비영리단체 '중독대응자원(Addiction Response Resources)'이 맡고 있는데, 이 단체는 보스턴에서도 유사한 주사기 반납 프로그램을 시작한 바 있으며, 내년 말까지 이어지는 111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뉴욕시와 체결한 상태라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보건 당국자들은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약 16개월 만에 230만 개 이상의 사용한 주사기가 수거됐다고 밝혔다. 시행 첫해에만 시는 1700명이 넘는 참가자에게 약 29만2000달러를 지급했다.

뉴욕포스트가 인용한 위생국(Sanitation Department)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작업자들이 수거한 버려진 주사바늘은 2만6229개로, 2025년 같은 기간의 6만4560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시는 이 프로그램 운영 비용을 주요 오피오이드 제조사 및 유통사들로부터 받은 1억8900만 달러 이상의 합의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 자금이 프로그램 대신 중독 치료 서비스에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퀸스 지역구의 공화당 소속 조앤 아리올라(Joann Ariola) 시의원은 오피오이드 합의금이 "주사바늘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데 쓰일 게 아니라 전부 중독 치료 서비스에 쓰여야 한다"고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중독자들의 회복을 돕기는커녕 "중독자들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롱크스 지역구의 민주당 소속 오스왈드 펠리즈(Oswald Feliz) 시의원은 버려진 주사기를 수거하려는 취지 자체는 평가하면서도, 시가 "취약 계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여건을 무모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반면 일부 참가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브롱크스의 한 공원에서 사용한 주사바늘을 반납해온 43세 타미아 라이트(Tamia Wright)는 뉴욕포스트에 이 프로그램이 "확실히 부업이 됐다"고 말하며, 받은 돈을 "대마초와 담배"를 사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버려진 주사기가 자주 발견되는 지역에서 위험한 주사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보건국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주사기가 바늘에 찔리는 사고와 질병 전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날카로운 의료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거나 311을 통해 버려진 주사기를 신고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보건국 대변인 레이철 빅(Rachel Vick)은 이 프로그램이 의료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인근 치료기관과 연결해 주민들이 "주사기 쓰레기 없는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다며 프로그램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