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10:22 AM

스페이스X 스타십, 사상 첫 지구궤도 진입...스타링크 26기 배치 성공

By 전재희

14번째 시험비행서 처음으로 지구궤도 진입...스타링크 V3 위성 26기 실제 배치
상승 중 랩터 엔진 1기 조기 정지에도 궤도 진입 성공...10시간 계획은 3시간으로 단축
슈퍼헤비 부스터도 멕시코만 통제 착수 성공...스타십은 하와이 북쪽 태평양에 착수
NASA 달 착륙선·차세대 스타링크의 핵심 운송수단...엔진 신뢰성은 여전히 주요 과제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SpaceX)가 차세대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을 처음으로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지난 수년 동안 13차례 시험비행을 거치면서도 준궤도 비행에 머물렀던 스타십이 처음으로 실제 지구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수송 시스템 개발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스타쉽
(스타쉽 발사장면. 영상캡쳐 )

스타십은 이번 비행에서 단순히 궤도에 올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차세대 스타링크(Starlink) V3 위성 26기를 실제 궤도에 배치했다.

다만 상승 과정에서 엔진 하나가 예상보다 일찍 멈추면서 당초 약 10시간 동안 지구를 6차례 돌 계획이었던 임무는 약 3시간 만에 종료됐다.

스타십 14번째 시험비행...처음으로 '진짜 궤도' 진입

스페이스X는 9월28일 오전 7시48분(미 중부시간) 텍사스 스타베이스(Starbase)에서 스타십 14차 시험비행을 시작했다.

이번 비행은 처음부터 이전 시험비행들과 성격이 달랐다.

스페이스X는 앞선 13차례 시험에서 의도적으로 완전한 지구궤도에 진입하지 않는 준궤도 궤적을 사용해왔다. 비행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체가 예측 가능한 지역으로 떨어지도록 해 공공 안전을 확보하면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14차 비행에서는 처음으로 고도 약 275㎞의 실제 지구궤도에 들어가 약 10시간 동안 지구를 6차례 돌고, 이후 남미 칠레 서쪽 태평양에 착수하는 계획을 세웠다.

발사 약 26분 뒤 관제팀은 스타십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엔진 하나 멈추며 한때 궤도 진입 포기 검토

그러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스타십 상단 우주선이 슈퍼헤비(Super Heavy) 부스터와 분리된 뒤, 주 엔진 3기 가운데 하나가 예정된 시점보다 일찍 정지했다.

당시 스페이스X 생중계에서는 처음에 스타십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스페이스X의 댄 후엇(Dan Huot)은 한때 관제팀이 궤도 진입을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몇 분 뒤 엔지니어들이 다른 엔진을 이용한 궤도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계획이 다시 변경됐다.

스타십은 이후 엔진을 다시 점화해 속도를 높였고 결국 지구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엔진 하나가 고장난 상태에서도 남은 추진체계를 이용해 궤도에 들어갔다는 점은 이번 시험에서 주목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Starship is orbital"...관제실 환호

궤도 진입이 확인되자 스페이스X 관제팀은 "Starship is orbital"이라고 선언했다.

스타십이 실제 지구궤도에 오른 것은 개발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스타쉽
(스타쉽. 영상 캡쳐)

스타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로켓 시스템 가운데 하나로, 아래쪽의 슈퍼헤비 부스터와 상단의 스타십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전체 높이는 약 120m가 넘으며, 두 구성체 모두 장기적으로 완전 재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처음으로 실제 화물도 실었다

이번 비행은 기술시험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의 차이가 있었다. 실제 상업용 화물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스타십은 궤도에 진입한 뒤 고도 약 269㎞에서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를 한 대씩 분리했다.

머스크는 이후 26기의 V3 위성이 모두 목표 궤도에 배치됐으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스타십이 처음으로 실제 위성을 궤도에 배치한 임무이자, 로이터 표현으로는 스타십의 첫 수익 창출 상업비행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스타링크 V3,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능력 10배

스타십의 궤도 진입이 스페이스X에 특히 중요한 이유는 차세대 스타링크 때문이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 배치된 V3 스타링크 위성은 현재 팰컨9(Falcon 9) 로켓이 발사하는 V2 Mini 위성보다 약 10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팰컨9은 한 번에 약 20~30기의 V2 Mini 위성을 주로 발사한다.

머스크는 스타십이 정상 운용에 들어가면 V3 위성을 한 차례에 최대 약 60기씩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십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면 스타링크 위성망 구축 속도와 통신용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당초 10시간 계획은 3시간으로 단축

하지만 엔진 이상 때문에 스페이스X는 전체 임무를 예정대로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약 10시간 동안 지구를 6차례 공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비행을 약 3시간 만에 끝내기로 결정했다.

즉 스타십이 궤도에 진입하고 위성을 배치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성공했지만, 장시간 궤도비행과 추가적인 엔진 운용시험 등 일부 목표는 수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비행을 완전한 성공으로만 평가하기보다는 핵심적인 첫 궤도진입과 위성배치에는 성공했지만 추진체계에서는 새로운 문제도 확인된 시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슈퍼헤비도 멕시코만에 통제 착수

하단의 슈퍼헤비 부스터 역시 예정된 절차를 수행했다.

스타십을 우주로 밀어 올린 뒤 분리된 슈퍼헤비는 지구로 돌아와 엔진을 이용해 속도를 줄이며 멕시코만 해상에 통제된 방식으로 착수했다.

이전 두 차례 비행에서는 착수 과정이 거칠게 끝났지만 이번에는 보다 안정적인 하강을 보여줬다.

다만 슈퍼헤비 역시 하강 과정에서 일부 엔진이 작동을 멈췄다고 스페이스X는 밝혔다.

스타십은 태평양 착수...회수 계획은 없어

상단 스타십은 약 3시간의 임무를 마친 뒤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

하강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세를 수직으로 전환하는 플립 기동을 수행한 뒤 엔진을 점화해 속도를 낮췄다.

스타십은 하와이 북쪽 태평양에 수직에 가까운 자세로 착수한 뒤 옆으로 넘어졌으며, 주변에 큰 화염이 발생했다.

이번 시험에서는 우주선을 해상에서 회수하거나 다시 사용하는 계획은 없었다.

스페이스X의 장기 목표는 스타십과 슈퍼헤비를 모두 회수해 빠르게 다시 발사하는 완전 재사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완전 재사용이 스타십의 진짜 목표

현재 우주발사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 가운데 하나는 로켓을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데서 발생한다.

스페이스X는 팰컨9의 1단 로켓을 반복적으로 착륙시키고 재사용하면서 이미 발사비용을 크게 낮췄다.

스타십의 목표는 이를 한 단계 더 확장하는 것이다.

슈퍼헤비 부스터뿐 아니라 우주에 올라가는 스타십 본체까지 회수해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스타십을 항공기처럼 빠르게 재사용해 연간 수백 차례에서 수천 차례 발사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스타십이 2~3년 안에 시간 단위 발사체계를 향해 갈 수 있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실현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이번 궤도 진입은 그런 계획을 시험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의미가 있다.

NASA 달 착륙 계획에도 핵심

스타십의 성공 여부는 스페이스X만의 문제가 아니다.

NASA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서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으로 내려보낼 유인 달 착륙선으로 스타십을 선택했다.

SpaceX가 개발하는 Starship Human Landing System(HLS)은 우주비행사를 달 궤도에서 달 표면으로 운반하고 다시 궤도로 데려오는 역할을 맡게 된다. NASA는 스타십 HLS를 Artemis III와 Artemis IV 임무에 사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스타십이 실제 궤도에 진입한 것은 NASA에도 중요한 진전이다.

NASA의 재러드 아이작먼(Jared Isaacman) 국장도 이번 비행 이후 스타십의 궤도 진입과 안전한 운용을 축하했다.

그러나 엔진 문제는 달 착륙에서 훨씬 중요

반대로 이번에 발생한 엔진 이상은 달 임무를 생각하면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다.

저궤도 스타링크 위성 배치는 일단 궤도에 들어간 뒤 위성을 분리하면 임무의 상당 부분이 끝난다.

하지만 달로 가는 스타십은 상황이 다르다.

궤도에서 여러 차례 엔진을 점화해 궤적을 조정해야 하고, 달 궤도 진입과 착륙·이륙 등 훨씬 복잡한 추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로이터는 이번 엔진 고장이 NASA의 달 착륙 일정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십 시험비행에서 엔진 관련 문제가 이전에도 반복됐다는 점에서 추진체계의 장기적인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궤도진입만큼 중요한 '실제 임무 수행'

이번 14차 비행이 이전 시험과 다른 가장 중요한 점은 스타십이 처음으로 실질적인 운송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스타십 시험은 주로 발사와 단계분리, 대기권 재진입, 착수, 열차폐 시스템 등을 검증하는 개발시험이었다.

이번에는 여기에 실제 위성 26기를 실어 궤도에 올리고 분리하는 과정이 추가됐다.

즉 스타십이 단순한 실험용 우주선에서 실제 화물을 운반하는 발사체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3년 이후 13번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궤도 도달

스타십이 궤도에 도달하기까지는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23년 첫 통합 시험비행 이후 앞선 13차례의 시험은 모두 준궤도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비행에서는 발사 직후 폭발하거나 우주선이 공중에서 분해됐고, 대기권 재진입 또는 착수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스페이스X는 이러한 시험을 실패라기보다 실제 비행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는 개발방식의 일부라고 설명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타십 개발에는 지금까지 150억달러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첫 궤도진입 성공했지만 '완성'까지는 아직 거리

따라서 이번 14차 시험비행은 스타십 프로그램에서 분명한 이정표다.

처음으로 지구궤도에 진입했고, 실제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 26기를 배치했으며, 슈퍼헤비와 스타십 모두 통제된 해상 착수를 수행했다.

특히 엔진 하나가 예상보다 일찍 멈춘 상황에서도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은 추진체계의 일부 장애에도 임무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동시에 10시간으로 예정됐던 임무가 3시간 만에 종료됐고, 상단 스타십과 슈퍼헤비 모두에서 엔진 이상이 발생했다.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완전 재사용, 대규모 스타링크 발사, NASA 달 착륙, 궁극적으로 화성 유인비행까지 가기 위해서는 궤도상 장시간 운용과 엔진 재점화, 연료보급, 안정적인 착륙과 회수 등 훨씬 어려운 기술을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스타십이 처음으로 실제 지구궤도에 올라 상업용 위성을 배치했다는 것은 개발 프로그램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번 비행의 의미는 단순히 "우주에 올라갔다"는 데 있지 않다. 스타십이 처음으로 실제 화물을 지구궤도에 운송하면서 스페이스X가 구상해온 차세대 우주수송 시스템이 시험단계를 넘어 실제 운용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