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3 08:46 AM
By 전재희
폭스뉴스는 미 하원이 22일(수) 미국과 이스라엘 간 국방기술 협력 확대 조항을 둘러싼 초당적 반발 속에서도 1조1500억달러 규모의 연간 국방정책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은 216대 212로 가결됐다. 공화당은 대체로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은 대부분 반대했다.
통상 초당적 지지를 폭넓게 받아온 이 연례 법안은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단 6표만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 상당수가 이른바 '섹션 219' 조항과 함께, 트랜스젠더 의료 지원을 제한하고 군 기지 내 개인 총기 소지를 완화하는 공화당 발의 수정안에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반대 진영은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회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연합해 형성됐다. 이들은 지도부가 해당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별도 표결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문제의 소지를 가리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과의 갈등 확산 속에서 하원 민주당과 일부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성향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지지 여론이 약화된 가운데 불거졌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민주당 의원 103명이 켄터키주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Thomas Massie) 의원과 함께 33억달러 규모의 대이스라엘 지원을 저지하는 표결에 동참한 바 있다.
반대론자들에 따르면 섹션 219는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양국 관계를 더 밀착시킨다. 이 조항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협력을 국방부의 무기 개발·조달 체계 안에 더 깊숙이 편입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쟁장관(War Secretary)이 국방부 내에 '집행 대리인(executive agent)'을 지정해 양국 간 국방 연구, 시험, 산업 협력을 조율하고 가속화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구조가 향후 행정부나 의회가 이 관계를 되돌리기 어렵게 만들고, 파트너십의 상당 부분을 눈에 잘 띄는 원조 표결에서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는 기술·조달·생산 협정 쪽으로 옮겨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지 측은 이 조항이 기존에 이미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을 조율하고, 미국이 이스라엘 국방기술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뉴욕주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의원은 이 조항이 "우리 군의 일부를 이스라엘방위군(IDF)과 통합하는 것"이라며 국방수권법 전체를 부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표결에 앞서 X(옛 트위터)에 "이 수정안은 미국의 주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모든 의원은 반드시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고 썼다.
이에 뉴욕주 공화당 마이크 롤러(Mike Lawler) 의원은 X를 통해 "정말 어이가 없다. 당신은 무지하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군을 IDF와 통합하는 게 아니다. 다른 많은 동맹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협력 협정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며, 기술과 탄약을 함께 개발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대인 혐오를 부추기는 짓을 멈추고 더 잘 처신하라"고 덧붙였다.
매시 의원 역시 자신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섹션 219 삭제 수정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이 공화당 지도부에 의해 거부되자, 토론 규칙과 최종 법안 모두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X에 "우리는 우리의 군사 기술과 공급망을 이스라엘과 통합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섹션 219는 집행 대리인 신설 외에도 국방부가 미국 무기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 있는 공동개발 또는 이스라엘 원산 기술을 파악하고, 이스라엘 기업들과의 합작투자, 라이선스 계약, 미국 내 생산 파트너십을 촉진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가결에 앞서 하원은 플로리다주 공화당 애나 폴리나 루나(Anna Paulina Luna)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 두 건을 채택했다. 하나는 '통합(integration)'이라는 단어의 사용 사례 4곳을 삭제하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집행 대리인 제도가 존속하는 한 의회에 대한 연례 보고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원래 이 보고 의무는 2030년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 수정안은 이니셔티브의 핵심 구조와 협력 프로그램 자체는 그대로 둔 채였다. 섹션 219 전면 삭제를 요구했던 반대파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매시 의원의 수정안은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로 카나(Ro Khanna), 매사추세츠주 짐 맥거번(Jim McGovern), 일리노이주 헤수스 '추이' 가르시아(Jesús "Chuy" García), 미시간주 라시다 탈리브(Rashida Tlaib) 의원의 지지를 받았다.
섹션 219가 양국의 지휘 체계를 통합하거나, 미군을 이스라엘 지휘권 아래 두거나, 이스라엘에 미군 작전 통제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아이언돔(Iron Dome), 애로우(Arrow), 데이비즈 슬링(David's Sling) 미사일 방어체계와 대드론 기술, 대터널 능력 등에서 광범위하게 국방기술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조항의 핵심 변화는 국방부 지정 집행 대리인이 이런 노력들을 전쟁부(War Department) 전반에 걸쳐 조율하고 확대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는 점이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앨라배마주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 의원은 이 조항이 기존 이니셔티브에 대한 책임을 한 명의 담당자에게 부여함으로써 감독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이 조항이 우리 군사 작전, 병력, 장비에 대한 지휘통제권을 넘겨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집행 대리인 구조가 미국-이스라엘 프로젝트에 국방부 내 특혜성 경로를 만들어주고, 이스라엘 기술과 기업들이 미국 국방 공급망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그동안 초당적 지지 속에 통과되어 온 몇 안 되는 주요 법안인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는 데 필요한 광범위한 연대를 위협했다. 민주당의 반발은 군인과 군인 가족에 대한 성전환 관련 의료지원을 제한하고 국방부 산하 학교에서의 트랜스젠더 스포츠 참여를 제한하는 공화당 수정안들로 인해 한층 더 거세졌다.
하원은 화요일 219대 208로 트라이케어(Tricare, 군 의료보험)가 특정 성전환 시술과 치료를 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가결했다. 민주당 5명이 찬성했고 공화당 1명이 반대했다.
의원들은 또 별도로 221대 203으로 전쟁부 산하 학교에서 트랜스젠더 여학생의 여자 스포츠 참여를 금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콜로라도주 공화당 로런 보버트(Lauren Boebert)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인 복무 금지 행정명령을 법제화하려 한 별도 수정안은 부결시켰다. 해당 수정안은 공화당 4명이 민주당 전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지면서 217대 212로 실패했다.
의원들은 또 자격을 갖춘 현역 군인과 전쟁부 소속 민간인 직원이 군사시설 내에서 개인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허가를 더 쉽게 받도록 하는 수정안을 근소한 차이로 가결했다. 이 조치는 215대 214로 통과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려던 수정안은 부결됐다. 이 안은 공화당 76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해당 제안은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경비 예산만 남기고 나머지 지원을 없애는 내용이었다.
이번 국방수권법 본문은 국방 분야에 약 1조1500억달러를 승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군인 봉급을 5%에서 7%까지 인상하고, 무기·탄약 생산을 확대하며, 미사일 방어, 자율체계, 극초음속 무기 등 신흥 기술 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를 포함한다.
이 법안은 또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명칭을 공식적으로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법상 국방장관 및 국방부에 대한 언급은 전쟁장관 및 전쟁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국방수권법은 국방 정책과 지출 한도를 설정할 뿐, 실제 예산을 배정하지는 않는다. 법안에 담긴 프로그램과 우선순위에 실제로 자금을 지원하려면 의회가 별도로 국방 세출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번 법안 심의는 공화당 내부의 또 다른 갈등, 즉 유권자 등록 시 시민권 증빙 서류를 요구하고 연방 선거 투표 시 신분증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선거법안인 '세이브 아메리카 법(SAVE America Act)'을 둘러싼 논쟁으로 3주간 지연된 바 있다.
하원은 지난 2월 이 선거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처리가 정체됐다.
공화당 지도부는 하원 서기가 이 법안을 국방수권법 통과 후, 그러나 상원 송부 전에 하나로 결합하도록 지시하는 절차를 통해 이 법안을 되살렸다. 이 방식으로 하원은 국방 법안과 선거 법안을 각각 별도로 표결한 뒤, 이를 하나의 법안으로 묶어 상원에 송부할 수 있었다.
이 계획은 지난 6월 30일 공화당 의원 13명이 민주당과 함께 절차 규칙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한 차례 무산됐다. 이후 루나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 의원들은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이 이 선거법안을 세출법안 등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다른 법안들에 첨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결국 물러섰다.
이렇게 결합된 국방·선거 법안 패키지는 상원에서 불투명한 앞날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과의 전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상원판 국방수권법 심의를 저지한 바 있다.
이번 논쟁은 국방부가 이란과의 갈등 비용을 충당하고 미국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추가 예산을 요청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백악관은 국방 수요 671억달러를 포함한 총 876억달러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요청한 상태이며, 하원 공화당은 정당 단독 처리가 가능한 예산조정(reconciliation) 패키지를 통해 추가 군사·정보 예산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