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9 08:46 AM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첨단제조시설 환경규제 완화 축소법안 거부권 행사

By 이재경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첨단제조시설에 대한 캘리포니아 환경품질법(CEQA) 적용 예외 범위를 축소하려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LA타임스가 18일(금)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재계와 산업계의 강한 반발 속에 지난 17일(목) 내려졌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캐서린 블레이크스피어(민주·엔시니타스)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상원법안 954호(SB 954)다. 이 법안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가 신규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주택 및 인프라 프로젝트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며 논란이 됐던 CEQA 개편 조치의 일부를 되돌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비판론자들은 지난해 CEQA 개편으로 인해 노천 채굴업체, 화학물질 생산업체, 배터리 재활용업체, 반도체 공장 같은 첨단제조시설이 아무런 환경영향평가 없이 지역사회에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지적해왔다. 시에라클럽,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캘리포니아환경유권자연합 등 수십 개 환경단체는 이미 산업시설로 인한 오염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며 뉴섬 주지사에게 법안 서명을 촉구한 바 있다.

게빈 뉴섬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료화면)

그러나 뉴섬 주지사는 거부권 메시지에서 지난해 CEQA 개편을 "캘리포니아가 다시 건설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든,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할 개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법안 발의자가 이번 개혁이 의도치 않은 부정적 환경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점은 인정하지만, 이 법안은 단순히 기존 예외 조항을 명확히 하거나 다듬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 법안은 첨단제조시설에 대한 CEQA 적용 예외 자체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법안에 포함된 수많은 새로운 입지·운영·배출 관련 요건들은 애초에 이 예외 조항이 지원하려던 다수의 프로젝트에 대해 오히려 그 적용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레이크스피어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새로운 CEQA 적용 예외 조항 중 일부가 건설을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난 5월 가든그로브에서 발생해 수천 명의 대피를 촉발했던 화학물질 유출 아찔한 사고가 첨단제조시설을 지역사회 인근에 배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비상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광범위하고 성급한 환경영향평가 면제 조치에 합리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서는 안 된다"며 "지역사회와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성장의 일부다. 캘리포니아 주민을 보호하고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CEQA 예외 조항에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의 이번 거부권 행사는 캘리포니아상공회의소와 캘리포니아제조기술협회 등 주요 산업단체와 재계의 반발 속에 나온 결정이다. 캘리포니아주 재정국 역시 이 법안에 대해 분석 보고서에서 "행정부 정책과 배치된다"고 평가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랜스 헤이스팅스 캘리포니아제조기술협회 최고경영자(CEO)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거부권이 "캘리포니아에서 제조업체들이 혁신하고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조업이 캘리포니아에서 연간 382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124만 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법안 지지자들은 뉴섬 주지사의 이번 결정이 결국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더 많은 주민을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영리단체 시에라클럽 캘리포니아지부의 아샤 샤르마 부국장은 "캘리포니아 전역의 최일선 지역사회는 기업 이윤을 위해 대기와 물을 오염시켜온 산업들로 인한 피해를 계속 감내하고 있다"며 "SB 954는 바로 그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말했다.

블레이크스피어 의원은 내년에도 이 문제에 대한 입법 노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