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7 08:27 AM

오픈AI, 오하이오 초대형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엔비디아가 금융 지원

By 전재희

10기가와트 규모 20년 계약...소프트뱅크 SB에너지와 협력, AI 인프라 경쟁 가속

오픈AI(OpenAI)가 오하이오주에서 10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소프트뱅크 산하 SB에너지(SB Energy)가 개발을 맡고, 엔비디아(Nvidia)가 일부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발표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SB에너지와 오하이오 남부 데이터센터 단지에 대한 20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오픈AI가 막대한 AI 연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신 대형 거래다.

10기가와트 규모 AI 허브

이번 데이터센터는 총 10기가와트 규모로 계획됐다. 이 중 첫 단계는 약 5기가와트 전력 규모다. 오하이오 남부 캠퍼스 일부는 미국 에너지부가 소유한 옛 우라늄 농축 부지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오픈 AI
(오픈 AI)

WSJ는 해당 프로젝트가 약 7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와 관련된 대형 인프라 사업이라고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장관도 이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모델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AI 기업들은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라, AI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 확보전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 위험 낮춘 보증 구조 참여

이번 계약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지원 방식이다.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SB에너지가 부채 조달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완공된 데이터센터 자산 가치 일부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이는 엔비디아가 큰 위험을 직접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프로젝트의 금융 조달을 돕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우선 첫 단계인 약 5기가와트 규모 부지에 대해 완공 후 데이터센터 가치 일부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엔비디아는 오하이오 부지 전반부에 들어갈 독점 칩 공급업체가 되고, SB에너지 지분도 취득한다.

엔비디아는 향후 약정 범위를 전체 캠퍼스로 확대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갖고 있다.

오픈AI가 떠나도 자산 가치 보전

엔비디아의 보증은 오픈AI의 임대료 지급 자체를 보장하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데이터센터 자산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오픈AI가 프로젝트에서 이탈할 경우, SB에너지는 먼저 같은 가격에 다른 고객에게 부지를 임대하려고 시도한다. 적절한 임차인을 찾지 못하면 부지를 매각하고, 그 과정에서 가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엔비디아가 일정 한도 내에서 차액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첫 단계가 완공될 경우 엔비디아의 잠재 지급 한도는 최대 1,050억달러로 알려졌다. 다만 보증 대상은 건설 중인 시설이 아니라 완공된 데이터센터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의 실제 위험 노출은 상당히 제한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엔비디아, 단기적으로 대규모 칩 매출 기대

엔비디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단기적 상업 이익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하이오 시설의 초기 단계에 수천억달러 규모의 칩을 판매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이 캠퍼스에 들어갈 자사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해왔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 네트워킹 장비가 필요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금융 구조에 참여함으로써 자사 칩 수요를 장기적으로 고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당초 2,500억달러 보증 논의에서 축소

이번 계약은 수주간의 협상 끝에 마무리됐다.

엔비디아는 당초 오픈AI의 10기가와트 데이터센터 약정 전체를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규모는 약 2,500억달러에 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WSJ가 지난 7월 말 이 논의를 보도한 뒤 엔비디아 주가는 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지나치게 큰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며칠 동안 오픈AI, SB에너지, 엔비디아는 이런 투자자 우려를 반영해 보증 규모와 구조를 재조정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이번 거래에서 엔비디아에 자문을 제공했다.

SB에너지에 15억달러 지분 투자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SB에너지에 1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

SB에너지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며, 오픈AI도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SB에너지는 이르면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해 은행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 조달 규모는 50억~70억달러 수준이다.

이번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계약은 SB에너지의 IPO 추진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오픈AI라는 대형 임차인과 엔비디아의 지원이 결합되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성장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9.2기가와트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필요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단지는 9.2기가와트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에 의존하게 된다. 이 발전소는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최근 무역 합의에 따라 일본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단순한 서버 시설 건설을 넘어 전력 인프라, 에너지 정책, 국제 금융 협력까지 포함하는 초대형 산업 프로젝트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 훈련과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개발은 이제 전력 공급 능력과 직접 연결되고 있으며,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확충이 AI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금융 구조도 진화

오픈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계약은 AI 기업들이 얼마나 큰 규모의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10기가와트 규모의 20년 임대 계약은 기존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크다.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기업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칩을 파는 공급업체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부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자산 가치를 뒷받침하고, 그 대가로 독점 공급권과 지분을 확보하는 금융 파트너로 움직이고 있다.

오픈AI는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SB에너지는 대형 임차인과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며, 엔비디아는 자사 칩 판매와 지분 투자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이런 초대형 AI 인프라 거래는 막대한 전력 수요와 부채 조달, 에너지 설비 건설, 투자자 리스크 우려를 함께 동반한다. AI 경쟁이 빨라질수록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기술 인프라가 아니라 금융, 에너지, 산업정책이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