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 11:07 AM

미국 소셜시큐리티 2027년 3.6% 인상...과세소득 상한도 19만2300달러로 올라

By 전재희

평균 은퇴자 월 75달러·연 900달러 증가...2023년 이후 최대 COLA
고소득 근로자 과세상한 4.2% 올라...Medicare 보험료 인상으로 일부 혜택 상쇄될 수도

미국의 소셜시큐리티 급여가 2027년 3.6% 인상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서 은퇴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평균적인 은퇴자는 내년부터 연간 약 900달러를 더 받게 된다.

미 사회보장국(SSA)은 14일 2027년 생계비조정률(COLA)을 3.6%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적용된 2.8%보다 높은 수준이며 2023년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다.

평균 월 지급액 약 75달러 증가

2027년 1월부터 미국의 약 5,500만명 은퇴 수급자가 받는 월평균 소셜시큐리티 급여는 약 75달러 증가한다.

LA 소셜시큐리티 오피스
(LA 소셜 시큐리티 오피스)

현재 기준으로 은퇴자의 월평균 급여는 약 2,088달러다. 여기에 3.6% COLA가 적용되면 월 지급액은 대략 2,160달러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으로 보면 평균 은퇴자가 약 900달러를 추가로 받는 셈이다.

소셜시큐리티를 받는 은퇴자뿐 아니라 장애인과 유족 등 다른 수급자에게도 COLA가 적용된다.

최고소득 은퇴 부부는 연간 3,600달러 더 받아

고액의 소셜시큐리티 급여를 받는 은퇴자의 증가액은 훨씬 크다.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올해 정상 은퇴연령에 은퇴한 최고소득 부부의 경우 2027년 소셜시큐리티 급여가 두 사람 합쳐 연간 약 3,600달러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부부의 연간 소셜시큐리티 급여 합계가 1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CRFB는 분석했다.

COLA는 모든 수급자에게 동일한 비율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급여가 많을수록 실제 달러 기준 증가액도 커진다.

COLA는 7~9월 물가로 결정

소셜시큐리티 COLA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도시 임금근로자 및 사무직 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CPI-W)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평균 물가를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다음 해 급여 인상률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8월의 3.4%보다 높아졌으며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최근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고, 이 같은 흐름이 2027년 COLA에도 반영됐다.

2023년 이후 최대 인상폭

2027년 COLA 3.6%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2023년에는 COLA가 8.7%까지 올라갔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2024년에는 3.2%, 2025년에는 2.5%, 2026년에는 2.8%로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에너지와 생활비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인상폭이 확대됐다.

고소득 근로자 과세상한 19만2,300달러로 인상

소셜시큐리티 급여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고소득 근로자들이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내야 하는 소득 상한도 크게 올라간다.

2027년 소셜시큐리티 급여세 과세소득 상한은 19만2,300달러로 올라간다. 이는 기존보다 4.2% 증가한 것이다.

근로자와 고용주는 각각 소득의 6.2%를 소셜시큐리티 세금으로 납부한다. 다만 이 세금은 정해진 과세상한까지만 적용되며 이를 초과하는 소득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이번 과세상한 인상으로 고소득 근로자와 고용주는 각각 2027년에 최대 약 484달러의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전체 근로자의 약 6%가 과세상한 넘어

미국 근로자의 약 6%는 소셜시큐리티 과세상한을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체 근로소득 가운데 약 17%는 현재 소셜시큐리티 급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과세상한 이상의 소득이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는 장기적인 소셜시큐리티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세상한을 크게 높이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방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구조에서는 고소득자의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일정 금액 이상에는 소셜시큐리티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자 40%, 소득 절반 이상 소셜시큐리티 의존

소셜시큐리티는 미국 고령층에게 매우 중요한 소득원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의 약 40%는 전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소셜시큐리티에 의존하고 있다.

AARP의 빌 스위니(Bill Sweeney) 수석부회장은 "많은 사람에게 소셜시큐리티는 은퇴자산 가운데 유일하게 물가에 연동되는 소득"이라며 COLA 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식료품과 휘발유, 주거비, 의료비가 모두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자동 조정되는 소셜시큐리티가 은퇴자들의 구매력을 지키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AARP "3.6%도 실제 생활비 상승 따라가기 부족"

다만 고령층이 실제로 느끼는 생활비 상승은 COLA 3.6%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은퇴자들은 일반 소비자보다 의료비에 더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만으로 실제 생활비 부담을 완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ARP 조사에서는 50세 이상 응답자의 상당수가 물가 상승을 따라잡으려면 COLA가 5~8%는 돼야 한다고 답했다.

스위니는 의료비를 비롯해 고령층이 많이 지출하는 항목의 상승률을 고려하면 3.6% 인상도 실제 구매력을 완전히 보전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Medicare Part B 보험료 인상도 변수

소셜시큐리티 급여가 증가하더라도 Medicare 보험료가 오르면 실제 수령액 증가폭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Medicare Part B 보험료는 의사 진료와 외래 의료서비스 등을 보장하며, 많은 은퇴자의 경우 소셜시큐리티 급여에서 자동으로 차감된다.

Medicare 재정관리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추산에 따르면 2027년 표준 Part B 월 보험료는 6.60달러 올라 209.5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소셜시큐리티 급여가 월 75달러 증가하더라도 실제 은행계좌에 들어오는 순증가액은 Medicare 보험료 인상으로 일부 줄어들 수 있다.

정확한 2027년 Medicare Part B 보험료는 CMS가 올해 가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소셜시큐리티 고갈 문제도 다시 부각

COLA 인상과 별개로 소셜시큐리티의 장기 재정 문제는 더욱 심각한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소셜시큐리티는 매년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일하던 시절 쌓아둔 준비금을 계속 소진하고 있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2030년대 초 신탁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있으며, 의회가 제도를 개혁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급여가 삭감될 수 있다.

WSJ는 현행 전망상 2032년부터 약 22%의 자동 급여 삭감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는 급여세 과세상한 인상과 세율 조정, 은퇴연령 변경, 급여 산정방식 수정 등 다양한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3.6% 인상은 혜택이면서 인플레이션의 결과

2027년 COLA 3.6%는 은퇴자에게 더 많은 소득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물가 부담이 다시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OLA는 정부가 별도로 복지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생한 물가 상승을 뒤늦게 반영하는 자동 조정제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휘발유와 식료품, 주거비, 의료비 등 주요 생활비가 상승하면서 은퇴자들이 받는 급여도 이에 맞춰 올라가게 됐다.

결국 2027년 소셜시큐리티 수급자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약 900달러를 더 받게 되지만, 실제 생활수준이 개선될지는 향후 물가와 의료비, Medicare 보험료가 얼마나 오르느냐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