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07:18 AM

"평생 접근금지"…美 하원, 성범죄 피해자 보호 '케일리법' 만장일치 통과

By 이재경

미국 연방 하원이 성범죄 및 강력범죄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이른바 '케일리법(Kayleigh's Law)'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폭스뉴스(FOX)가 3일(목) 보도했다.

'2026년 케일리법(Kayleigh's Law Act of 2026, H.R. 8481)'을 발의한 애리조나주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에이브 하마데(Abe Hamadeh)는 법안 통과 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피해자를 보호하라, 가해자를 멈춰라, 되돌아오는 문을 닫아라"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법원은 평생 접촉금지 명령을 내린다. 보호관찰이 끝날 때까지가 아니다. 어떤 판사가 그가 '마음을 고쳤다'고 판단할 때까지가 아니다. 평생 동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에이브 하마데(Abe Hamadeh)
( 에이브 하마데(Abe Hamadeh). 하원 웹사이트)

지난 1일(화)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이제 상원으로 넘어갔다. 하마데 의원은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이 연방 성범죄 및 강력범죄 피해자들에게 영구적인 보호를 제공하며, 법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가해자에 대해 평생 접촉금지 명령을 내리도록 의무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상식적인 법안으로, 우리는 피해자를 지지하고 범죄자보다 피해자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뒤, 가해자가 접촉금지 명령 해제를 시도할 때마다 법정에 강제로 다시 출석해야 했던 애리조나주의 다섯 아이 엄마 케일리 코자크(Kayleigh Kozak)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하마데 의원에 따르면 코자크는 학대를 당한 지 13년이 지난 뒤 법정에 다시 소환됐고, 그 다음 해에도 가해자가 재차 시도하면서 또다시 법정에 서야 했다.

하마데 의원은 "그 남자와 같은 방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그것은 피해자가 절대 겪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연방 법안은 가해자가 수감, 보호관찰, 감독 석방 등이 모두 끝난 뒤에도 남은 생애 동안 피해자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접촉하는 것을 금지한다. 하마데 의원은 "아동을 학대하거나 성적으로 학대했거나, 그들에게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면, 평생 그 사람과 다시는 마주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자크가 영구 보호를 위해 싸우게 된 것은 전직 교사이자 축구 코치였던 조슈아 제이콥슨(Joshua Jacobsen)에게 당한 피해에서 시작됐다. 폭스10 피닉스(FOX 10 Phoenix) 보도에 따르면, 제이콥슨은 미성년자 성적 착취 유인 및 성적 학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으며, 코자크는 당시 그의 학생이었던 12세 소녀였다.

제이콥슨은 6개월 수감형과 평생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애리조나 패밀리(Arizona's Family) 보도에 따르면 거의 20년이 지난 뒤 제이콥슨은 마리코파 카운티 판사에게 보호관찰 종료를 요청하며, 지난 18년간의 행실이 자신이 개선됐고 이제 "삶을 이어갈" 준비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자크는 이 요청에 반대하기 위해 다시 법정에 섰다. 그는 법정에서 "저는 그가 아동에게 성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위치에서 저를 침해하기로 의식적으로 선택했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이콥슨의 시도는 결국 실패했다. 마리코파 카운티 판사는 지난 6월 미승인 아동 접촉, 보호자 동행 제한 위반 등 보호관찰 위반 사실을 근거로 그의 요청을 기각했으며, 제이콥슨은 현재도 마리코파 카운티 성인보호관찰소의 감독 아래 평생 보호관찰 상태에 있다.

코자크는 하원 통과 소식에 X를 통해 미국이 흉악범죄 피해자들에게 마땅한 영구 보호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피해자도 내가 겪었던 지옥을 견뎌서는 안 된다"며 "보호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케일리법의 유사 법안은 이미 애리조나주와 위스콘신주에서 통과된 바 있다. 하마데 의원은 애리조나 주법 시행 첫 해에 1,000명이 넘는 생존자가 평생 보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원 통과를 알리는 성명에서 하마데 의원실은 이 법안이 생존자들이 기본적인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가해자와 법정에서 맞서야 하는 "법적 줄다리기"를 끝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마데 의원은 표결 이후 성명에서 "피해자는 형기가 끝나고 시스템이 어깨를 으쓱하고 넘겨버렸다는 이유로, 다시는 서류를 작성하거나 가해자와 마주 앉거나 뒤를 돌아봐야 하는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하마데 의원이 의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개인적인 사안이었다. 그는 약 5년 전 애리조나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코자크를 처음 만났다. 이후 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두 사람은 한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 매장 앞에서 다시 만났고, 그는 그 자리에서 코자크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하마데 의원은 "저는 케일리에게 '케일리, 내가 의회에 들어가는 순간, 이건 내가 처음으로 완수할 법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코자크와 그녀의 자녀들은 하원이 이 법안을 승인할 때 하마데 의원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하마데 의원은 "약속한 것을 지켰다"며 "실제로 이뤄지는 것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이자 육군 참전 군인인 하마데 의원은 코자크가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를 수백만 명의 다른 생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하며 "그녀는 이 비극을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피고인의 적법절차 권리에 대한 질문에 하마데 의원은 이 제한이 유죄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사전의 적법절차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결국 범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죄 판결과 선고가 내려진 이후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접촉하거나 생존자를 반복적으로 법정에 소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피해자가 반복해서 다시 트라우마를 겪어서는 안 된다"며 "그 시점부터는 가해자가 평생 피해자와 접촉할 능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사로 일했던 경험을 통해 그는 피해자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반복해서 다시 마주해야 하는 사법 체계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가혹한지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계속해서 다시 겪어야 한다"며 "피해자가 여전히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면 정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다. 애리조나는 이미 그 간극을 없앴다. 이제는 연방정부도 같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제 법안은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하마데 의원에 따르면 마이크 리(Mike Lee, R-Utah) 상원의원이 법안 통과를 이끌고 있다. 하마데 의원은 또한 앤디 빅스(Andy Biggs, R-Ariz.) 하원의원이 하원 법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법안 통과를 도왔다고 공을 돌리며, 미국인들에게 상원의원들에게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하마데 의원은 "이 법안은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서 피해자들이 겪을 트라우마와 공포를 크게 줄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이 오는 11월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대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상원의원에게 전화해 케일리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요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