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 08:54 AM
By 전재희
연료·착륙서비스·항공권 판매 제공 업체까지 2차 제재 경고
"거래하면 달러 시스템서 배제"...대이란 '경제 고립 작전' 확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항공산업 전체로 확대하면서 이란 항공사들의 국제 운항을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이르면 23일부터 전 세계 공항과 항공 관련 기업들이 이란 항공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센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 항공사들이 해외 공항에 착륙할 경우 해당 항공기에 연료를 공급하거나 착륙·지상조업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항공권 판매 역시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그는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달러 시스템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이란 경제 압박 캠페인인 'Operation Economic Outcast'의 일환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8일 이란 항공산업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항공사와 관련 기업, 해외 중개업체 등 36개 대상을 제재했다.
재무부는 당시 이란의 상업 항공사들이 단순한 민간 항공 운송뿐 아니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무기와 인력, 기타 물자의 이동에도 이용돼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한항공(Mahan Air) 등 일부 민간 항공사가 군사 관련 운송망에 이용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치는 특정 항공사의 미국 취항을 금지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미국은 제3국의 공항 운영사와 정유회사, 지상조업 업체, 여행사, 금융기관까지 대상으로 2차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이란 항공사와의 거래 자체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란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차질도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대이란 제재 압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터키와 오만은 마한항공 운항을 중단했고, 이란 항공사들의 해외 운항망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마한항공이 이스탄불과 앙카라, 무스카트 노선의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이란으로 들어가는 국제선 항공편 가운데 상당수가 취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항공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유엔총회에서 이란에 대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압박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작전과 함께 금융·에너지·해운·항공 등 이란의 대외 경제활동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이달 초에도 항공사와 항공기 리스회사, 해운, 디지털 자산 등이 추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다른 국가와 기업들에 이란 정권을 지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또 국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이란의 자금 조달과 조달망을 차단하기 위한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지난 16일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회의를 열고 이란 정권과 연계된 수익 흐름과 조달 네트워크를 차단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해외 은행이나 기업도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의 2차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결국 베센트 장관이 말한 "이란 항공사 전면 중단"은 미국이 직접 전 세계 이란 항공기의 운항을 법적으로 금지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이란 항공기에 연료·착륙·정비·항공권 판매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기업을 달러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운항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에 가깝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이란의 군사·물류 네트워크뿐 아니라 해외 이동과 상업 활동까지 차단하면서 협상 압박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