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07:31 AM
By 전재희
7월 미군 3명 사망한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타격과 연계...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앞두고 미·중 긴장 고조
이란이 지난 7월 요르단 내 미군 사용기지를 공격하기 전, 중국계 기관들로부터 해당 기지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확보했다는 미국 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이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졌으며, 미국은 해당 위성사진이 이란의 타격 준비와 피해 평가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7월 요르단 북동부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Muwaffaq Salti Air Base)를 공격하기 전 중국계 기관들로부터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당국이 이 위성사진과 실제 공격 사이의 연계를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위성사진을 제공한 중국 기관의 구체적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중국 정부가 직접 관여했다고 단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판단은 이란 전쟁에서 중국 측 기술·정보 지원이 미군 피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가 된 공격은 7월 17일 발생했다. 이란은 요르단 북동부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군 병력이 잠을 자던 숙소 지역이 타격을 받았다.
WSJ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해 의료 후송됐다. 이란은 당시 기지 내 유인·무인 항공기 시설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격은 24시간 안에 이뤄진 세 차례의 별도 미사일 공격 중 하나였다. 이는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었고, 방어가 강화된 기지에서도 미군을 완전히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냈다.
미국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고해상도 위성사진이 이란의 표적 선정 능력을 높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직 CIA 이란 군사·무기 분석가 짐 램슨(Jim Lamson)은 WSJ에 최신 고해상도 위성사진이 기지 내 최근 변화와 시설 배치를 보여줄 수 있다며, 이란이 "가장 효과적인 표적을 적시에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 이후 촬영된 사진은 타격 효과를 평가하고 추가 공격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미국은 전쟁 초반 이란의 레이더, 위성, 감시장비 등을 공격해 이란의 전장 인식 능력을 약화시킨 바 있다. 실제로 전쟁 초기 이란은 군사적 중요성이 크지 않은 장소나 실질 표적이 없는 지역을 타격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름 들어 이란의 표적 선정 능력이 개선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미국 당국의 판단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5월 중국계 위성 관련 업체들을 제재했다.
미 국무부는 당시 중국 기반 기관들이 이란의 미군·동맹군 시설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위성사진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제재 대상에는 미자비전(MizarVision), 디 어스 아이(The Earth Eye), 창광위성기술(Chang Guang Satellite Technology)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관은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군과 동맹국 군사시설을 파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영상을 제공·수집·공개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은 이 같은 행위가 미군과 파트너 국가 병력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당시 미국이 이란의 군사·방산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제3국 기관과 개인을 겨냥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WSJ는 이번 7월 공격 관련 판단이 그동안 미국이 제기해온 중국계 위성사진 제공 우려가 실제 미군 사망 사건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미국의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WSJ에 특정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일부 비판자들이 분쟁을 이용해 다른 나라를 "악의적으로 연결하고 비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창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의 협력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 고위 관리들은 7월 17일 공격과 관련된 위성사진 문제를 중국 측에 제기했지만, 중국은 증거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중국은 중국 기업들이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위성산업은 상업과 국가 부문의 경계가 흐리다는 점도 미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과 분석가들은 중국의 위성기업들이 겉으로는 민간기업처럼 보이더라도 정부의 강한 감독을 받거나 중국공산당·정부 기관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이번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WSJ에 따르면 양국 정상회담은 9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관계 유지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 고위 관리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공개 충돌이 회담 일정을 흔들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백악관 관계자는 외부 행위자가 이란에 제공한 어떤 지원도 이란의 미국 공격 능력을 강화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은 이번 위성사진 연계 판단 자체를 직접 설명한 것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루비오 국무장관도 7월 공격 직후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중국이 이란에 표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한 어떤 행동도 전쟁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우려는 요르단 기지 공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이란은 미 항공모함과 다른 해군 함정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모든 공격이 실패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미 당국자들은 이란의 미 함정 표적 추적 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의 미 해군 자산 추적을 돕고 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움직이는 항공모함이나 구축함을 겨냥하려면 단순한 위성사진뿐 아니라 표적 위치 확인, 최신 정보 갱신, 다른 정보 자산과의 결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WSJ는 이란이 중국 외에도 자체 위성, 인적 정보망, 러시아로부터 받은 정보와 영상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계 위성사진은 이 여러 정보 흐름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이 제재와 외교 압박으로 차단을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중국계 위성사진은 더 넓은 기술·데이터 지원 흐름의 일부로 지적된다.
WSJ는 이란이 중국으로부터 위성영상뿐 아니라 항법 서비스, 드론과 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는 부품 등 다양한 기술·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램슨 전 CIA 분석가는 이런 요소들이 결합되면 이란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 본토의 미사일과 드론을 직접 타격하는 것뿐 아니라, 이란이 외부에서 받는 기술·정보 공급망을 끊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이 관련됐을 경우, 이는 단순한 이란 제재 문제가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문제로 확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제공하는 지원에 대해 의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브리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행정부가 이 문제를 단순한 기업 제재 수준이 아니라 국가안보 현안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의 미군기지 타격과 미 해군 함정 추적 시도가 중국·러시아 정보지원과 연결될 경우, 미국의 대응은 이란뿐 아니라 지원국과 관련 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 당국은 중국 정부의 직접 개입을 공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핵심은 "중국계 기관들이 제공한 위성사진이 이란의 미군 표적 공격에 활용됐을 가능성"이며, 중국 정부가 이를 지시했는지 여부는 별도로 입증되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이란 전쟁이 단순한 중동 군사충돌을 넘어 미·중 기술전의 성격까지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란의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전후에 중국계 기관들이 제공한 고해상도 위성사진이 활용됐다고 보고 있다. 해당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졌고, 이는 미국이 중국 측 지원 문제를 더 심각하게 다루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 정부의 직접 개입을 단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계 위성사진과 기술·데이터가 이란의 표적 선정과 장거리 타격 능력 개선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워싱턴의 주요 우려로 부상했다.
이 문제는 9월 24일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민감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유지하려 하면서도, 중국계 기업들이 이란의 미군 공격 능력을 보강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결국 이란전의 전장은 호르무즈 해협과 요르단 기지, 걸프 해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위성사진, 항법 데이터, 드론·미사일 부품, 제재망 회피까지 포함한 정보·기술 공급망 전체가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