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09:02 PM

트럼프 "성장이 인플레 부른다는 건 잘못된 이론"...고용 호조 뒤 증시 하락에 연준 압박

By 전재희

8월 일자리 16만2,000개 증가에도 시장은 금리 인상 우려 반영...트럼프 "경제가 좋으면 오히려 죽이는 구조"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미국 증시가 하락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경제가 좋아질수록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시장과 중앙은행의 통념을 "잘못된 현실"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노동부는 4일 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가 16만2,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경제학자 전망치 5만3,000개를 크게 웃도는 결과였다.

트럼프 영상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그러나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자 시장은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했다. AP통신은 강한 고용보고서가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는 해석 속에 뉴욕증시가 하락하고 미 국채금리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좋은 숫자가 나오면 시장이 올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방금 훌륭한 고용 숫자를 받았다"며, 신용과 경제가 좋아졌기 때문에 시장은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5년 동안 미국 증시가 경제 호조를 오히려 악재처럼 받아들이는 구조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좋은 일이 생기면 인플레이션 공포 때문에 그것을 죽여야 한다는 잘못된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장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경제가 잘될 때마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상승 모멘텀을 즉각 멈추려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강한 성장과 고용이 반드시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정치적 메시지다. 그는 성장률을 더 높이고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미국의 부채 부담도 줄고 경제도 더 크게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은 "강한 고용 →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해석

하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소비와 임금, 수요가 계속 버틸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 경우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기보다 인상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런 시장 반응을 키웠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8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여준다면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지만, 그 개선이 일시적이라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도 월러 이사가 다음 주 발표될 물가 지표가 이달 금리 결정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시장은 8월 고용 호조를 "경제가 강하다"는 긍정 신호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더 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트럼프 "GDP 15~20%도 가능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2%, 3%, 4% 성장에 머물 것이 아니라 15%나 2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미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재정적으로 강해지고, 국가부채도 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경제정책 논리와 크게 다른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경제에서 두 자릿수 실질 성장률은 매우 예외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 낮은 금리, 에너지 확대, 제조업 회복 등을 통해 미국 경제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이번 글에서도 그는 "경제가 잘될 때마다 이를 멈추려는 이론을 유지하면 미국은 진정한 경제적 위대함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리와 국가부채 문제도 연결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문제를 국가부채 부담과도 연결했다.

그는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미국에 연간 6,500억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다른 나라들에게 경제적 부를 제공하는 나라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연준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호조와 경제성장을 이유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잘못이며, 오히려 낮은 금리가 미국 경제 확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최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강한 고용, 높은 유가,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아왔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비용뿐 아니라 모기지,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금리 등 소비자 비용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연준 독립성과 정치적 압박 재부상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사이의 긴장을 다시 부각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고용지표가 나왔는데도 시장이 하락하는 이유를 연준식 사고방식과 인플레이션 공포 탓으로 돌렸다. 반면 연준은 고용과 물가, 금융여건을 종합해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시장이 강할수록 연준은 경기둔화 우려보다 물가 안정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8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지표를 더 중시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WSJ도 강한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관심을 물가로 더 집중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이런 통화정책 논리에 대한 공개 반박이다. 그는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만든다는 전제 자체를 문제 삼으며, 높은 금리가 미국 경제의 잠재력을 억누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좋은 뉴스가 나쁜 뉴스' 되는 시장 구조 정조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단순한 증시 불만이 아니다. 그는 미국 금융시장이 강한 고용과 성장 지표를 오히려 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이는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8월 고용지표는 분명히 강했다. 일자리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연준의 긴축 가능성으로 해석했고, 주식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반응을 "경제가 좋으면 죽여야 한다"는 잘못된 이론의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며, 미국은 더 높은 성장률과 더 낮은 금리를 통해 부채를 줄이고 경제적 위대함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다음 주 발표될 8월 물가 지표다. 물가가 둔화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동결 또는 인하 압박은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강하게 나오면, 시장은 다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논쟁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강한 고용은 경제의 건강함을 보여주지만, 인플레이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 구조를 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물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