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2 09:45 AM

트럼프 "러시아·우크라이나, 즉각 에너지 휴전 합의" 전격 발표

By 전재희

"양측 합의했다...어기지 말라" 트루스소셜 통해 발표
정유시설·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 상호 공격 중단...전면 휴전으로 이어질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에너지 휴전(Energy Ceasefire)'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장기간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상호 공격을 멈추기 위한 새로운 휴전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즉시 발효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에너지 휴전이 있다"며 "양측이 합의했다. 이를 어기지 말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사용한 표현은 전쟁 전체를 중단하는 전면 휴전이 아니라 양측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제한하는 부분 휴전이다.

정유시설·발전소 공격부터 멈추는 부분 휴전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의 정유시설과 발전소,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는 악순환을 끊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양측이 상대방의 에너지 생산 및 공급망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전쟁 피해가 민간 경제와 국제 에너지시장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해왔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전력망, 가스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이러한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춘 뒤 보다 광범위한 휴전과 종전 협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Axios에 따르면 백악관이 논의해온 초기 구상에는 양측이 서로의 정유시설을 공격하지 않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이후 발전소와 전력망 등을 포함하는 폭넓은 에너지 휴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트럼프,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압박

이번 발표에 앞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러시아 석유제품 생산시설이 공격받으면서 디젤 공급이 줄어들 경우 이미 불안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도 높은 디젤 가격은 트럭 운송업체와 농업, 건설업 등 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에너지 공급까지 불안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에너지 휴전 발표에 앞서 러시아산 디젤을 미국과 세계시장에 추가 공급하는 방안도 러시아와 논의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안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완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협상에서 서로 연결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 전체를 멈추는 휴전은 아니야

트럼프의 이번 발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 자체를 모두 중단시키는 전면 휴전과는 구분된다. 최전선에서의 지상전이나 일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까지 즉각 중단한다는 내용은 현재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양측이 경제와 민간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우선 중단함으로써 전쟁 강도를 낮추겠다는 단계적 접근에 가깝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보다 광범위한 휴전 협상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은 러시아의 반복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어왔으며,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과 석유 관련 인프라에 피해를 입었다. 양측이 실제 공격을 중단할 경우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상호 공격 제한이 이뤄질 수 있다.

지난 9월에도 비슷한 합의 발표

트럼프는 지난 9월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미국은 양측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제한함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평화협상으로 이어가려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트럼프가 "양측이 합의했다"고 직접 밝히면서 즉시 발효를 선언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한 양측에 "이를 어기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휴전 준수를 압박했다.

다만 발표 시점에는 휴전의 구체적인 시작시간과 적용 대상 시설, 위반 여부를 판단할 감시체계, 위반 시 대응방안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종전 협상으로 이어질 첫 단계 될까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양측을 직접 협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 에너지 휴전은 전체 전쟁을 한 번에 중단하기보다는 양측 모두 이해관계가 큰 특정 분야에서 먼저 공격을 멈추게 하는 단계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시설은 러시아에게는 석유와 가스 수출을 통한 핵심 재정수입원이고, 우크라이나에게는 겨울철 전기와 난방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인프라라는 점에서 양측 모두에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에너지 분야에서 실제 휴전이 이뤄진다면 향후 다른 군사시설과 전선으로 휴전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이번 발표가 실제 전쟁 완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양측의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상호 공격을 즉각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의 새로운 외교적 국면이 시작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