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07:09 AM
By 전재희
폭스뉴스는 14일(월) 상원을 통과한 러시아·이란 제재 법안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권한 확대 조항을 둘러싼 민주당 내 반발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법안 지지자들은 더 강력한 경제적 압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새로 쥐여주는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7월 71세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우크라이나 지원의 대표적 후원자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리처드 블루멘솔(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과 그레이엄 의원이 주도해 발의한 이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안을 찾기까지 거의 2년간 표류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원 규칙위원회는 이번 주 여러 법안에 대한 표결 일정을 잡았고, 여기에는 러시아·이란 제재를 겨냥한 상원발 법안도 포함됐다. 이 법안은 지난 14일 밤 하원 규칙위원회를 통과했으며, 폭스뉴스디지털이 입수한 예비 입법 일정에 따르면 15일 오후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위한 절차적 관문인 '규칙 표결(rule vote)'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16일 오후 하원 전체가 제재 법안에 대해 표결하게 된다.
◇ "관세 권한 확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민주당 다수 의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기 위한 조치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이번 법안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확대 조항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리처드 닐(민주·매사추세츠)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 돈 베이어(민주·버지니아) 의원은 공동성명에서 "하원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Lindsey O. Graham Sanctioning Russia And Iran Act)'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며 "이 법안은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의무화에는 실패했으며,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 우방국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관세 행사에 오랫동안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민주당의 태도가 이번 반발의 배경으로 꼽힌다고 폭스뉴스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다수의 소송전에도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기류 때문에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초부터 해당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하킴 제프리스(민주·뉴욕) 하원 소수당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국민 편에 설 것이며, 대법원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밝힌 권한, 즉 헌법상 의회에 속하는 권한을 그에게 부여하는 데 대해 민주당이 제기한 매우 실질적인 우려를 해소하면서 제재 법안을 완성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 최대 500% 관세…러시아 관리 제재도 명시
법안은 대통령이 러시아산 제품에 최대 500%,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국가에는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는 데 책임 있는 러시아 관리 및 관련자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도록 지시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공화당 내에서도 고립주의 성향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폭스뉴스는 내다봤다.
블루멘솔 의원은 관세 조항과 관련해 폭스뉴스디지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어기려 한다면, 과거 관세 관련 법을 어겼을 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에 의해 제지될 것"이라고 방어했다.
실제로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그간 관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음에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맞바꾸는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한적 관세 권한을 부여하는 데 대체로 찬성표를 던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의원 등 일부가 우려를 제기했지만, 대다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관세 권한 부여에 동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라파엘 워녹(민주·조지아) 상원의원이 재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부터 제재 법안에 포함된 관세가 러시아와 에너지 교역량이 많은 상위 5개국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보장을 받은 이후에 이뤄졌다고 폭스뉴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