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04:22 AM
By 전재희
전쥁 확산과 무역갈등, 고물가가 겹치면서 세계 각국 정부가 조용히 금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지난 10일(월) 보도했다. 매체는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세계 경제가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각국 정부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짚었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가 실시한 새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89%가 향후 1년간 전 세계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중앙은행은 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각국의 통화와 금융 준비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폭스뉴스는 금값 상승과 물가, 정부 부채 증가를 걱정하는 미국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이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를 두고 지금의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한다. 금은 특정 국가의 경제나 정책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전쟁이나 시장 혼란, 고물가 시기에 안전한 자산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세계금협의회 관계자 카바토니(Cavatoni)는 수십 년간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채무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카바토니는 이제 많은 국가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불안, 경제 혼란에 대비한 또 다른 보호 장치로 금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은 자산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금은 유동성과 다각화, 인플레이션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 필요를 채워준다"고 카바토니는 말했다.
세계금협의회 설문 결과도 이런 설명을 뒷받침한다. 중앙은행의 약 90%는 위기 상황에서 금이 보인 성과를 금 보유의 주요 이유로 꼽았고, 84%는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이유로 들었다. 83%는 금이 보유자산 다각화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들이 전 세계적인 금 매입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금 매입에 가장 큰 관심을 받아온 나라는 중국이지만, 중국만의 움직임은 아니라고 매체는 전했다. 카바토니에 따르면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체코, 칠레, 요르단, 가나 등도 올해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로 꼽혔다. 세계에서 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여전히 미국이지만, 최근 매입세는 자국이 통제할 수 없는 외국 화폐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개발도상국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카바토니는 "미국은 금 형태의 보유자산을 계속 늘려야 할 자연스러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설문에서는 중앙은행의 약 74%가 5년 후 세계 준비자산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낮아지고, 금의 비중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런 흐름은 정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서둘러 팔지 않는 점이 카바토니에게는 예상 밖의 흐름이었다. 그는 "이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며 "사람들이 자신이 보유한 금을 쉽게 내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이런 흐름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당장 금을 사들이라는 신호는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세계 최대 금융기관들이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창(窓)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들이 다각화와 경제·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보호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비슷한 심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투자자들과 많은 중앙은행이 금을 현금화하기보다 보유하거나 늘려가고 있는 상황은, 이들이 금을 단기 투자수단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워진 세계에서 장기적인 금융 보험으로 여기고 있다는 신호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날 함께 보도된 별도 소식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은 노인층을 겨냥한 금 관련 사기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기범들이 정부기관을 사칭해 고령 피해자들에게 자산을 추적이 불가능한 금괴로 바꾸도록 강요하는 수법을 쓰고 있으며, 뉴욕시에서만 피해액이 1억 달러를 넘어섰고 한 피해자는 900만 달러를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