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07:58 AM

후티 "사우디 지원 세력, 예멘 4개 주에 32차례 공습"

By 전재희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 하루 만에 보복성 공습 주장...4년 휴전 깨지며 홍해 해운·유가 불안 확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지원 세력이 예멘 전역에 32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후티가 사우디 도시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 직후 나온 것으로, 예멘 내전의 4년 휴전이 사실상 무너지고 중동 에너지 시장과 해상 운송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폭스뉴스(Fox News)에 따르면 후티 대변인 나스루딘 아메르(Nasruddin Amer)는 10일 사우디 지원 세력이 밤사이 예멘 4개 주를 겨냥해 32차례 공습을 벌였다고 밝혔다. 후티 측은 공격 대상이 타이즈(Taiz), 호데이다(Hodeida), 자우프(Jawf), 마리브(Marib) 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후티 대변인 나스루딘 아메르(Nasruddin Amer)
(후티 대변인 나스루딘 아메르(Nasruddin Amer). Youtube 영상 캡쳐)

사우디아라비아는 해당 공습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Reuters는 지난달 리야드와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한 파키스탄 측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예멘에서 보복 공습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전날 후티, 사우디 4개 도시 공격

이번 공습 주장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4개 도시를 공격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후티는 9일 사우디 남부 지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공격은 자잔, 나즈란, 아브하, 하미스 무샤이트 등지에 이뤄졌으며, 사우디 에너지 시설과 공공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 공격으로 7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과 위성 관측에서는 석유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의 공격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관련 시설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사우디 원유 생산과 수출의 핵심 축이다.

사우디 지원 예멘 정부도 다방면 공세

예멘 남부의 사우디 지원 정부도 후티 통제 지역을 상대로 다방면 공세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후티의 사우디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예멘 내부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티는 이에 맞서 홍해에서 사우디 관련 선박을 위협하고 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중동 원유와 아시아·유럽 물류가 오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호르무즈 해협이 미·이란 충돌로 이미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사우디가 일부 원유 수송을 홍해 방향으로 돌리고 있는 만큼 후티의 홍해 위협은 에너지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4년 휴전 사실상 붕괴

이번 충돌은 예멘 내전에서 유지돼온 4년간의 휴전을 사실상 깨뜨린 사건으로 평가된다.

예멘 내전은 사우디가 지원하는 정부와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 사이의 장기전으로 이어져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면 충돌은 줄어들었지만,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커지면서 후티가 다시 사우디와 해상 운송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후티의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과 사우디 측의 보복성 공습 주장이 이어지면서, 예멘 전선은 다시 중동 전체 전쟁 구도의 일부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과 해운 리스크 확대

이번 충돌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불안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군의 이란 항구 봉쇄와 이란의 선박 공격으로 통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는 일부 원유를 홍해 방향으로 우회시키고 있다. 그러나 후티가 사우디 에너지 시설과 홍해 선박을 동시에 위협하면, 대체 수송로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진다.

즉 세계 원유시장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 하나만이 아니라,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포함한 복수의 병목 위험을 동시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후티의 사우디 공격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시장은 추가 공급 차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에너지 시설 피해가 장기화되거나 홍해 항로 공격이 늘어날 경우, 유가와 해상보험료, 운송비는 더 오를 수 있다.

예멘 전선, 중동 에너지 전쟁의 새 축으로

후티가 주장한 예멘 내 32차례 공습은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성 대응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예멘 내 사우디 지원 정부의 공세와 후티의 홍해 위협이 맞물리면서 긴장은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의미는 단순히 예멘 내전 재점화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리는 가운데, 후티가 사우디 에너지 시설과 홍해 항로를 압박하면 세계 원유 수송의 두 번째 병목도 불안정해진다.

중동 전쟁은 이제 이란과 미국의 호르무즈 충돌을 넘어, 예멘과 사우디, 홍해 해운, 글로벌 에너지 시장까지 연결되는 다층적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후티의 추가 공격과 사우디 측 보복이 이어질 경우, 유가와 해상 물류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