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1 03:28 PM
By 전재희
공화당 상원의원 2명 반대에 "블랜치 지명 철회" 경고...1.8조달러 보상기금 논란 재점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조 바이든(Joe Biden)·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들에게 보상하는 법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지명한 법무장관 후보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대에 막히자, 논란이 됐던 이른바 "반무기화 보상기금"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존 코닌(John Cornyn·공화·텍사스)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Thom Tillis·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법무장관 후보 토드 블랜치(Todd Blanche)에 대한 반대를 거두지 않을 경우 블랜치 지명을 철회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랜치를 공식 법무장관으로 인준받지 못하더라도, 그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계속 법무부를 이끌게 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반무기화 기금"을 다시 추진하겠다며 "즉시 다시 테이블 위에 올릴 것이고, 내가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은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블랜치 지명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의 반대로 블랜치 지명안은 상원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두 의원은 행정부가 18억달러 규모의 "반무기화 보상기금"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대통령과 가족, 사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보호 조항을 좁히지 않는 한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만 해도 해당 보상기금은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기금 부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갈등은 더 커졌다.
틸리스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토드 블랜치는 내가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보는 사람인데, 이번 번복 때문에 인준되지 못하게 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기금은 죽었다고 말했음에도, "분명히 또 다른 가짜 기금을 부적절하게 만들거나, 상원 공화당 다수가 반대할 법안을 의회에 밀어붙여 보상금 냄비를 되살리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의 핵심은 18억달러 규모의 보상기금이다.
이 기금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 사이의 합의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세금 자료가 불법 유출됐다며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포함된 내용이다.
합의상 이 기금은 존재해야 하며, 법무부는 법적으로 언제든 이를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위반으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의회를 통해 별도 법률로 기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은 이 기금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21년 1월 6일 연방의사당 폭동 당시 경찰을 공격한 사람들까지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도 잃을 것이 적은 이른바 "상처 입은 곰 코커스" 소속으로 묘사된다. 두 사람 모두 의회를 떠날 예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
민주당은 이미 이 기금을 부패한 구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블랜치 지명에도 일제히 반대하고 있다.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은 지난주 블랜치 후보와 만났다. 블랜치는 수주 동안 자신이 인준되더라도 법무부에 보상기금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31일 캠프데이비드 각료회의에서 기금 문제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그것은 죽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끔찍하게 대우받고, 끔찍하게 학대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토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보상기금 추진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블랜치 인준 문제와 보상기금 논란은 사실상 하나의 정치적 충돌로 묶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언급한 "반무기화 법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법안을 뜻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또 그가 실제로 블랜치 지명을 공식 철회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당초 지난주 블랜치 지명안을 본회의로 넘기기 위한 표결을 예정했지만 이를 연기했다. 척 그래슬리(Chuck Grassley) 법사위원장은 표결을 다음 주 화요일로 다시 잡았다.
틸리스 의원은 그때까지 갈등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금 부활을 다시 언급하면서 타협 가능성은 더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랜치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계속 두고 내년에 다시 지명하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상원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고, 코닌과 틸리스가 떠난 뒤 남은 공화당 의원들이 갑자기 블랜치 지명을 지지할지도 불확실하다.
또 법무장관 대행 체제를 장기화할 경우 법무부 운영과 독립성 논란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보상기금 문제처럼 대통령 개인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 법무부를 통해 추진될 경우, 이해충돌과 권한 남용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 갈등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명한 법무장관 후보가 공화당 내부 반대에 막히자, 바이든·오바마 행정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들을 보상하겠다는 기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코닌과 틸리스는 이 기금이 트럼프 측근과 정치적 동맹에게 지급되는 보상금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도 이를 부패한 기금으로 규정하고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기금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다시 "즉시 테이블 위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번복은 블랜치 법무장관 지명안을 더 어렵게 만들고, 공화당 내부 갈등도 키우고 있다.
결국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를 통해 정치적 동맹 보상기금을 실제로 추진할 것인가. 둘째,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대통령의 압박에도 블랜치 지명에 계속 제동을 걸 것인가.
이번 충돌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법무부 인사, 대통령 권한, 정치적 보상 논란이 어떻게 얽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