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06:51 AM
By 전재희
별도 공개 성명은 확인 안 돼...대변인 "미국 시민 해외 출국금지 사례 주시"
미 국무부가 한국에서 출국정지 조치를 받은 모스 탄(Morse H. Tan) 전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 사건과 관련해, 미국 시민의 안전과 적법절차 보장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까지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식 보도자료나 정례 브리핑 형태의 별도 성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국무부 대변인이 데일리콜러뉴스재단(DCNF)에 보낸 서면 논평에서 이 사안에 대한 미 정부의 기본 입장이 공개됐다.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며 "국무부는 미국 시민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출국금지 대상이 되는 데 대한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논평에서는 "국무부는 보고된 출국금지 사례를 추적하고, 해외 미국 시민을 위한 적법절차를 촉구한다"며 "출국금지를 해제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해당 외국 정부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사생활 보호 등 이유로 추가로 공유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입장은 한국 수사기관의 혐의 판단이나 모스 탄 전 대사의 발언 내용 자체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미국 시민이 외국에서 출국금지 조치를 받을 경우, 그 과정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외교적으로도 신중한 표현이다. 국무부는 한국 사법절차의 결론을 직접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미국 시민의 이동 제한과 절차적 권리에 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모스 탄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 담당 대사급 직책을 맡았다. 미 국무부 역사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19년 12월 31일 비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급 인사로 임명됐고, 국제형사사법 담당 Ambassador-at-Large로 위촉됐다.
그는 이후 한국 선거 부정 의혹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다. 한국 검찰은 탄 전 대사를 이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보도됐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탄 전 대사가 지난해 워싱턴DC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과거와 관련한 허위 주장을 했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1일 탄 전 대사에 대한 출국정지 조치를 유지했다. 이 조치로 그는 8월 15일까지 한국을 떠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출국정지 유지로 인한 탄 전 대사의 불이익이 공공의 이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그가 출국할 경우 추가 조사나 재판 절차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탄 전 대사는 5월 28일 한국에 입국해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감시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법무부가 첫 출국정지를 내렸다. 이후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고 기소가 이뤄지면서 출국정지 조치는 연장됐다.
탄 전 대사 측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미국 땅에서 한 정치적 발언 때문에 한국에서 처벌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동맹국 사이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탄 전 대사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출국정지가 표현의 자유와 적법절차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수사기관은 피해자인 이 대통령이 한국에 있고, 발언의 피해가 국내에서 발생한 만큼 관할권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데일리콜러 보도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관련 당국이 적용 가능한 법률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가 탄 전 대사의 신분이나 전직 미국 관리 이력과 별개로, 국내법상 명예훼손 사건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확인되는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강경한 석방 요구나 한국 사법절차에 대한 직접 비판이라기보다, 미국 시민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적법절차 보장 촉구에 가깝다.
국무부는 "미국 시민의 안전과 보안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고, 해외 출국금지 사례를 주시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국금지 해제 여부는 한국 정부의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이 사안은 한미동맹 차원의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과 동시에, 한국 사법주권과 미국 시민 보호 원칙이 충돌하는 민감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향후 핵심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 8월 15일 이후 출국정지가 다시 연장될지 여부다. 둘째, 9월 11일로 예정된 첫 공판에서 한국 법원이 관할권과 명예훼손 혐의를 어떻게 판단할지다. 셋째, 국무부가 향후 공개 브리핑이나 외교 채널을 통해 더 강한 입장을 낼지 여부다.
현재 단계에서 미 국무부는 사건을 주시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는 "적법절차"와 "미국 시민 보호"라는 원칙적 입장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