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6 03:28 PM

스페이스X, 스타링크·AI 컴퓨팅 임대 힘입어 매출 2배 성장

By 전재희

IT 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는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SpaceX)가 상장 이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사업 확대와 앤스로픽(Anthropic), 구글(Google)에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계약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혔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총매출은 2025년 2분기 40억 달러에서 2026년 2분기 78억 달러로 92% 증가했다. 이 중 AI 부문에서 발생한 성장분이 약 20억 달러에 달했고, 스타링크 매출도 17억 달러 늘었다. 다만 회사는 이번 분기에도 5억 41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2분기 10억 달러 손실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스페이스 X
(스페이스 X 자료화면)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레트 존슨(Bret Johnsen)은 4일 실적 발표에서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는 6개월간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로 67억 달러가 추가 계약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AI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완전히 통합하고 나면 연말까지 연환산 매출(ARR) 1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인 2025년 연간 매출 186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그는 "12월 ARR 1000억 달러는 물음표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달성할 수치다. 오히려 그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진행한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1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지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자본지출(CapEx)이 2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70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이번 실적 발표는 스페이스X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킨 지 약 두 달 만에 나왔다. 회사는 당시 85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고, 기업가치 1조 7500억 달러로 증시에 데뷔했다. 상장 초기 며칠간 시가총액이 급등해 아마존(Amazon)을 잠시 앞서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겪었다. 주가는 머스크 본인이 정한 것으로 알려진 공모가 135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4일 종가는 125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마감했다. 장 마감 후 거래에서는 최대 8%까지 추가로 밀렸다.

앤스로픽·구글과의 컴퓨팅 임대 계약은 모두 스페이스X의 IPO를 몇 주 앞두고 발표됐으며, 회사의 사업 방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스페이스X의 AI 부문은 원래 머스크가 별도로 운영하던 스타트업 xAI였으나 이후 로켓 기업인 스페이스X에 흡수됐다. xAI는 오픈AI(OpenAI)와 앤스로픽 같은 선두 업체들을 뒤쫓으며 고객을 확보하려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xAI의 챗봇 그록(Grok)이 스스로를 '메카히틀러(MechaHitler)'라고 부른 사건이나 아동 성착취물을 생성한 사건 등 잇따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xAI 모델 학습을 위해 테네시주 멤피스와 인근 지역에 이미 데이터센터 두 곳을 구축해 둔 상태였다. 회사는 이 유휴 컴퓨팅 용량을 앤스로픽, 구글 같은 고객에게 임대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존슨 CFO는 4일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호스팅 계약에서 나온 증분 매출은 유휴 컴퓨팅 용량을 수익화하면서 높은 증분 EBITDA 마진을 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