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9 02:16 PM
By 전재희
LA타임스는 29일(수) 캘리포니아주가 다음 달부터 전기차 첫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리베이트 프로그램 'MyFirstEV'를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방 세액공제가 사라진 데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 정부가 직접 나서 전기차 구매의 손익 계산을 바꿔놓겠다는 취지다.
이 매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그동안 미국 내 전기차 보급을 이끌어온 대표 주(州)로, 연방 세액공제가 사라진 뒤에도 올해 전기차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는 이달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4~6월) 통계에서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신규 무공해차 8만6857대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전기차(EV)가 7만5597대, 수소연료전지차가 81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1만1179대였다. 이는 캘리포니아 신차 판매의 19.1%에 해당하며, 1분기보다 3.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UC데이비스 전기차연구센터(Electric Vehicle Research Center) 소장 길 탈(Gil Tal)은 이 수치를 두고 "연방 세액공제 없이 기록된 전기차 점유율로는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갤런당 5.77달러에 이르는 기름값에서는 운영비용 계산이 확실히 전기차 쪽으로 기운다"며 "전형적인 운전자 기준으로 월 약 125달러가 절약되는 셈이고, 구매자들은 몇 주 만에 이 가격 신호에 반응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신규 전기차에 대한 7500달러 규모의 연방 세액공제를 폐지하면서,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신규 판매·등록 비중은 올해 1~3월 15.8%까지 떨어져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탈 소장은 전했다. 이번에 확인된 반등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여파로 캘리포니아 휘발유 가격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던 시기와 맞물려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와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는 이 같은 유가 변동성이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휘발유차 대신 전기차를 택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캘리포니아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다음 달 도입하는 MyFirstEV 즉시 리베이트 프로그램은 신형 전기차 구매 시 3500달러, 중고 전기차 구매 시 1750달러를 가격에서 즉시 할인해준다. 카네기멜론대학 산하 연구그룹인 차량전동화그룹(Vehicle Electrification Group)의 제러미 미칼렉(Jeremy Michalek) 소장은 이를 두고 사람들이 처음 전기차를 접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유인책이며, 주(州)의 무공해차 전환 정책을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실제로 부딪힐 걸림돌은 매장에 전기차 재고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탈 소장은 "공급을 강제하는 규제가 없다 보니 공급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연방 정부가 공급을 만들어내던 장치들을 모두 해체했고, 자동차 업체들은 관련 계획을 철회하거나 되돌리겠다고 잇따라 발표하면서 상당한 공급을 잃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 상원은 2035년까지 사실상 신규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포함해 캘리포니아의 청정차 의무화 규정에 대한 연방 예외승인(waiver)을 철회했으며,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이 조치에 맞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조치로 자동차 업체들이 캘리포니아 내에서 전기차를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진 상태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전기차를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도 변수다. 미칼렉 소장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 "사람들이 전기차를 더 좋아하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전기차 자체가 계속 더 좋아지고 저렴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이 캘리포니아 전기차 시장에 두 가지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신형 전기차 구매를 지원함으로써 신규 생산을 촉진하고, 이는 곧 도로 위 전기차 대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중고 전기차 구매 지원은 그동안 여력이 없었던 소비자들의 전기차 진입을 돕지만, 신규 생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건 그냥 소유권이 옮겨가는 것일 뿐"이라면서도, 신차와 중고차를 함께 지원함으로써 고소득층만 혜택을 보는 형평성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섬 주지사는 이달 상원법안(SB) 168에 서명해 MyFirstEV 프로그램에 1억3500만 달러를 배정했으며, 이 재원은 참여 완성차업체 13곳이 공동으로 매칭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을 갖춘 구매자는 신형 또는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즉시 할인을 받게 되는데, 이는 구매 후 별도로 신청해야 했던 기존 연방 세액공제 방식과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자격 대상은 생애 첫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하는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이며, 구매자 본인의 서약을 통해 확인한다. 다만 모든 전기차가 리베이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 5만 달러 이하 신형 전기차와, 제조사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되는 2만5000달러 이하 중고 전기차에만 적용된다.
예외도 하나 있는데,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업체가 판매하는 전기차는 가격과 무관하게 할인 대상이 된다. 뉴어크에 본사를 둔 루시드(Lucid)와 어바인에 본사를 둔 리비안(Rivian)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완성차업체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혼다, 현대, 기아, 루시드, 미쓰비시, 닛산, 리비안, 스바루, 테슬라, 토요타, 볼보 등 1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