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 08:54 PM
By 이재경
멕시코 태평양 연안에서 발달 중인 허리케인 '폴로(Polo)'가 5등급으로 강화되면서 이미 큰 피해를 입은 남캘리포니아 해안에 추가 침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LA타임스가 22일(화)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발표한 예보 보고서에서 이 폭풍이 앞으로 며칠간 "극도로 위험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HC에 따르면 폴로는 급속히 세력을 키운 뒤에도 오후까지 계속 강화되고 있으며, 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낮은 풍속과 매우 따뜻한 해수면 온도, 풍부한 수분 등으로 인해 폭풍이 앞으로 며칠간 "매우 우호적인 환경"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센터는 "따라서 추가적인 강화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폭풍의 최대 풍속은 시속 180마일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보 당국은 폴로가 목요일까지 멕시코 남서부 해안 지역에 폭우를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폭풍 자체는 해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경사가 급한 지형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침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HC는 멕시코 남서부 일부 지역에 열대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반면 남캘리포니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옥스나드 소재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 소속 기상학자 브라이언 루이스(Bryan Lewis)는 지난 21일 상층 대기 흐름에 따라 폴로가 열대성 습기를 이 지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발생한 태평양 폭풍들, 특히 최근의 허리케인 '마리(Marie)'는 남부 지방을 연상시킬 정도로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이 지역에 드리운 바 있다.
루이스는 22일 오후 폭풍의 경로에 따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비가 내릴 확률은 5%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더 큰 우려는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높은 파도와 만조가 겹치면서 해안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국립기상청은 22일 오후 기준으로 여러 차례의 남풍성 너울로 인해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해변에서 파도가 높아지고 이안류가 강해질 것으로 예보했다. 루이스는 "거의 여름 내내 남풍성 너울이 이어져 온 만큼 취약한 해안 지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폴로는 올해 동태평양에서 발생한 16번째 이름 붙은 폭풍이다. 올해 들어 이미 여러 카운티와 지방자치단체가 태평양발 강력한 열대폭풍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해변이 침식되면서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라구나비치(Laguna Beach), 다나포인트(Dana Point), 칼즈배드(Carlsbad) 등이 해안 침식과 모래 유실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언한 지역에 포함됐다.
엘니뇨(El Niño) 현상은 통상 동태평양에서 이례적으로 활발한 허리케인 시즌을 유발하고, 남캘리포니아에는 겨울철 폭우를 몰고 온다. 이번 엘니뇨는 최소 한 세대 만에 가장 강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기상 패턴이 주 전역에 높은 파도와 강한 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올겨울 폭풍에 대비해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