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07:24 AM
By 이재경
미국 공화당이 하원 의석수 산정 시 시민권자만 인구로 집계하도록 하는 법안을 새로 발의했다. 캘리포니아, 뉴욕 등 이민자 비중이 높은 민주당 우세 주들의 의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예상된다.
폭스뉴스(Fox)는 15일(화) 앤드루 클라이드(Andrew Clyde)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주)이 이른바 '메이크 어포션먼트 그레이트 어게인(Make Apportionment Great Again·MAGA) 법안'을 발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법안은 각 주에 배정되는 하원의원 수를 정할 때 해당 주에 거주하는 시민권자 수만 기준으로 삼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미국 의회 대표성 산정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조치로, 비시민이 많이 거주하는 주에 특히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총조사(Census)는 그동안 시민권이나 합법 체류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 내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집계해 왔다.
미 인구총조사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를 포함한 이민자는 캘리포니아, 뉴저지, 뉴욕, 플로리다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피난처 관할구역(sanctuary jurisdiction)'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 역시 이론상 인구총조사에 포함돼 왔다.
이민연구센터(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CIS)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합법·불법 이민자를 모두 포함할 경우 민주당 우세 주들은 순증가분으로 14석을 더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우세 주들은 이 때문에 원래보다 10석 적게 배정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과 뉴욕 주지사 캐시 호컬(Kathy Hochul)이 이끄는 두 주는 이번 공화당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 하원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클라이드 의원의 법안은 2020년 인구총조사 이후 새로 인구조사를 실시하도록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신 각 주가 기존 기록을 활용해 2027년 중으로 의석을 재배분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2030년 인구총조사에는 응답자에게 미국 시민인지, 시민이 아닌 미국 국민인지, 합법 체류 외국인인지, 불법 체류 외국인인지를 묻는 새로운 문항을 추가하도록 했다.
폭스뉴스는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법정에서 상당한 법적 다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하원 의석을 "각 주의 전체 인구수를 집계"해 배분한다고 명시할 뿐 시민권 여부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간 공화당의 선거 관련 조치들에 비판적이었던 친이민 단체와 진보 성향 단체들의 소송 제기가 예상된다.
이번 법안 발의는 지난 7월 재확산한 한 영상 클립과도 맞물려 있다. 해당 영상에서 이베트 클라크(Yvette Clarke)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주)은 "재획정(redistricting) 목적상" 자신의 지역구에 더 많은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하원 외교위원회 브리핑 당시 촬영된 이 영상에서 클라크 의원은 브루클린 지역 아이티계 커뮤니티가 "상당수의 이주민을 흡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클라크 의원은 당시 발언에서 "동료 의원들이 여관 문이 닫혔다느니, 여관에 방이 없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할 때, 저는 재획정 목적상 제 지역구에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사람들은 이곳에 분명히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