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7 07:50 AM

美 국채금리 또 24년 만의 최고...뉴욕증시, 사상 최고 하루 만에 하락

By 전재희

30년물 국채금리 5.70% 돌파...10년물도 2002년 이후 최고 수준
다우 0.9%·나스닥 0.85% 하락...전날 AI 랠리로 기록 세운 S&P500·나스닥 동반 후퇴
브렌트유 다시 배럴당 100달러 넘어...중동 긴장·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시장은 연준 9월 의사록 주목...추가 금리인상 신호 확인이 최대 변수
프랑스 국채도 다시 약세...미국발 금리 충격과 유럽 재정불안 동시 확산

전날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기금리가 다시 2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다시 의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뉴욕 증권거래소. 자료화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 나스닥종합지수는 모두 하락 출발했다.

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장중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다시 기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AI 대형주가 금리와 고유가 충격을 무시하고 지수를 사상 최고로 끌어올렸지만, 이날은 국채금리와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시장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우 470포인트 넘게 하락

로이터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전 9시43분 현재 다우지수는 472.21포인트, 0.92% 하락한 51,049.07을 기록했다.

S&P500은 0.56% 떨어진 7,775.04, 나스닥종합지수는 0.85% 하락한 27,364.73을 나타냈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하락했고 소재와 산업재 업종의 낙폭이 특히 컸다.

반도체주도 약세였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3%, 엔비디아는 0.7%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 떨어졌다.

전날까지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AI 관련 기술주에서도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전날 사상 최고 기록 하루 만에 후퇴

이번 하락은 전날의 시장 분위기와 뚜렷하게 대비된다.

6일 S&P500과 나스닥은 엔비디아와 메타 등 AI 관련 대형주의 강세에 힘입어 나란히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시장의 관심이 다시 금리와 유가로 이동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Peter Cardillo) 수석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현재 일부 차익실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결국 오늘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유가와 국채금리가 어디로 움직이느냐"라고 말했다.

30년물 국채금리 5.7041%

가장 큰 부담은 미국 국채시장이다.

7일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7041%까지 올라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잠시 진정됐던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다시 시작되면서 미국 장기국채도 강한 매도 압력을 받았다.

로이터의 장중 후속 집계에서는 30년물 금리가 5.72% 부근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면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는 상승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동시에 국채매도를 자극하고 있다.

10년물도 2002년 이후 최고 수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0년물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등 미국 경제 전반의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핵심 기준금리다.

따라서 10년물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소비자의 모기지 부담이 동시에 커진다.

최근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역시 거의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결국 국채시장 불안은 금융시장 내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택과 기업투자,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채시장, 10년물·30년물 입찰도 시험대

이번 주 국채 입찰도 시장의 중요한 변수다.

미 재무부는 7일 10년물 국채를 입찰하고 8일에는 30년물 국채를 발행한다.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에도 시장에서 미국 국채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입찰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경우 재무부가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할 수 있고, 이는 장기금리를 추가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시장이 미국의 높은 재정적자와 40조달러를 넘어선 국가부채에 점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연준 의사록에 시선 집중

이날 시장의 가장 중요한 일정은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다.

연준은 지난달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연준 내부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얼마나 심각하게 평가했는지,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얼마나 강했는지가 핵심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연준의 정책방향이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9월 회의 의사록이 이러한 판단을 확인해줄지 주목하고 있다.

고유가가 연준을 더 어렵게 만든다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린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그리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이고 있다.

7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한때 1% 이상 상승해 약 101.54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거래에서는 102달러를 넘어서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트럭 운송과 항공, 농업, 제조업, 화학제품 등 거의 모든 산업의 비용을 끌어올린다.

결국 기업들이 이 비용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하면 연준이 억제하려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후티 공격으로 중동 긴장 다시 고조

유가가 다시 상승한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다.

예멘 후티 반군은 7일 아덴 국제공항 등에 탄도미사일과 폭발물을 실은 드론을 발사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후티 세력의 교전도 다시 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를 통한 원유·정제유 수송이 다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 때문에 세계 디젤과 정제유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새로운 운송차질이 발생하면 에너지가격이 다시 크게 뛸 수 있다.

멕시코만 폭풍도 유가 자극

미국 쪽에서도 새로운 공급위험이 등장했다.

멕시코만에서 형성되고 있는 폭풍이 2026년 첫 대서양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폭풍의 예상 경로에는 미국 주요 석유·천연가스 생산시설이 포함돼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미국 원유 생산량의 약 15%,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한다.

중동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에너지시설 공격에 멕시코만 허리케인 위험까지 겹치면서 원유시장의 공급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디젤 가격은 원유보다 훨씬 더 심각

문제는 원유보다 정제유 시장이 더 불안하다는 점이다.

유럽의 기준 디젤 선물가격은 이날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약 77달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루 상승률도 13%에 달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유시설 피해와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으로 세계 정제능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을 반영한다.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더라도 이를 디젤이나 휘발유로 바꿀 정유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연료가격은 쉽게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프랑스 국채도 다시 매도

채권시장 불안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랑스 국채도 7일 다시 약세를 보였다.

프랑스 10년물 국채와 독일 국채의 금리차는 약 140bp까지 확대됐다.

지난주에는 한때 160bp에 근접했다.

이 금리차는 투자자가 프랑스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독일 국채보다 얼마나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지를 나타낸다.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시장이 프랑스의 재정위험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프랑스의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2027년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유럽 국채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프랑스의 부채를 처벌하고 있다"

위즈덤트리의 아니카 굽타(Aneeka Gupta) 리서치 디렉터는 로이터에 "시장이 명확하게 프랑스를 부채 수준 때문에 처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문제가 단순한 한 국가의 재정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프랑스는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다.

프랑스 국채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이탈리아 등 다른 고부채 국가로 매도세가 확산될 수 있고, 이는 2010~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의 기억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유로도 약세

프랑스 재정불안과 미국의 높은 금리는 유로화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7일 유로화는 달러 대비 0.7% 하락해 약 1.118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주 초에는 1.1161달러까지 내려가 1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유럽은 경기와 재정불안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긴축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날의 AI 낙관론과 이날의 금리 현실

이번 시장 흐름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불과 하루 사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6일에는 시장이 AI를 봤다.

엔비디아와 메타, 알파벳 등 초대형 기술주가 상승하면서 S&P500과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에는 시장이 금리와 유가를 보고 있다.

AI의 장기 성장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국채금리가 다시 2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자 투자자들이 일부 기술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반도체지수가 2% 넘게 하락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AI가 얼마나 금리 충격을 버틸지가 관건

최근 미국 증시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AI 대형주가 상승하면서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장기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높은 금리는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킨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구축을 위해 수천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기술기업에도 결국 부담이 된다.

동시에 국채가 5%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하면 투자자는 주식 대신 채권을 선택할 유인도 커진다.

따라서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되느냐가 AI 랠리 지속 여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고금리+고유가'

현재 투자자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조합은 금리와 유가가 동시에 높은 상태다.

고금리는 주택과 기업투자, 소비를 압박한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을 높인다.

경기가 둔화되는데 물가가 높게 유지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다.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

현재 시장이 연준 의사록을 특히 민감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아직 주식시장 붕괴 신호는 아냐

다만 이날 하락만으로 최근의 증시 상승추세가 끝났다고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S&P500과 나스닥은 불과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기대도 여전히 강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AI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의 높은 이익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움직임은 기록적인 상승 이후의 차익실현과 금리·유가 위험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계속 경고 보내

주식시장보다 더 중요한 신호는 오히려 채권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30년물 금리가 5.7%를 넘어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단순히 다음 연준 회의만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적자, 막대한 국채발행 물량에 대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가 10월5~7일 채권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전히 올해 말 10년물 금리가 5.0%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중간값이었지만, 상당수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 실제 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이 크다고 인정했다.

앞으로 세 가지가 시장 방향 결정

단기적으로 시장은 세 가지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연준 9월 회의 의사록이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 내부의 의지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국채금리가 더 상승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미 재무부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이다.

막대한 국채 공급을 투자자들이 현재 금리에서 충분히 받아들이는지가 확인된다.

세 번째는 국제유가다.

브렌트유가 다시 100달러 아래로 안정될지, 아니면 중동 긴장과 허리케인 위험으로 추가 상승할지가 인플레이션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전날까지 AI가 모든 악재를 밀어내며 미국 증시를 사상 최고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7일 시장은 다시 오래된 질문을 투자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AI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 기대가 5%를 훌쩍 넘는 장기금리와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까지 계속 이겨낼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주식시장의 AI 낙관론과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재정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