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09:37 PM

이란, 미 항모 겨냥 미사일 발사...미군, 이란 유조선 3척 타격

By 전재희

호르무즈 통제권 싸움 중대 확전...미 중부사령관 "미 함정 2척 공격하면 이란 선박 3척 제거"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충돌이 새로운 단계로 확대됐다. 이란이 미 해군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군은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겨냥한 이번 공격을 중대한 확전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5일 이란이 미 해군 함정 2척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미 항공모함 1척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1척이 포함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이 이란의 여러 차례 도발 없는 공격을 성공적으로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란 유조선 격침
(이란 유조선 격침 장면. CENTCOM X 영상 캡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쟁 기간 내내 미군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지만, 항공모함을 포함한 해군 함정을 직접 겨냥한 공격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도발로 받아들여졌다.

"우리 배 2척 쏘면, 이란 배 3척 제거"

브래드 쿠퍼(Brad Cooper) 미 중부사령관은 이란 혁명수비대를 향해 강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에 분명히 전한다"며 "우리 함정 2척을 향해 쏜다면, 우리는 더 큰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다. 이란 선박 3척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 사령관은 또 "우리는 미군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이란의 제한적이고 노출된 유조선단을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의 대응 방식이 단순 방어 차원을 넘어, 이란의 원유 수송 능력 자체를 직접 겨냥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조선 타격, 새로운 압박 전략

미국은 이번 주 초부터 이란 유조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를 테헤란을 응징하고 이란의 원유 수송 능력을 단속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1일에도 광범위한 타격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

5일 공격에서는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 인근 유조선 1척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관영매체는 하르그섬 인근에서 유조선 1척이 야간에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대부분이 저장되고 선적되는 핵심 수출 기지다.

미국은 해당 유조선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 이란 자스크(Jask) 원유 터미널 인근 유조선 1척도 무력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오만만(Gulf of Oman)에 있던 적재되지 않은 유조선 1척은 승조원들에게 퇴선 지시를 내린 뒤 여러 차례 타격해 완전히 파괴했다고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해상 봉쇄도 강화...상선 87척 항로 변경

유조선 타격과 별도로 미군 함대는 이란 항구 봉쇄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미국은 상업 선박 87척의 항로를 변경시켰고, 3척을 무력화했으며, 2척에는 승선 검색을 실시했다. 미국은 이를 이란 봉쇄 조치의 "완전한 준수"를 확보하기 위한 작전으로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과 해상 물류를 직접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이란의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 경제의 핵심 수입원인 석유 운송망을 겨냥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란을 국제 경제망에서 고립시키는 경제 압박 전략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이번 유조선 타격은 경제 제재와 군사작전이 결합된 형태로, 이란의 실제 수출 능력을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장악 경쟁 격화

이번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이란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은 지난주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과 다른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 주요 항로의 기뢰 제거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백악관은 미군이 원유를 실은 선박들의 페르시아만 통과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호송하며 글로벌 원유 공급 압력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선박들은 보통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자동식별장치, 즉 트랜스폰더를 끈 채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설정한 항로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 전쟁 초기부터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했고, 6월 중순 미국과 해협 개방을 위한 예비 합의에 서명한 뒤에도 미국의 선박 호송에 반발해 공격을 재개했다.

사우디·쿠웨이트 유조선 공격 이어져

최근 며칠 동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걸프 산유국 유조선을 잇따라 공격했다.

며칠 전에는 사우디 원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이 자정 무렵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다 불과 몇 분 간격으로 공격을 받았다. 두 선박은 미국이 오만 해안 가까이에 설정한 항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 항로는 이란의 해협 장악을 깨기 위해 만든 통로였지만, 동시에 이란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보다 일주일 전에는 쿠웨이트 유조선도 공격을 받았다. WSJ는 이 선박이 8월 한 달 동안 공격받은 12척 이상의 선박 가운데 하나였다고 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과 협상에서 핵심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관문이었다. 이란은 이 해협을 압박함으로써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걸프 산유국, 미국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8월까지는 군사 대응 자제

미국은 8월 한 달 동안 이란의 선박 공격에 직접 군사 대응을 자제해왔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행동보다 경제 압박을 앞세워 이란을 몰아붙이는 전략으로 방향을 옮겼다.

하지만 이런 자제는 걸프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웠다. 이란이 경제 압박에 대응해 군사적으로 더 도발할 수 있고, 그 피해가 걸프 산유국의 원유 수출과 경제에 직접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와 쿠웨이트 유조선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다시 강한 군사 대응으로 방향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군은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이란 페르시아만 연안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 당시 공격에는 방공망, 레이더 시설, 통신 인프라, 해상 자산 등이 포함됐다고 미군은 밝혔다.

이 작전은 미국이 호르무즈 통제권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이란 원유 수출은 봉쇄, 걸프 원유는 통과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이란에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자체 원유 수출은 수주 동안 묶여 있는 반면, 걸프 산유국의 원유 수출은 미국의 호송과 항로 확보 노력 속에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이란 정권에 대한 압박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면서도 사우디, 쿠웨이트 등 걸프 동맹국의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국제유가 폭등을 막으면서도 이란 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바로 이 구조를 흔들기 위해 걸프 산유국 유조선을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선박 공격은 미국의 호송 전략과 걸프 동맹국의 경제를 동시에 겨냥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호르무즈 전쟁, 이란 유조선단으로 확대

이번 미군의 이란 유조선 3척 타격은 호르무즈 해협 충돌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전까지 미국의 초점은 기뢰 제거, 상선 호송, 이란 발사대와 해상 자산 타격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이란의 유조선단과 원유 수출망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이자, 이란 경제의 핵심 동맥을 차단하려는 압박 전략이다.

미국은 이란의 항구를 봉쇄하고, 상업 선박의 항로를 통제하며, 이란 유조선을 무력화하고 있다. 이란은 사우디·쿠웨이트 유조선 공격과 미군 함정에 대한 미사일 발사로 맞서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라 미·이란 전쟁의 핵심 전장이 됐다. 미국은 해협을 열어 걸프 원유를 통과시키려 하고, 이란은 해협 위협을 통해 미국의 봉쇄와 경제 압박에 맞서려 한다.

이번 공격으로 충돌은 한층 더 위험해졌다. 미국이 이란의 "노출된 유조선단"을 계속 겨냥할 경우, 이란은 추가 미사일 공격이나 선박 공격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다시 겨냥한다면, 미국의 군사 대응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미국이 이란 유조선 타격을 일회성 보복으로 끝낼지, 아니면 이란 원유 수송망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전략으로 확대할지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 통제권 싸움이 선박 호송전을 넘어 이란의 석유 수출 능력을 직접 겨냥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