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1 07:49 AM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1100억 달러 합병, 법원이 제동

By 이재경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WBD) 인수 계획이 미국 법원의 제동으로 암초를 만났다.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미국 연방법원 판사가 이번 합병이 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는 12개 주 법무장관 연합의 소송에 대응해 거래를 일시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Araceli Martínez-Olguín)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주 양측의 주장을 청취한 뒤 20일(월) 14일간의 합병 중단 명령을 내렸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가 주도하는 이번 주 법무장관 연합은 14일이 지난 뒤에도 추가 중단을 요청해 합병을 더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자료화면)

주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영화관과 기본 케이블 방송 사업자,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들은 두 회사의 합병이 허용될 경우 △와이드 릴리스(wide release) 극장 배급 △‘흥행 상위권(top-grossing)’ 극장 배급 △기본 케이블 라이선싱 등 세 개 분야에서 경쟁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타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초대형 합병이 결코 빛을 보지 못하도록 하려는 우리 소송에서 중요한 첫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소수가 미국인들의 삶에 핵심적인 시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기회는 줄어들고, 모두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 소송을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그리고 창작자와 관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활기찬 영화·텔레비전 산업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충분한 여력과 법적 근거가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사건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유수의 두 영화 스튜디오는 물론 스트리밍 플랫폼인 파라마운트+(Paramount+)와 HBO 맥스(HBO Max)까지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또한 파라마운트 산하의 CBS와 MTV, WBD 산하의 CNN과 HBO가 한 지붕 아래 모이면서 업계 최대 규모의 텔레비전 네트워크 포트폴리오가 탄생하게 된다.

이에 대해 파라마운트 측 대변인은 테크크런치에 보낸 성명에서 “주 법무장관들이 주장하는 시장 정의와 반경쟁적 효과 주장은 현대 시장 현실에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증거가 이를 입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합병은 합법적이고 경쟁 촉진적이며, 소비자와 창작자, 노동자,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거래를 적극적으로 방어해 나갈 것이며, 주 법무장관 측 소송의 본안 심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이번 거래가 9월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법적 제동으로 인해 파라마운트가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거대 기업에 맞설 주요 경쟁자로 도약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인수 계획을 두고 영화 제작자와 배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 거래가 경쟁을 줄이고 미국 미디어 산업의 집중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