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10:05 AM

이란,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심각한 결과" 경고

By 전재희

이란 외무부 대변인, 한국어 글로 경고...한국 대통령실 "항행의 자유 지원 방안 검토 중"

이란 외무부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이란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해상 통제권 다툼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 주도의 항행 자유 지원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란이 공개적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다.

폭스뉴스(Fox)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Esmail Baghae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X에 한국어로 글을 올려 "이란은 대한민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현재 이란 국민이 "미국의 공격적 행위"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국가든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작전에 참여한다면 "침략 가해자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X
(이란 외무부 대변인 X 내용. X 캡쳐)

바가이 대변인은 그러한 군사 참여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군사적 지원 포함한 선택지 검토

한국 대통령실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uters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파병을 결정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이란의 선박 공격,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가 이어지면서 해협 통행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 문제는 경제 안보와도 직결된다. 그러나 한국이 군사 자산을 파견할 경우, 이란은 이를 미국 편에 서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우호 관계 중요하지만 군사 참여는 별개"

바가이 대변인의 메시지는 한국과 이란의 기존 외교관계를 언급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는 선을 긋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는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오랜 기간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고 강조했다. 한국 언론들도 이란 측이 양국 관계의 역사와 우호성을 언급한 뒤, 군사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경고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기보다는,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치적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미·이란 충돌의 핵심 전장

호르무즈 해협은 최근 미·이란 충돌의 중심에 있다.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와 상선 호송 작전을 통해 해협 통제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군사작전에 반발하며 해협 내 선박 통행을 압박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이란 항구 봉쇄 작전 과정에서 다수의 상업 선박 항로를 변경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군은 이란 원유 운반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파병 검토는 단순한 해상 안전 문제를 넘어,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대치에 한국이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인지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한국, 항행 자유와 대이란 리스크 사이에서 고심

이란의 경고는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대응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수송로 보호와 국제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군사적 참여는 이란과의 외교관계와 중동 내 한국 기업·국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파병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이 한국어 메시지로 직접 경고를 보낸 만큼, 향후 한국의 결정은 미·한 관계뿐 아니라 이란과의 관계, 에너지 안보, 중동 내 한국 자산 보호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 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미·이란 충돌의 핵심 전장으로 변한 가운데, 한국의 선택은 단순한 해군 파견 여부를 넘어 국제 에너지 질서와 동맹 압박, 대이란 외교 리스크가 맞물린 민감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