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8 09:39 AM

트럼프 "이란 기세 거의 꺾였다...호르무즈 원유 쏟아져 나온다"

By 전재희

"이란에 남은 기세 많지 않아"...군사·경제 압박 효과 강조
"최근 사흘 호르무즈 원유수송 크게 늘어"...이란의 핵심 압박수단 약화 주장
트럼프 "전쟁 매우 곧 끝날 것"...이란 정권의 협상 가능성에 자신감
미국은 군사작전과 원유봉쇄 병행...다른 걸프 산유국 수출은 빠르게 회복
후티·유조선 공격은 계속되지만 트럼프는 "이란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판단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군사적·경제적 저항력이 거의 소진되고 있다며 전쟁이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는 이란이 세계 에너지시장을 압박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온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수송이 다시 크게 늘고 있다며 이란의 전략적 지렛대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는 7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을 가리켜 "조금의 기세(spunk)가 남아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실패한 국가"라고 부르며 미국이 군사적으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와 해상봉쇄, 금융제재가 동시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에 기세 조금 남았지만 많지 않다"

트럼프가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이란의 전쟁수행 능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란이 더 이상 전쟁 초기와 같은 힘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의 협상 압박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세가 조금 남아 있지만 많지는 않다"는 표현도 단순히 군사시설의 피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해상봉쇄와 금융제재로 이란이 핵심 외화수입원인 원유수출에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평가까지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으로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과 전력을 압박하는 한편 경제적으로는 원유수출과 국제금융망을 차단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란이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자금과 외화를 고갈시키면서 결국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호르무즈에서 원유 엄청나게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수송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흘 동안 호르무즈를 통해 매우 많은 원유가 빠져나오고 있다며 원유수송이 크게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게 이 문제는 단순한 에너지 통계가 아니라 이번 전쟁의 전략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 가운데 하나로, 전쟁 전에는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수로를 통과했다.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과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호르무즈를 위험하게 만들어 국제유가를 급등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력한 전략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트럼프의 주장은 이 카드가 예상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란은 막고, 원유는 흐르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전략을 경제적으로 압축하면 '이란의 원유는 막고 다른 걸프 국가들의 원유는 계속 흐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란의 원유수출이 차단되면 테헤란은 외화와 전쟁자금을 잃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의 원유가 계속 시장에 공급되면 세계경제가 심각한 에너지 부족에 빠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이 구조가 유지될수록 이란은 더 불리해진다. 자신들의 원유는 팔지 못하면서 다른 산유국들의 수출까지 막지 못한다면 경제적 압박은 이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원유수송 회복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란은 실패한 국가"

트럼프는 이날 이란을 "실패한 국가"라고 표현하며 군사적 피해와 경제적 고립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중동 전역의 무장세력 지원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핵·군사 능력이 크게 약화됐고, 해상봉쇄로 원유판매까지 차단되면서 장기전을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경제에서 원유수출은 가장 중요한 외화수입원 가운데 하나다. 수출이 장기간 줄어들 경우 정부재정과 외환보유액, 통화가치, 수입능력 전반이 동시에 압박받게 된다. 트럼프가 "이란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고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적 배경도 이 부분이다.

반대로 걸프 산유국 수출은 빠르게 회복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을 중심으로 한 걸프 산유국들은 전쟁 초기 급감했던 수출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다.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만 이용하는 대신 육상 파이프라인과 홍해 항구, 오만만의 수출시설, 선박 간 환적 등을 활용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보내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활용하고 있으며, UAE 역시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고 오만만으로 원유를 보내는 수출망을 갖고 있다. 미국의 해상보호 아래 해협 안쪽에서 원유를 싣고 나온 선박이 바깥에서 대형 유조선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이른바 '셔틀 운송'도 확대됐다. 전쟁 초기 호르무즈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새로운 물류체계가 만들어지면서 중동 전체 수출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트럼프 "전쟁 매우 곧 끝날 것"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도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전쟁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는 이란이 군사적·경제적으로 동시에 압박받으면서 결국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미사일 능력, 원유수출 가운데 어느 하나에서도 전쟁 이전과 같은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시간이 미국 편이며, 압박이 계속될수록 테헤란의 협상 유인은 커질 것이라는 것이 트럼프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이란 핵 위협 그냥 둘 수 없었다"

트럼프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 역시 핵무기 위협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며 미국 도시가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을 받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 같은 미국 도시까지 언급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사전에 저지해야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에픽 퓨리 작전을 단순한 중동 지역전쟁이 아니라 미국 본토에 대한 장기적인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으로 설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 동시에 군사적 타격과 경제적 고립을 함께 추진해 이란이 핵개발을 지속할 능력 자체를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가 강조하는 것은 군사전보다 '지속할 능력'

최근 트럼프의 발언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많은 군사시설을 파괴했느냐보다 이란이 전쟁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군사시설을 파괴하더라도 원유수출과 외화수입이 유지된다면 이란은 전력을 다시 구축할 수 있지만, 경제기반까지 흔들리면 장기전을 이어가기 어려워진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란의 원유수출과 금융망을 차단하는 동시에 다른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는 계속 세계시장에 공급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가 말한 "기세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표현은 이런 군사·경제 압박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이란의 반격은 유조선 공격

그러나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는 유조선 공격이 크게 증가했고 일부 선박회사들은 운항을 줄이거나 더 높은 보험료와 운송비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타르 북쪽 해상에서도 유조선이 여러 발의 발사체에 피격되면서 공격 범위가 호르무즈보다 더 깊은 페르시아만 내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현재까지 일부 공격의 배후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동 해상운송 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란이 원유수출과 금융 측면에서 압박받을수록 남아 있는 전략적 수단인 해상교통과 주변국 에너지시설을 더욱 적극적으로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후티도 사우디 공격 확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역시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후티는 최근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사우디군은 일부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도 공격 이후 연기가 목격됐으며 후티는 사우디 에너지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경고했다.

이는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경제 압박을 받는 동안 친이란 세력이 주변국을 공격하면서 전선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트럼프는 이러한 공격을 이란이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라기보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남아 있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이를 '마지막 저항'에 가깝게 평가

트럼프의 시각에서 현재 전쟁의 큰 흐름은 미국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란의 원유수출은 줄고 있고, 다른 걸프 산유국의 원유수출은 늘고 있으며, 미국은 군사적으로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제재와 해상봉쇄가 겹치면서 이란의 외화수입과 장기전 능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판단이다.

따라서 최근의 유조선 공격이나 후티의 미사일 공격 역시 전쟁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신호라기보다 이란과 그 동맹세력이 여전히 보유한 일부 공격능력을 활용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다. "조금의 기세가 남아 있지만 많지는 않다"는 말이 바로 이런 판단을 압축한다.

원유수송 회복은 미국 국내정치에도 중요

호르무즈 원유수송 회복은 미국 국내정치에서도 중요하다.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의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이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도 중동 원유공급은 유지하는 것이 외교·안보 측면뿐 아니라 국내 경제정책에서도 중요하다. 트럼프가 전쟁의 조기 종식과 원유수송 회복을 함께 강조하는 것도 유가 안정과 생활비 문제를 동시에 의식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란의 가장 강한 카드가 약해지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이날 발언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이란이 사용할 수 있는 핵심 지렛대가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핵무기 프로그램은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압박받고 있고, 원유수출을 통한 외화수입은 봉쇄로 타격을 받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세계 에너지시장을 흔드는 전략도 다른 걸프 산유국들의 우회수송과 미국의 해상지원 때문에 예상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는 이 때문에 전쟁을 장기 교착상태로 보지 않는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고, 이란 경제는 압박받고 있으며, 다른 중동 국가의 원유는 다시 세계시장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결국 이란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트럼프의 전망이다.

"기세가 조금 남았지만 많지 않다"

현재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고 호르무즈와 페르시아만의 해상위험도 여전히 높다. 그러나 트럼프가 보는 전쟁의 핵심은 이란이 앞으로 얼마나 더 공격할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있다.

이란의 원유수입은 줄어들고 있고, 다른 걸프 국가들의 원유는 다시 시장으로 흘러나오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경제적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현재 이란의 상태를 "조금의 기세가 남아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표현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