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5 03:32 PM
By 전재희
'뮤즈 코드' 공개..."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대안" 강조하며 AI 수익화 압박 대응
메타플랫폼스(Meta Platforms)가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이 선점한 코딩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AI 투자에 대한 수익을 보여달라는 투자자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메타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새 제품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5일 새로운 코딩 에이전트 뮤즈 코드(Muse Code)를 공개했다. 회사는 이 제품을 기존 인기 코딩 에이전트보다 저렴한 대안으로 소개하고 있다.
메타의 AI 책임자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은 인터뷰에서 "많은 업무 흐름과 사용 사례에서, 특히 비용 측면에서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메타 직원들이 이미 내부적으로 뮤즈 코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내 사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딩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아도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는 도구다. 프로젝트 생성, 코드 작성, 디버깅, 기능 구현 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의 핵심 AI 제품군으로 부상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빠르게 확산하며 회사가 AI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픈AI도 자체 코딩 도구인 코덱스(Codex)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메타의 뮤즈 코드는 이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그러나 메타는 가격을 낮춰 기업과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뮤즈 코드는 두 가지 가격 체계를 갖는다.
하나는 메타의 일반 AI 모델인 뮤즈 스파크(Muse Spark)와 같은 수준의 요금제다. 다른 하나는 훨씬 저렴한 요금제로, 기존 가격의 10분의 1보다 낮다.
저가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사용자는 뮤즈 코드 개선을 위한 피드백 제공에 동의해야 한다. 이 경우 가격은 100만 출력 토큰당 20센트다. 토큰은 AI 연산에서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다.
이 가격은 중국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 등 저가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딥시크 일부 모델은 100만 출력 토큰당 18센트 수준까지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오픈AI의 코덱스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는 통상 월 20달러 안팎의 구독 요금제에 포함돼 제공된다. 사용량이 늘어나 한도를 넘으면 종량제 요금이 적용된다.
WSJ에 따르면 출력 토큰 100만 개당 요금은 오픈AI의 GPT-5.6 테라(Terra)가 12달러, 솔(Sol)이 30달러 수준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5(Claude Sonnet 5)는 10달러, 오퍼스 5(Opus 5)는 25달러 수준으로 제시된다.
메타의 저가 뮤즈 코드 요금제는 이들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낮다. 메타는 고성능 AI 모델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가격을 앞세워 코딩 에이전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도 최근 구형 모델 가격을 낮추고 있다. 예컨대 GPT-5.6 루나(Luna)의 가격은 100만 토큰당 6달러에서 1.20달러로 인하됐다. AI 모델 시장이 성능 경쟁에서 가격 경쟁으로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가 뮤즈 코드를 내놓은 배경에는 투자자 압박도 있다.
메타는 AI 인재 확보와 컴퓨팅 인프라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런 지출이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주 메타 주가는 분기 실적 발표 후 10% 하락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구축 논의와 관련해 새로운 세부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딩 에이전트는 AI 수익화를 보여줄 수 있는 비교적 직접적인 제품군이다. 기업과 개발자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분명하다면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메타가 뮤즈 코드를 가격 경쟁형 제품으로 내놓은 것도 이 시장의 수익 가능성을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메타는 지난해 여름 AI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라는 새 부서를 만들었다.
이 조직은 스케일AI(Scale AI) 공동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이 이끌고 있다. 왕은 메타에 합류한 뒤 대규모 보상 패키지를 활용해 주요 AI 연구소의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메타는 지난 4월 새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출시했고, 이번에 이를 기반으로 한 코딩 에이전트 뮤즈 코드를 공개했다. 이는 조직 개편 이후 메타가 AI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의 뮤즈 코드 출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챗봇에서 코딩 에이전트와 업무 자동화 도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코드로 개발자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확보했고, 오픈AI도 코덱스로 맞서고 있다. 메타는 후발주자지만, 100만 출력 토큰당 20센트라는 낮은 가격을 앞세워 경쟁 구도를 흔들려 하고 있다.
이번 제품은 메타가 막대한 AI 투자를 실제 수익 제품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메타가 AI 인재와 컴퓨팅 파워에 쏟아붓는 비용이 언제 매출로 돌아올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뮤즈 코드의 성패는 단순히 가격에만 달려 있지 않다. 개발자들이 실제 업무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제품을 대체할 만큼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하느냐가 관건이다.
메타는 AI 모델 경쟁에서 가격을 무기로 삼기 시작했다. 코딩 에이전트 시장은 이제 성능 경쟁뿐 아니라 비용 경쟁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