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3 10:41 AM
By 전재희
공전자기록위작 혐의로 중앙선관위 압수수색...최초 입력 고의성·조작 범위·실물 투표자료 대조가 핵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 통계 조작 수사로 확대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3일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와 서울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자들의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으며,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투표율 오류'가 아니다. 수사당국이 들여다보는 핵심은 선관위 전산 시스템에서 투표자 수 관련 공식 선거 통계가 조작된 정황이다. 투표율은 투표자 수를 바탕으로 계산되는 결과값이다. 따라서 투표자 수가 조작됐다면 투표율뿐 아니라 투표소별 투표자 수, 누적 투표자 수, 선거 당일 공표 통계 전체가 함께 왜곡될 수 있다.
연합뉴스는 합수본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조사 과정에서 선거 당일 실무자들의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을 확인하고 새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공전자기록위작 혐의가 적시됐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수사기관이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공적 전산 기록이 허위로 작성되거나 조작됐을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연합뉴스는 선관위 선거 통계 시스템에 대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보도에는 '오입력'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러나 기사 작성에서 이를 확정된 사실처럼 전제해서는 안 된다.
현재 확인된 것은 투표자 수 입력값에 문제가 있었고, 이후 선관위 내부에서 전산 통계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최초 입력이 단순 실수였는지, 의도적 허위 입력이었는지, 또는 사후 조작을 전제로 한 행위였는지는 아직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
가능성은 세 가지다.
첫째, 실제로 단순 입력 실수가 있었고, 이를 정상 절차로 수정하지 않은 채 전산 통계를 조작했을 가능성이다.
둘째, 최초 입력 자체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허위 입력이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사건은 단순 은폐가 아니라 처음부터 투표자 수를 조작하려 한 계획적 행위로 확대된다.
셋째, 특정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선관위 전산 시스템 자체가 공식 선거 통계 조작을 허용하는 구조였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개별 입력값이 아니라 선거관리 시스템의 접근통제와 감사 체계다.
이번 사건을 '투표율 조작'이라고만 부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투표율은 결과값이다. 그 기초 데이터는 투표자 수다. 투표자 수가 조작되면 투표율은 자동으로 바뀐다. 더 나아가 투표소별 투표자 수, 누적 투표자 수, 시간대별 투표 흐름도 함께 달라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당일 1시간 단위로 전국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집계해 투표율을 공개해왔다. 각 투표소 투표관리관이 투표자 수를 보고하면 읍·면·동 위원회가 누적 투표자 수를 선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고, 이후 구·시·군 위원회와 시·도 위원회, 중앙선관위가 이를 확인하는 구조다.
정상 절차라면 특정 투표소에서 투표자 수 입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정 지시와 재승인을 거쳐 수치를 고쳐야 한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합수본이 선관위 직원들이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고 실무자 선에서 전산상 숫자를 맞추는 방식으로 오류를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 내용대로라면, 핵심은 '투표율이 틀렸다'가 아니라 투표자 수 전산 통계가 조작됐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 문제를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임의로 조정해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오입력 발생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한 채, 실무자가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대목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상적인 오류 수정은 최초 입력값, 수정 사유, 수정자, 승인자, 수정 시간, 수정 전후 값이 모두 기록되는 절차다. 반면 상부 보고와 결재 없이 숫자를 맞추는 방식은 공식 선거 통계 조작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투표자 수는 단순 참고 수치가 아니다. 투표율 산출의 원자료이며, 투표용지 수급, 선거 당일 현장 대응, 정당과 유권자의 투표 흐름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데이터다.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출발했다.
중앙선관위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로 투표용지를 보낸 곳이 140곳이었고, 이 가운데 실제로 추가 용지를 사용한 투표소가 91곳이었다고 밝혔다. 또 잠시라도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는 26곳이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중앙선관위 자료를 인용해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7,194장이 부족했고,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는 전국 26곳이었다고 보도했다. 투표 중단 시간은 최소 4분에서 최대 105분까지 이어졌다.
투표용지 부족은 그 자체로 선거관리의 중대한 실패다. 여기에 선거 당일 투표자 수 전산 통계 조작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사건은 단순한 준비 부족을 넘어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대됐다.
현재 공개 보도로 확인된 것은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이 포착됐고, 공전자기록위작 혐의로 강제수사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수사로 더 밝혀야 할 부분도 분명하다.
첫째, 최초 입력의 성격이다. 단순 실수였는지, 의도적 허위 입력이었는지, 또는 사후 조작을 전제로 한 입력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조작의 범위다.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 국한됐는지, 여러 지역에서 반복됐는지, 과거 선거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합뉴스는 향후 수사가 6·3 지방선거를 넘어 과거 선거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셋째, 지시·묵인 여부다. 실무자 차원의 행위였는지, 관리자급이 알고 있었거나 묵인했는지, 보고 체계가 의도적으로 우회됐는지 밝혀야 한다.
넷째, 실제 투표 자료와의 일치 여부다. 전산상 투표자 수가 선거인명부 체크 기록, 투표용지 교부 수, 미사용 투표용지 수, 훼손·무효 처리된 투표용지 수, 투표함 안 실제 투표지 수와 일치하는지 대조해야 한다.
이 대조가 이뤄져야 전산 통계 조작이 공표 통계 왜곡에 그쳤는지, 실제 투표 관리와 개표 검증 체계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근본 문제는 선관위 전산 시스템에서 공식 선거 통계 조작이 가능했느냐다.
선거 통계 시스템은 단순 행정 시스템이 아니다. 선거 당일 국민에게 공개되는 공식 기록이며, 정당과 언론, 유권자가 선거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 시스템에서 투표자 수가 조작될 수 있었다면, 이는 선거관리기관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드는 문제다.
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면 수치를 수정할 때 최초 입력값과 수정값, 수정 사유, 수정자, 승인자, 수정 시간이 모두 남아야 한다. 또한 상부 승인 없이 기초 통계가 바뀌지 않아야 하며, 사후에는 실물 투표지와 선거인명부를 통해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수사는 바로 이 기본 통제가 작동했는지를 묻고 있다. 실무자가 상부 보고와 결재 없이 투표자 수 전산 통계를 조작할 수 있었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선거관리 전산망의 구조적 결함이다.
이번 사건을 '투표율 오류'나 '수치 조정'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보도 기준으로 핵심은 선관위 전산 통계 조작 정황이 포착됐고, 투표자 수 조작 여부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최초 입력이 실수였다고 전제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 단순 실수였는지, 의도적 허위 입력이었는지, 사후 조작을 전제로 한 행위였는지는 수사로 밝혀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선관위 전산 시스템에서 공식 선거 통계인 투표자 수가 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조작될 수 있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선관위의 신뢰 회복은 어렵다. 이번 사건은 특정 숫자의 오류가 아니라, 선거관리 시스템이 공식 통계 조작을 막을 수 있는 구조였는지를 검증해야 하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