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3 08:49 AM

美 재무장관 "문샷, 앤스로픽 모델 무단 증류 시 제재 검토"

By 이재경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을 향한 경고 수위를 다시 높였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Moonshot)이 앤스로픽(Anthropic)의 모델 '페이블(Fable)'을 부적절하게 증류(distillation)했다고 주장한 지 몇 시간 만에, 베선트 장관은 22일(수) 대(對)중국 제재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재차 밝혔다.

모델 증류란 규모가 작은 모델이 더 큰 모델의 결과물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AI 훈련 과정에서 흔히 쓰이는 기법이다. 이 과정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널리 활용되는 정당한 최적화 기법이기도 하다.

스콧 베센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자료화면)

베선트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오픈소스가 미국 지적재산에 대한 무법지대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은밀하게 산업적 규모의 증류 공격을 벌여 지적재산 침해 수준을 넘어설 경우, 제재와 상무부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 등재가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번 주 초 베선트 장관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들을 대상으로 지적재산 도용 정황을 조사하고, 확인될 경우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마이클 크라치오스(Michael Kratsios)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의 주장이 나온 직후에 이어졌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중국에 기반을 둔 문샷이 미국산 모델을 상대로 대규모 증류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샷이 엔비디아(Nvidia)의 'GB300 탑재 서버'를 확보했으며, 태국에서도 GB300 서버에 접근한 정황이 있다고 밝히면서 "AI 모델 훈련에 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샷이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GB300 서버는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세대 제품군에 속하며, 현재 중국 기업에는 판매가 금지된 품목이다.

일각에서는 문샷의 최신 모델 '키미 K3(Kimi K3)'가 주로 페이블을 증류해 개발됐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페이블 모델이 일반에 공개된 시점은 지난 7월 1일에 불과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샷은 지난주 K3를 오픈웨이트(open-weight) 방식으로 공개했으며, 이 모델이 보여준 뛰어난 성능은 선두 미국 AI 연구소들의 기존 사업 모델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첨단 AI 경쟁을 뒷받침해 온 막대한 자본 투입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 유입을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광범위한 논쟁도 다시 촉발시켰다. 전직 백악관 AI 자문관이자 현재 오픈AI(OpenAI)에서 전략미래총괄(Head of Strategic Futures)을 맡고 있는 딘 볼(Dean Ball) 등 일부 인사들은,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잠재적 국가안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사실상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