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07:13 AM
By 이재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데이터센터 확대 정책을 둘러싸고 미 의회 내에서 초당적 균열이 커지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15일(화)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고, 공화당 내에서도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여야를 가로지르는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데이터센터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하며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앞서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는 지역사회는 "결국 낙후되고 가난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이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야신 안사리(Yassamin Ansari, 민주·애리조나) 하원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애리조나주가 장기적 영향을 완전히 평가할 때까지 데이터센터 확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리조나에서는 물을 어떻게 보존할지, 요금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세울 때까지 데이터센터 확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사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데이터센터 지지 입장을 "현실감각이 없는(out of touch)" 발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는 "대다수" 미국인들이 원하는 바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그렇게 데이터센터를 좋아한다면, 자기 뒷마당에도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로 카나(Ro Khanna, 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데이터센터 권리장전(Data Center Bill of Rights)' 법안을 언급했다. 이 법안은 주택, 학교, 보육시설, 병원, 요양원 반경 2,500피트 이내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고, 건설 위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나 의원은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지역이 뒤처지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는 잊혀진 미국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너선 잭슨(Jonathan Jackson, 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지역사회에 무엇이 "공정한지"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富)는 기술 업계로 흘러 들어갔는데, 이들은 규제도 받지 않고 통제도 되지 않으며 자선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스티븐스(Haley Stevens, 민주·미시간) 하원의원은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부담이 지역사회에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 요금 납부자들에게 낮은 공공요금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며 "데이터센터가 이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입장이 갈렸다. 일부 의원은 경제적 효과를 강조한 반면, 다른 일부는 지역 통제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메이스(Nancy Mace, 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중국과의 AI 경쟁을 위해 관련 투자를 지지한다면서도, 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 분야에서 중국에 앞서 나가야 하고, 데이터센터도 그 일부"라면서도 "하지만 남의 집 뒷마당에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치 매코믹(Rich McCormick, 공화·조지아) 하원의원은 데이터센터를 옹호하며 세수 확대, 지역 인프라 개선, 에너지 생산 지원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해야 할 정도"라며 "물론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각자의 선택이지만, 내 생각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랠프 노먼(Ralph Norman, 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결정은 주와 지역사회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수정헌법 10조가 보장하는 주(州)의 권리를 믿는다"며 "각 지역사회가 주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여러 주에서 전기요금, 물 사용량, 개발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논쟁이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 내 어디에 자리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