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 07:35 AM
By 전재희
미국 학부모 권익단체 '디펜딩 에듀케이션(Defending Education)'이 13일(목) 발표한 새 보고서를 통해 중국 공산당(CCP)이 주도하는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에 미국 전역의 초·중·고교와 대학이 광범위하게 참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폭스뉴스(FOX)가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30개 주에 걸쳐 대학 83곳 이상, 초중고교 26곳이 중국이 운영하는 '청년특사 장학프로그램(Young Envoys Scholarship)'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창설했으며, 5년간 미국 청년 5만 명을 중국으로 초청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프로그램 운영 주체는 '중국국제교류협회(China Education Association for International Exchange)'로, 이 기관 중국어 웹사이트의 번역본을 보면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그리고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관한 시진핑 사상"을 지도 이념 및 행동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 프로그램이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중국 측 교류 프로그램이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으며 공산당이 다듬어진 경험을 제공해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려 한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디펜딩 에듀케이션 고등교육 이니셔티브 국장 리건 두건(Reagan Dugan)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이런 여행은 단순한 문화 체험이 아니라 미국 교실에 침투하려는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의 핵심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 의무 규정이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학생과 가정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중국 공산당의 사업과 협력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안보 비영리단체 '스테이트 아머(State Armor)'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루치(Michael Lucci)도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끊임없는 인권침해와 대외적 공세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왜곡시키기 위해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 교육 시스템 깊숙이 들어와 미국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며, 이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바꾸려는 그들의 영향력 공작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신장(新疆) 위구르 지역을 방문한 미국 학생들의 사례도 담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논란과는 별개로,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 학생들에게는 무용 수업, 서예 체험, 태극권, 허숴 골든비치(Heshuo Golden Beach) 휴식 등 신장에 대한 낙관적인 이미지만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을 보면 중국 정부의 이러한 접근이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은 "나는 중국의 팬이 됐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는 매우 따뜻하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미래는 청년의 손에 있다"는 시 주석의 메시지에 "강하게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런 발언들을 국영 언론 보도에 인용해왔으며, 미국 정부와 일부 학계는 이런 보도를 "선전(propaganda)"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교류 프로그램은 이미 미 의회 내 대중 강경파 의원들의 주시 대상이었다.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 on the CCP) 위원장인 존 물레나(John Moolenaar, 공화·미시간) 하원의원은 2025년 8월 메릴랜드주의 한 학군이 관련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지적하며 "이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청소년들이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제를 정당화하거나 미국 대중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선전 도구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중국은 중미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를 증진하고, 무역·교육·문화 등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힘써 왔다"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중국은 정상적인 민간·교육·경제 교류를 정치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러한 근거 없는 비난은 건설적이지 않으며 중미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이 중국과 양국 관계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교류·협력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미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폭스뉴스 디지털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중국국제교류협회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내에서 중국 공산당의 여론 형성 시도와 각종 기관에 대한 침투 우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보고서는 중국 방문 중 학생들이 실제로 무엇을 보게 되는지, 누가 그런 경험을 설계하는지, 그리고 학교와 가정이 프로그램 참여의 정치적 함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