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 04:40 AM

민주당, 러시아 제재안 처리하며 트럼프에 관세 권한 새로 부여

By 전재희

폭스뉴스는 27일(목)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수년간 강하게 비판해왔음에도, 워싱턴을 떠나기 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관세 권한을 사실상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2024년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도입 구상을 처음 밝힌 이후 줄곧 이를 비판해왔고, 2기 집권 기간에도 다른 나라를 겨냥한 관세 부과 조치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제재 패키지 표결에서는 상원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졌다.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와 맞바꾸는 형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한적 관세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이 법안에 반대한 것은 민주당 의원 9명과 공화당 소속 랜드 폴(Rand Paul, 켄터키) 의원뿐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 러시아 관세 권한 부여
(의회, 트럼프 대통령에 대 러시아 관세 권한 부여. AI )

이번 제재 패키지에 포함된 관세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수입품에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인도 등 러시아산 에너지를 사들이는 상위 5개국에 대해서는 최대 100%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설명했다.

◇ "우려는 남는다"…민주당 내부서도 경고음

민주당 내에서는 의회가 이런 권한을 승인해 줄 경우 행정부가 이를 남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론 와이든(Ron Wyden, 오리건) 민주당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 발언에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거대한 새 관세 권한을 쥐여주는 것으로, 그는 이를 무역 상대국을 위협하고 미국민들에게 물가 상승 부담을 지우는 데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원의원들이 트럼프에게 이 관세 권한을 부여한 표결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는 광범위한 관세 권한을 손에 쥐면 어떤 일을 벌이는지 이미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번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워런 의원은 "그는 심지어 권한이 없을 때조차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꾸준히 반대해 온 몇 안 되는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인 폴 의원은 와이든 의원과 함께 이번 법안에서 관세 조항을 삭제하는 수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관세가 결국 미국민들에게 추가 세금을 물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경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관세의 실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캐나다발 무역전쟁으로 재점화된 관세 논쟁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상대로 무역전쟁에 나서면서 관세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제품 약 200억 달러어치에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상원 탈환과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제어를 노리는 민주당의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캐나다에 대한 이번 관세 조치는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국가를 겨냥한 제재 패키지 속 관세 권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매체는 짚었다. 다만 이는 와이든 의원 등이 우려했던 시나리오, 즉 의회가 재량권을 넘겨줄 경우 백악관이 이를 다른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한 사례로 거론된다.

◇ "법 어기면 법원이 막을 것"…블루멘솔 등 낙관론도

작고한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과 함께 거의 2년간 이번 제재 패키지를 주도해온 리처드 블루멘솔(Richard Blumenthal, 코네티컷) 민주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트럼프 대통령이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지난해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발표 때처럼 법원이 이를 제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 법을 어기려 한다면, 과거 관세 문제로 법을 어겼을 때처럼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법률 조문에 명시된 상위 5개 구매국으로만 그의 권한을 명확히 제한하는 것 이상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 조지아)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로부터 이번 패키지에 담긴 관세가 러시아산 에너지를 사들이는 상위 5개국에만 국한될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 디지털에,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조항을 폭넓게 해석해 원하는 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행정부로부터 안전장치와 약속을 받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워녹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전쟁범죄자"라며 "그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행위는 우리에게도 국가안보상 함의를 지닌다. 하지만 동시에 이 대통령에게 일정한 안전장치를 두는 것도 중요했다. 나는 그것이 실현되도록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