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3 01:38 AM
By 전재희
폭스뉴스는 2일(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미스소니언 협회(Smithsonian Institution)에 대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의 예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정치화된 전시와 '워크(woke)' 이념을 연방 자금이 투입되는 박물관과 프로그램에서 걷어내겠다는 행정부의 압박이 예산안에까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폭스뉴스 디지털이 스미스소니언의 연도별 예산 요청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스미스소니언의 연간 예산 요청 규모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 회계연도 11억1000만 달러였던 요청액은 2024 회계연도에 사상 최고치인 12억40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2025 회계연도 요청액 역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스미스소니언 요청 규모를 10억 달러 아래로 낮춰 잡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는 2020 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스미스소니언의 연간 예산 요청액이 1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번 예산 축소는 백악관이 연방 자금으로 운영되는 문화기관을 뜯어고치려는 가장 야심찬 시도 중 하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백악관은 스미스소니언이 기관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난 이념적 서사를 확산시켜 왔다고 주장하며, 전시 내용과 프로그램, 지도부 인사, 예산 집행 우선순위를 바꾸라고 지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미스소니언 산하 박물관 앞에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전시들이 역사적 사실보다 특정 행동주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치화됐다는 주장에서 나온 조치다.
스미스소니언은 인종적 배상(reparations)을 옹호하는 전시와, '백인 문화'를 비판적으로 다룬 2020년 인포그래픽 등을 놓고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의회 청문회에서도 박물관의 '워크' 전시와 역사적 정확성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으며 긴장이 고조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백악관이 스미스소니언에서 이른바 '워크' 이념을 근절하겠다며 벌인 조사는 지난 16개월에 걸쳐 최근 수십 년래 가장 광범위한 기관 검토로 확대됐다. 행정부는 이 기간 박물관 전시물과 교육 프로그램, 내부 기록, 지도부 발언을 조사했고, 여러 차례 문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학예사들을 면담하고 박물관 현장 시찰도 진행했다.
이 같은 검토 작업은 총 162쪽 분량의 백악관 보고서로 결실을 맺었다. 보고서는 대대적인 개혁을 권고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새로운 행정 조치들도 잇따라 발표됐다. 행정부는 스미스소니언 측에 미국사에 대해 좀 더 정확하다고 판단하는 서술 방식을 채택하라고 지시했고, 박물관 복합단지 전반의 전시와 프로그램, 지도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박물관·연구 복합체인 스미스소니언은 21개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약 1억5700만 점에 이르는 소장품과 표본을 관리하고 있다.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연방 예산을 지원받는 데다 민간 기부금과 신탁 수입도 별도로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기관은 애국심과 역사 해석, 그리고 연방 자금을 받는 문화기관이 미국인들의 과거 인식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국가적 논쟁의 새로운 전장이 됐다고 매체는 짚었다.
의회가 행정부가 제안한 예산 수준을 실제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행정명령과 박물관 조사, 광범위한 백악관 보고서에 이어 이번 예산안까지 나온 것을 두고, 행정부가 정책과 연방 자금 두 가지 수단을 모두 동원해 미국 최대 문화기관 중 하나를 재편하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스미스소니언 협회는 이와 관련한 폭스뉴스 디지털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