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7 07:45 AM

미국 7월 고용 2만3,000명 감소...실업률은 4.1%로 하락

By 전재희

일자리는 줄었지만 구직 포기 늘며 실업률 낮아져...연준 금리 인상 판단도 복잡해져

미국 노동시장이 7월 예상과 달리 일자리가 감소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고용과 실업률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면서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의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7일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지난달 일자리 2만3,000개를 잃었다. 이는 WSJ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인 8만3,000개 증가를 크게 밑돈 결과다.

고용
(고용지표. 자료화면)

여기에 5월과 6월 고용 수치도 하향 조정됐다. 두 달간 실제 추가된 일자리는 기존 발표보다 10만3,000개 적었던 것으로 수정됐다.

실업률 하락은 '좋은 신호'만은 아니다

표면적으로 실업률은 개선됐다. 7월 실업률은 4.1%로, 6월의 4.2%에서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노동시장이 강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미국인이 아예 구직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동부의 별도 가계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줄었지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줄면서 실업률이 낮아졌다.

연방준비제도(Fed) 입장에서는 해석이 쉽지 않은 결과다. 연준은 낮은 실업률을 원하지만, 이번 실업률 하락은 고용 개선이 아니라 노동시장 이탈에서 나온 것이다.

민간 고용도 부진

7월 고용 감소는 정부 부문 일자리 감소가 전체 수치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민간 부문도 강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민간 고용은 3만 개 증가에 그쳤다. 데이터센터 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건설업은 2만2,000개 일자리를 늘렸고, 제조업도 5,000개 증가했다.

반면 레저·접객업은 4만 명을 줄였고, 소매업도 1만9,000명 이상 감소했다. 최근 1년간 미국 고용 증가의 핵심 축이었던 민간 교육·보건 부문도 2만5,000개 증가에 그쳐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초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노동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 9월 금리 인상 고민 깊어져

7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까지 일부 연준 인사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높은 물가가 여전히 주요 문제라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연준 회의에서도 3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갑자기 약해졌다는 신호를 줬다. 고용 감소와 하향 수정이 동시에 나타난 만큼, 연준이 곧바로 금리 인상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졌다.

금융시장도 이를 반영했다. 7일 오전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다소 낮췄다.

다만 연준이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추가 자료가 남아 있다. 9월 회의 전 연준은 한 달치 고용지표를 더 확인하고, 7월과 8월 물가 통계도 검토하게 된다.

물가냐 고용이냐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은 5월 취임 이후 노동시장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해석에 의존하기보다 경제 기초여건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다른 연준 인사들은 그동안 노동시장이 충분히 견조하다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는 6일 "현재로서는 이중책무 가운데 고용 측면보다 물가 측면의 위험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9월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7월 고용보고서는 이런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노동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해 연속 7월 대규모 하향 수정

이번 보고서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큰 폭의 과거 수치 수정이다.

7월 고용보고서가 이전 달 수치를 대규모로 하향 조정한 것은 2년 연속이다.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도 5월과 6월 고용 수치가 합산 28만5,000개 하향 조정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이에 격분해 노동부 통계기관의 에리카 맥엔타퍼(Erika McEntarfer) 국장을 몇 시간 뒤 해임했다.

월간 고용 수치 수정은 경제학자들에게 익숙하지만 불편한 현실이다. 매달 12만5,000곳이 넘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일부 응답이 늦게 들어오거나 아예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이후 수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2년 연속 여름철에 큰 폭의 하향 수정이 나오면서, 경제학자들은 단순한 통계상 지연을 넘어 더 깊은 패턴이 있는지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구직자 체감도 악화

미국인들은 이미 노동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고용 증가가 둔화되고 해고가 이어지면서 많은 근로자들은 직장을 옮기거나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느끼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실업자 10명 중 거의 3명은 6개월 넘게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이는 4년 전 팬데믹 회복기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조사에서도 노동시장에 대한 인식은 나빠졌다. 응답자의 24.6%는 일자리가 풍부하다고 답했지만, 21.5%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격차는 2021년 이후 가장 부정적인 수준이다.

고용 냉각 신호 뚜렷

7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약해졌음을 보여준다.

일자리는 2만3,000개 줄었고, 5월과 6월 수치도 크게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로 낮아졌지만, 이는 고용 개선이 아니라 구직 포기 증가에서 나온 결과다.

건설업과 제조업 일부에서는 일자리가 늘었지만, 레저·접객업과 소매업은 큰 폭으로 줄었다. 교육·보건 부문도 이전보다 약해졌다.

이번 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노동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추가 긴축은 경기 둔화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미국 경제는 한편으로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 붐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더 이상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7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고물가와 고용 둔화라는 어려운 조합에 다시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