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3 09:30 AM

트럼프 "이란전서 미군 18명 전사...전쟁 매우 곧 끝날 것"

By 전재희

앨라배마 중간선거 유세서 "6개월여 동안 18명의 훌륭한 장병 잃어"
"한쪽 방식이든 다른 방식이든 곧 끝난다...아마 중간선거 직후"
종전 뒤 유가 급락 전망도...현재까지 최종 휴전합의 발표는 없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공격 계속...G7, 비축유·디젤 1억배럴 방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지금까지 미군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면서 전쟁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이란전쟁을 언급하며 "이란에서 우리는 18명의 훌륭한 사람들을 잃었다. 18명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 있은 지 6개월 조금 넘었다"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는 지난 2월28일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전쟁은 곧 끝날 것이다. 한쪽 방식이든 다른 방식이든 매우 곧 끝날 것이고, 아마 중간선거 직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모빌 유세 연설 기록에서도 이 발언이 확인된다.

미국 중간선거는 오는 11월3일 실시된다.

다만 트럼프가 언급한 '중간선거 직후'는 현재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공식 종전 일정은 아니다. 현재까지 백악관이나 이란 정부가 최종 휴전 또는 종전합의를 발표한 사실은 없다.

"전쟁 끝나면 유가 크게 내려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료와 국제유가를 직접 연결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의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됐다고 주장한 뒤 전쟁이 끝나는 즉시 "유가는 급격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약 310%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수치는 트럼프의 주장으로, 이날 연설에서 구체적인 통계 출처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동전쟁은 실제로 국제 에너지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역에서 선박 공격과 운송 차질이 이어지면서 원유와 디젤 가격이 크게 올랐고, 최근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까지 나타났다.

이에 주요 7개국(G7)은 2일 원유와 디젤 등 비상 비축분 1억배럴을 공동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방출은 즉시 시작돼 약 4개월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초기 20일 동안 상당한 물량의 디젤이 시장에 공급될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은 비축유 방출 결정 이후 국제유가가 약 5달러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이란, 협상할 사람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협상 상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 한 세트를 잃었고, 또 다른 지도부를 잃었으며, 세 번째 지도부의 절반도 잃었다"는 취지로 말한 뒤 "이란에서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느냐고 물어도 아무도 없다"며 "노크, 노크. 집에 아무도 없다"고 조롱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이란의 정치·군사 지휘체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크게 약화됐다는 자신의 평가다.

그러나 이란 정부기관이 기능을 중단했다거나 미국과 협상할 공식 상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란 정부와 군부는 여전히 공식 성명을 내고 있으며 중재국을 통한 외교접촉도 계속되고 있다.

이란 측 "트럼프의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

이란 측도 즉각 반발했다.

이란 고위 인사 모센 레자에이(Mohsen Rezaei)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성공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설명을 반박했다.

레자에이는 트럼프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부르면서 "당신의 상상 속에서는 매일 승리할 수 있지만 현실은 이란 국민과 군인, 미사일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 측의 정치적 주장으로, 전쟁의 군사적 성과와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란이 서로 크게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18명 전사'는 트럼프가 제시한 숫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밝힌 18명이라는 숫자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작전 초기인 3월1일 기준 미군 3명이 전사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이라크에서 KC-135 공중급유기가 추락하는 등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 전쟁 관련 사망자를 어디까지 'Operation Epic Fury' 사상자로 분류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미 국방부의 공개 집계에 논란이 발생했다.

로이터는 지난 9월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인용해 실제 이란전 관련 미군 사망자가 당시 국방부가 공개한 숫자보다 최소 4명 많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공개 집계가 부정확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군 18명이 사망했다"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힌 숫자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전쟁 종료 전망에도 호르무즈에서는 공격 계속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걸프 해역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국(UKMTO)은 3일 오만 동쪽 약 4해리 해상에서 원유운반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선원들은 모두 안전했으며 해양오염도 보고되지 않았다. 공격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Fox News는 같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유조선 두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상선 공격과 미·이란의 군사작전이 반복되면서 세계 원유·LNG 운송의 핵심 통로가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도 여전히 대규모 군사력 유지

현장의 미군 배치 역시 즉각적인 철수단계와는 거리가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Operation Epic Fury가 이란의 군사·안보 역량과 미국에 위협이 되는 시설들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공식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구축함, 잠수함, B-1·B-2·B-52 폭격기, F-22·F-35 전투기,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방어체계 등 대규모 전력을 작전에 투입해왔다. 4월6일 미 중부사령부는 당시까지 이란 내 1만3천개 이상의 표적을 공격했고 이란 선박 155척 이상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쟁이 끝나갈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과 실제 군사작전이 종료됐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트럼프 "핵무기는 절대 갖지 못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전쟁의 핵심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면서 미국의 B-2 폭격기 공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결정적인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의 핵 관련 시설과 핵물질이 어느 정도 파괴됐는지,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는 데 실제로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란 및 국제사회의 평가가 일치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이날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나치게 강경하게 나왔다며 "그들은 협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쟁 종식이 현실화되면 유가·인플레에도 큰 변수

이번 발언이 금융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는 이란전쟁이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인플레이션 변수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동전쟁 이후 원유와 디젤 가격이 상승하면서 운송비와 제조업 비용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미 국채금리와 모기지 금리까지 급등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3%를 넘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7.28%까지 상승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망대로 전쟁이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정상화될 경우 국제유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종전 협상이 실패하고 상선 공격과 군사충돌이 계속된다면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할 위험도 남아 있다.

핵심은 "곧 끝난다"보다 "아직 합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그는 6개월 넘게 이어진 이란전쟁에서 미국이 미군 18명을 잃었다고 직접 밝혔다.

둘째, 전쟁이 "매우 곧" 끝날 것이며 그 시점을 "아마 중간선거 직후"라고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이 최종 휴전이나 종전협정에 합의했다는 발표는 없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여전히 선박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G7이 에너지 공급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 1억배럴을 방출해야 할 정도로 전쟁의 경제적 충격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중간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발언은 현재로서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전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미국 대통령이 공개 유세에서 미군 전사자 숫자를 직접 언급하고 종전 시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7개월째로 접어드는 이란전쟁이 새로운 외교·군사적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지는 앞으로 미국과 이란의 실제 협상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