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1 03:25 PM

메타, 개인정보 오도 혐의로 250억달러 배상명령...뉴멕시코주 '빅테크 책임' 신호탄

By 전재희

배심원 "29개 진술 중 26개 오도"...뉴멕시코 소비자보호법 위반 4,300만건 판단
법원, 최대 2,190억달러 가능했던 벌금 250억달러로 낮춰...Meta "항소하겠다"

Meta Platforms가 Facebook 이용자들에게 개인정보 처리방식을 오도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따라 뉴멕시코주 법원으로부터 250억달러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Fox Business에 따르면 뉴멕시코주의 프랜시스 매슈(Francis Mathew) 판사는 21일 Meta에 250억달러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달 배심원단이 Facebook의 개인정보 처리와 플랫폼 운영과 관련해 Meta가 이용자들에게 수십 차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설명을 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메타
(메타 로고. 자료화면)

매슈 판사는 판결문에서 "Facebook의 위법행위는 수년 동안 지속됐고 체계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됐으며, Facebook의 핵심 사업관행 자체와 직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Cambridge Analytica 사태에서 시작된 소송

이번 사건은 Cambridge Analytica 스캔들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폐업한 정치컨설팅업체 Cambridge Analytica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2016년 대선 캠페인과 함께 일했으며, 제3자 앱을 통해 최대 8,700만명의 Facebook 이용자 정보를 동의 없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멕시코주는 2021년 Met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정부는 Facebook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그리고 플랫폼에서 유해 콘텐츠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 "29개 진술 중 26개가 오도"

재판에서 검토된 Meta의 진술은 모두 29개였다.

배심원단은 이 가운데 26개가 이용자를 오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Meta가 뉴멕시코주의 소비자보호법을 4,300만회 이상 위반했다고 봤다.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수백만명의 이용자에게 반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개별 위반에 대한 법정 벌금이 누적되면 천문학적인 액수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에서 확인됐다.

법대로 계산하면 최대 2,190억달러

매슈 판사는 뉴멕시코주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Meta에 부과할 수 있는 벌금이 2,19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벌금 규모를 250억달러로 낮췄다.

Meta는 재판 과정에서 전체 제재액을 34억5,000만달러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법률상 가능한 최대 금액을 그대로 적용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250억달러는 단일 주정부가 Meta를 상대로 확보한 판결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뉴멕시코 검찰총장 "빅테크 책임 묻는 전환점"

라울 토레스(Raúl Torrez) 뉴멕시코주 검찰총장은 이번 판결을 빅테크 기업에 책임을 묻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빅테크에 책임을 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판결은 과거와 분명히 결별하는 사건이며, 이 분야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도 우리가 주민과 소비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명확한 경고"라고 밝혔다.

뉴멕시코주가 세계 최대 기술기업 가운데 하나를 상대로 거액의 판결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다른 주정부의 소비자보호 소송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Meta "뉴멕시코에서 사업하기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판결"

Meta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Meta 최고법률책임자 C.J. 머호니(C.J. Mahoney)는 이번 판결과 뉴멕시코 검찰총장의 법 집행방식이 "뉴멕시코주에서 사업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소송이 본질적으로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새로운 규칙을 만들면서 "표현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호니는 "우리는 항소에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동안에도 Meta는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연결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며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플랫폼을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50억달러 전액 지급 여부는 불확실

법률전문가들은 250억달러라는 숫자가 그대로 확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보고 있다.

Armstrong Teasdale의 기업소송 전문 파트너 몬테 만(Monte Mann)은 "250억달러는 Meta 같은 기업에도 엄청난 액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더 중요한 문제는 이번 사건이 대형 기술기업들이 주 소비자보호법 아래 얼마나 큰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만은 "뉴멕시코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 가운데 하나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개별 위반이 수백만건 쌓이면 벌금 폭증"

만은 특히 인터넷 플랫폼의 사업구조에서는 하나의 잘못된 소비자 고지가 수백만건의 법 위반으로 계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플랫폼에 가입한 수백만명의 이용자에게 같은 잘못된 내용이 전달되면 각각을 별도의 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개별 위반에 대한 벌금이 수백만명의 소비자에게 적용될 경우 얼마나 거대한 금액으로 누적될 수 있는지를 이번 사건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Meta가 실제로 25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최종적으로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항소심에서 벌금 규모 최대 쟁점 될 듯

Meta의 항소에서는 250억달러라는 벌금 규모가 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만은 "벌금 규모와 그것이 법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심각한 항소전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항소법원이 배심원의 책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벌금 규모를 크게 낮출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최종 금액이 줄어들더라도 이번 사건이 빅테크 기업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작지 않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평가다.

개인정보 관련 약속, 기업의 거대한 법적 책임으로

만은 특히 소비자에게 개인정보와 데이터 사용에 대해 어떤 약속을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특히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무엇을 약속하는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약속은 법정에서 다시 기업을 따라다닐 수 있고 결과는 막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배심원단이 Meta의 실제 데이터 처리행위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제공했던 설명과 약속을 집중적으로 판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Meta, 이미 48개 주와 최대 180억달러 합의

Meta가 직면한 법적 비용은 이번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 8월 아동·청소년의 안전과 소셜미디어 피해 문제를 둘러싼 소송에서 미국 48개 주와 최대 180억달러 규모로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Meta는 청소년 계정 운영방식을 포함해 Facebook과 Instagram의 여러 정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Meta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이러한 법률비용이 회사 순이익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AI에 막대한 투자하는 시점에 법률비용까지 증가

이번 250억달러 판결은 Meta가 AI 인프라에 기록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Meta는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최대 1,45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와 GPU,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64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소셜미디어 관련 소송 합의를 반영한 99억달러의 법률비용 때문에 순이익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은 98억달러에 그쳤다.

뉴멕시코 판결까지 최종 확정될 경우 AI 투자와 법률비용이 동시에 회사의 현금흐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한 주의 소비자보호법이 빅테크에 250억달러 책임

이번 판결이 갖는 더 큰 의미는 연방정부의 규제보다 개별 주의 소비자보호법이 빅테크에 훨씬 직접적인 재정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은 동일한 서비스와 약관을 수백만명의 이용자에게 동시에 제공한다.

따라서 하나의 잘못된 개인정보 고지가 개별 이용자마다 별도의 법 위반으로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이나 벌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률상 계산 가능한 금액이 2,19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었다는 점은 그 위험의 규모를 보여준다.

법원은 이를 250억달러로 낮췄지만 Meta는 여전히 미국 기업 소송 역사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판결과 마주하게 됐다.

이제 관심은 항소법원이 배심원의 판단과 250억달러라는 벌금 규모를 어디까지 유지할지에 쏠리고 있다.

최종 금액이 상당 부분 줄어들더라도, 이번 판결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기업의 약속과 설명이 단순한 서비스 약관을 넘어 수십억달러의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