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09:21 AM
By 전재희
CBS "코로나 사망자·대테러전 피해와 9·11 비교한 과거 글 재부상"...공화당은 '극단적 견해' 공세
미시간주 연방 상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가 과거 9·11 테러와 관련해 작성했다가 삭제한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다시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CBS뉴스는 미국이 2001년 9월 11일 테러 25주년을 앞둔 가운데, 엘사예드의 과거 발언들이 총선 과정에서 새 정치적 공격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엘사예드는 미시간주에서 민주당 상원 후보로 선출돼 올가을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 전 연방 하원의원과 맞붙는다. 그는 전직 공중보건 당국자로, 미국의 대외전쟁에 비판적인 민주당 내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아랍계·무슬림 유권자층이 두터운 미시간에서 반아랍 정서에 대한 반발을 정치적 동력으로 활용해온 후보로도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CBS는 엘사예드가 더 넓은 총선 유권자층을 상대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서면서, 과거의 발언 일부를 수정하거나 삭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특히 9·11과 미국의 대테러전, 코로나19 사망자 문제를 연결한 과거 게시물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그의 외교·안보관과 정치적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BS는 엘사예드가 삭제한 소셜미디어 게시물 2건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CBS에 따르면 이 두 게시물은 지금까지 보도되지 않았던 것으로, 엘사예드는 해당 글들에서 미국 국민이 9·11 테러 당시 보였던 분노와 문제의식을 코로나19 사망자 문제에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첫 번째 게시물은 2020년 4월 작성된 것이다. CBS에 따르면 엘사예드는 이 글에서 9·11 테러로 숨진 약 3,000명의 미국인과 당시 증가하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비교했다. 그는 9·11 이후 미국이 국가적 동원 체제를 갖춘 것처럼, 코로나19 사망자 문제에도 그에 상응하는 공중보건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 엘사예드는 코로나19로 숨진 미국인이 이미 9·11 희생자 수를 넘어섰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9·11 이후 전 세계적 "테러와의 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앞으로는 공중보건과 빈곤에 맞서는 데 장기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적었다. CBS는 엘사예드가 이 글에서 생명을 빼앗기보다 생명을 구하는 방향으로 국가적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CBS는 워싱턴프리비컨이 앞서 보도한 또 다른 삭제 게시물도 함께 소개했다. 이 게시물은 2021년 9월 11일 작성된 것으로, 엘사예드는 9·11로 숨진 약 3,000명과 부상자 6,000명, 뉴욕의 기반시설 피해를 애도한다고 썼다.
이어 그는 다음 날에는 미국의 이름으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한 약 100만 명의 사망과 수백만 명의 부상, 여러 나라의 기반시설 파괴를 애도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9·11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미국의 대테러전 피해를 나란히 배치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엘사예드 측은 그가 테러와 9·11 공격을 일관되게 규탄해왔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공화당 측은 이런 과거 발언을 그의 정치적 성향과 판단력을 문제 삼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엘사예드 캠프 대변인은 CBS에 보낸 성명에서 엘사예드가 테러와 9·11 공격을 항상 명확히 규탄해왔다며, 로저스 측이 그의 신념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사예드 캠프는 앞서 폴리티코에 2023년 7월 이전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이유에 대해, 오래된 글들이 맥락에서 벗어나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CBS는 캠프가 해당 게시물들이 언제 삭제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CBS는 엘사예드의 과거 게시물 재부상이 총선에서 독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랜싱 소재 초당파 정치 컨설턴트 애드리언 헤먼드(Adrian Hemond)는 CBS에 엘사예드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의문을 키우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그가 이런 질문들에 충분히 잘 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CBS는 이번 논란이 미시간주의 특수한 정치 지형과도 연결된다고 전했다. 미시간은 미국 내에서도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공동체가 큰 주 가운데 하나다. 이들 유권자는 9·11 이후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무슬림 대상 감시 프로그램, 반아랍 정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진보 성향 전략가 크리스티안 라모스(Kristian Ramos)는 CBS에 미시간에서 아랍계 표심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과 최근 외교·안보 상황이 무엇이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뒤흔들고 있다며, 엘사예드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것도 미시간 경선 유권자들에게 공명한 이슈들을 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CBS는 9·11이 미국 정치에서 여전히 매우 민감한 주제라고 지적했다. 9·11 테러는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 20년에 걸친 군사충돌과 외교정책, 공항 보안 체계까지 바꿔놓은 사건이다. 주 전체 유권자를 상대하는 후보에게는 9·11에 대한 간접적 언급조차 검증과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미시간주립대 정치학자 맷 그로스먼(Matt Grossmann)은 CBS에 엘사예드의 삭제 게시물 하나하나가 총선 결과를 직접 좌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게시물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주류에서 벗어나 있다는 상대 후보 측의 프레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전략가이자 CBS뉴스 기고자인 조엘 페인(Joel Payne)도 엘사예드가 과거 수사와 표현에 대해 더 많이 질문받을수록, 공화당 후보 로저스를 상대로 경제 이슈를 부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사예드의 비전통적 정치 언어가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바로 그 점이 선거전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CBS는 엘사예드가 인기 트위치 스트리머 하산 파이커(Hasan Piker)와의 관계를 두고도 이미 해명에 나선 바 있다고 전했다. 파이커는 2019년 "미국은 9·11을 당할 만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이를 철회한 인물이다.
엘사예드는 올해 봄 파이커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그는 지난 4월 폭스앤프렌즈 인터뷰에서 자신은 9·11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누군가와 함께 출연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이 문제를 엘사예드의 성격과 판단력에 대한 더 넓은 검증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로저스는 엘사예드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성명을 내고 파이커의 발언을 엘사예드 본인의 견해인 것처럼 잘못 연결했다. CBS는 로저스의 해당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CBS는 엘사예드가 2020년 저서 『힐링 폴리틱스(Healing Politics)』에서는 9·11을 "비열한 테러 공격"으로 표현했으며, 해당 사건이 자신에게 큰 충격을 줬다고 썼다고 전했다. 이는 엘사예드가 9·11 자체를 부정하거나 정당화했다는 주장과는 다른 맥락이다.
그럼에도 CBS는 9·11 관련 논란이 엘사예드 캠프가 반복적으로 마주해온 더 큰 문제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선거 과정 내내 그는 국가안보, 외교정책, 극단주의와 관련된 발언이나 인맥에 대해 해명을 요구받아왔다. 상대 진영은 그를 정치적 주류 밖에 있는 후보로 묘사했고, 엘사예드는 자신의 발언과 신념이 왜곡되거나 맥락에서 벗어나 공격받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CBS 보도의 핵심은 엘사예드가 9·11을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했느냐를 넘어, 그의 과거 정치적 언어가 총선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이냐에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미국의 대외전쟁 비판, 공중보건, 반아랍 정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메시지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총선에서는 같은 발언과 표현이 공화당의 공격 소재가 되고, 중도 유권자에게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엘사예드 측은 과거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화당은 그의 삭제 게시물과 파이커와의 관계를 외교·안보관과 정치적 판단력 검증의 핵심 쟁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9·11 25주년을 앞두고 과거 게시물 논란이 다시 떠오르면서, 엘사예드는 미시간 총선에서 자신의 진보적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유권자층을 안심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