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3 01:15 AM
By 이재경
LA타임스는 지난 2일(일) 고조와 강한 파도로 인한 극심한 침식으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포인트 듐 해변(Point Dume Beach)의 화장실과 도로 접근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해변항구국(Department of Beaches and Harbors)은 전날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밤사이 침식으로 절벽 가장자리가 불안정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8피트(약 2.4m)에 달하는 낙차"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운티는 유료 게이트를 지난 웨스트워드 비치 로드(Westward Beach Road)와 373면 규모의 해변 주차장을 폐쇄했다.
약 0.4마일(약 0.6㎞) 길이의 이 도로는 해당 해변으로 향하는 유일한 차량 진입로다. 포인트 듐 해변은 험준한 해안 지형에 둘러싸여 있으며, 산타모니카 베이(Santa Monica Bay) 북단을 형성하며 태평양으로 돌출된 암석 곶인 포인트 듐과 인접해 있다.
해변항구국은 지난달 31일에도 거센 바다로 인해 급수관과 계량기가 손상되면서 여러 화장실을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임시 화학식 이동 화장실과 손 세정 시설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해변항구국은 안전을 위해 방문객들에게 안전 콘, 경고 테이프, 바리케이드를 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화장실과 도로, 주차장이 언제 다시 개방될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카운티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며 추가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만 전했다.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최근 몇 주간 여러 차례의 남풍 스웰(swell)이 로스앤젤레스와 벤투라 카운티 해안을 강타하면서 위험한 이안류(rip current)와 높은 파고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보를 발령했다. 이 같은 거친 바다 상황으로 인해 해안을 따라 수천 건의 안전요원 구조 활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밤 5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강도가 낮아진 허리케인 지너비브(Genevieve)는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 거친 파도와 평소보다 큰 너울을 몰고 왔다. 이 높은 파도로 인해 샌루이스오비스포에서 샌디에이고를 오가는 퍼시픽 서프라이너(Pacific Surfliner) 열차 두 편의 운행이 취소되기도 했다. 다만 지너비브는 현재 로스앤젤레스 남서쪽 태평양 상에 위치해 있어 육지에 직접적인 위협은 없는 상태다.
롱비치(Long Beach)에서는 당국이 밀려드는 고조와 높은 파도에 대비해 지난주 말 해안선을 따라 거대한 모래벽을 쌓았다. 영상에는 파도가 모래벽에 부딖히면서 작업자들이 계속해서 모래벽을 다시 쌓아야 하는 모습이 담겼다. 롱비치 해양안전국장 곤살로 메디나(Gonzalo Medina)는 롱비치 62번가와 69번가 사이에 있는 해변가 주택 구역이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California State Parks)은 언뜻 잔잔해 보이는 바다에도 이안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안류는 파도가 부서지는 어느 해변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바다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물살을 형성한다. 이안류에 휩쓸린 수영객은 물살을 거슬러 직접 헤엄치려 하면 탈진과 익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해안과 평행하게 헤엄쳐 빠져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쪽으로는 지난주 산타크루즈(Santa Cruz)에서 거센 파도가 해안 가까이 몰아치는 가운데 여러 안전요원이 극적인 수상 구조 작업을 벌인 일도 있었다. 해당 구조 영상에 한 레딧(Reddit) 이용자는 "이 수영객은 훈련된 안전요원들이 그렇게 많이 근무 중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빈번한 고조 현상이 엘니뇨(El Niño) 현상과 연관돼 있다고 짚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인근 해수가 평년보다 따뜻해지면서 극단적인 기상현상과 폭우를 유발할 수 있는 현상이다. 올여름 후반 태평양에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지난 4월 유럽중기예보센터(European Center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최대 2도(섭씨)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예측에서는 늦가을까지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날 확률을 4분의 1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