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 04:36 AM

트럼프, 데이터센터 전력비용 규제 놓고 최측근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충돌

By 이재경

 인공지능(AI) 붐이 텍사스주의 데이터센터 개발 열풍을 가속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정치 동맹인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와 이례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고 12일(수) 폭스뉴스(FOX)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펀치볼뉴스(Punchbowl News)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텍사스주의 최근 정책 방향을 "실수"라고 지적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8일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가 데이터센터에 '노(No)'라고 말하는 것은 실수다.

이 산업은 석유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석유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데이터센터 유치가 이를 수용하려는 지역 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투자 효과를 강조했다.

테네시에 위치한 Space X 멤피스 데이터 센터
(멤피스 데이터센터. 자료화면 )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에너지 우위 확보와 인공지능 분야 미국의 주도권 유지를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텍사스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개발 붐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애벗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확산이 텍사스 전력망에 미칠 부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규제 당국에 데이터센터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프라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벗 주지사는 또 개발사들이 비용을 텍사스 주민들에게 떠넘기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추도록 요구해왔다.

폭스뉴스는 백악관과 애벗 주지사실 모두 두 사람 사이의 정책적 이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댈러스는 쿠시먼앤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비교(Global Data Center Market Comparison)' 보고서에서 세계 1위 1차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집계됐다. 이 순위는 기업들이 AI를 지원하기 위한 부지와 전력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텍사스주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해당 업체는 텍사스가 현재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인 버지니아주의 운영 용량을 향후 따라잡거나 넘어설 수 있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은 대규모 시설들이 텍사스 전력망에 가하는 부담에 대한 감시를 강화시켰다.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 단지를 개발 중인 바루폰(BaRupOn)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발라지 탐마바툴라(Balaji Tammabattula)는 폭스뉴스 디지털에 트럼프 대통령이 애벗 주지사를 향해 최근 제기한 반박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가 전통적으로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갖췄다는 점에 근거해 많은 기업들이 이미 텍사스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탐마바툴라는 "많은 기업이 텍사스에 거대한 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애벗 주지사가 입장을 바꿨다"며 "이는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가 개발 중인 700에이커 규모의 휴스턴 인근 캠퍼스는 주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을 하도록 설계돼 전력망 접근을 둘러싼 갈등에서 다소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바루폰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과 터빈 등 자체 인프라를 구축해 이른바 '섬처럼 독립된 전력 캠퍼스(islanded power campus)'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탐마바툴라는 "설령 전력망에 연결하고 싶다 해도 앞으로 3년간은 그럴 방법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주가 데이터센터에 자체 발전 의존도를 더 높이도록 압박하는 지금 상황이 오히려 바루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바루폰이 1년 반 넘게 전력망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족할 방안으로 '비하인드-더-미터(behind-the-meter)'로 불리는 자체 발전 방식을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분명히 유리하다. 지난 1년 반, 2년간 우리가 주장해온 것이 옳았음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탐마바툴라는 산업의 급속한 확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키우는 우려, 특히 신규 시설에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이 결국 주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텍사스가 마주한 과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이 산업을 수용하면서도, 이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비용을 주민들이 떠안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짚었다.

탐마바툴라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한 이러한 긴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반드시 지어져야 한다"며 "실질적인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에는 그 해법이 정부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