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07:11 AM

LA통합교육구, 이번 학기 생성형 AI 학생 사용 모라토리엄 도입

By 이재경

로스앤젤레스통합교육구(LA Unified)가 이번 학년도에 학생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을 전면 유예하는 모라토리엄을 도입했다고 LA타임스는 2일(수) 보도했다. 학교 내 기술 의존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교실 내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는 이 교육구의 선도적 결정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 모라토리엄은 AI의 학교 내 사용 문제를 다루기 위해 새로 꾸려진 교육위원회 산하 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알려졌다. 최고학사책임자(Chief Academic Officer)와 정보기술 책임자는 이 회의에서 새 정책에 따라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교육구 소유 기기에서는 모든 학생이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위원회 소속 교육위원들에게도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졌다.

LAUSD
(LA통합교육국(LAUSD)에 소속된 학교 학생들. 자료화면)

교육구의 고위 행정관들은 지난 6월 교육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학생 스크린타임 제한 정책의 취지를 준수하는 차원에서 이번 모라토리엄을 자체 권한으로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크린타임 정책에 따르면 학생들은 2학년이 되기 전까지 화면 사용 자체가 금지되며, 이후 학년이 올라갈수록 허용되는 스크린타임이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교육위원 켈리 고네즈(Kelly Gonez)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한 교육구는 여전히 예전 정책, 즉 디지털 리터러시와 책임 관련 수업 단위를 마친 고학년 학생들에게 AI 사용을 허용하는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위원인 나조차도 지난해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그것이 달라졌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네즈는 이어 웃으며 "위원회에서 나온 특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육위원 닉 멜보인(Nick Melvoin)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 역시 고네즈와 마찬가지로 사실상의 모라토리엄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안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육위원회가 이 중대한 조치를 정식으로 승인한 적은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가 당분간 학생들의 생성형 AI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정책이라면,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려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것이 실제로 교육위원회에서 나온 결정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은 다소 복잡한 심정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실이 알려진 날은 관련 소식이 겹친 날이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 최대 학교 시스템인 뉴욕시 교육청은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챗봇이나 프롬프트에 응답하는 AI 튜터 등 학생 대상 생성형 AI 도구 사용을 금지하되, 고등학교에서는 제한적으로 AI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시 교육청은 새 정책에 따라 저학년 학생들의 스크린타임도 함께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AI 모라토리엄 도입을 요구하기 위해 참석한 학부모 운동가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회의장에서 이미 모라토리엄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반색했다. 학부모 단체 '스쿨스 비욘드 스크린스 LA(Schools Beyond Screens L.A.)'의 리더 중 한 명인 브리디 리(Bridie Lee)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어떤 공개 발언과도 다르다"며 준비해온 발언문을 읽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사안을 취재하는 모든 분들께 분명히 말하고 싶다. LAUSD가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우리가 LAUSD 전 학년에 걸쳐 요구해온 AI 모라토리엄이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증거와 사실에 귀 기울여 준 팀에 감사하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끝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생성형 AI가 단순히 기존 정보를 복사하거나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에 내재된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결과물을 예측하고 만들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는 유용한 방식으로 정보를 종합하고 추론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잘못된 답을 내놓거나 교육자들이 부적절하거나 학습에 역행한다고 볼 수 있는 작업, 예컨대 학생 대신 과제 논문을 작성하는 일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몇 가지 오류나 최신 유행어를 일부러 삽입해 학생이 직접 쓴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AI도 존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크린타임 금지는 이번 학년 개학과 함께 시행됐으며, 고학년 학생들에 대한 새 제한 조치는 학년이 진행되면서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번 AI 모라토리엄은 교육구 소유 기기에만 적용된다. 최고학사책임자 피아 사다카트말(Pia Sadaqatmal)은 학생 개인 소유 기기에서의 AI 사용에 대해서는 아직 교육구 차원의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임시 최고정보책임자(interim chief information officer) 더글러스 리(Douglas Le)는 학생이 개인 기기에서 학교 교육구 계정으로 로그인한 상태로 AI에 접속할 경우 해당 활동은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사들은 교육구 기기에서 AI를 사용하는 데 별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날 회의는 AI 관련 문제를 다루기 위해 새로 구성된 교육위원회 산하 위원회의 첫 회의였다. 전체 7명의 교육위원 중 3명이 이 위원회에 배정돼 있다. 이날 회의에는 교육위원 타냐 오르티스 프랭클린(Tanya Ortiz Franklin)도 참석해, 학부모들이 교육구 예산 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처럼 도움이 되는 AI 활용 사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