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8 05:39 PM

연준, 기준금리 3.75~4.00% 동결...두 위원은 '0.25%P 더 올려야'

By 전재희

9월 3년 만의 첫 금리인상 뒤 숨 고르기...FOMC 10대2 결정
연준 "경제 강한 속도로 성장·인플레 여전히 높아"...12월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8일 기준금리를 현행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동결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가운데 2명은 동결에 반대하며 오히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준금리 3.75~4.00% 유지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3.75~4.0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표결 결과는 10대2였다.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Beth Hammack)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동결에 반대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연준 내부에서 금리를 낮추자는 반대표가 아니라 더 올리자는 반대표가 나왔다는 점이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9월에는 3년 만에 첫 금리 인상

연준은 지난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올렸다.

이는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자 케빈 워시 의장 취임 후 첫 통화정책 변경이었다. 당시 FOMC 위원 12명은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했다.

당시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보다 적시에 되돌리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9월 경제전망에서도 18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16명이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번 동결은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선언이라기보다 9월 인상의 효과와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일시적인 중단에 가깝다.

연준, 경기 평가 '견조'에서 '강한 성장'으로 상향

이번 FOMC 성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연준은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solid pace)"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표현을 "강한 속도(strong pace)"로 상향했다.

연준은 지정학적 상황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미국 내 소비가 견조하고 생산성 증가세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자본투자 역시 활발하며 고용 증가가 노동력 증가 속도를 따라가고 있고 실업률도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여전히 높다"

연준은 물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FOMC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은 2%다. 가장 최근 연준 자료에서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3.4%로 목표를 상당폭 웃돌고 있었다.

연준은 이번에는 즉각적인 추가 금리 인상 대신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2% 목표로 물가를 적시에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발표되는 물가와 고용, 소비, 성장지표를 확인하면서 12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시 "미국 경제 과열된 것은 아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캐빈 워시
(캐빈워시 연준의장. 자료화면)

그는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현재 경제성장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정도로 지나치게 강하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투자 붐을 포함한 기업들의 대규모 자본투자가 경제성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생산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시는 연준의 목적이 경제활동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경제의 기어에 모래를 뿌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한 성장과 높은 물가 사이에서 '일단 동결'

이번 연준의 판단은 두 가지 상반된 상황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경제는 소비와 기업투자가 예상보다 강하고 노동시장도 크게 약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강하고 물가가 높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이유가 생긴다.

하지만 연준은 불과 6주 전인 9월 금리를 인상한 만큼 추가 데이터를 확인한 뒤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두 위원 "지금 바로 더 올려야"

하지만 쿡 이사와 해맥 총재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4.00~4.25%로 만드는 방안을 지지했다.

9월에는 12명의 위원 전원이 금리 인상에 동의했지만 이번에는 추가 인상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린 셈이다.

특히 동결 반대표가 모두 인상 쪽에서 나왔다는 점은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다시 주목

연준은 다음 FOMC 회의를 12월 8~9일 개최한다.

이번 성명에는 12월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직접적인 신호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Reuters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발표 이후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예상이 높아졌다.

연준이 경제성장 평가를 '견조'에서 '강한'으로 높였고, 두 명의 위원이 즉각적인 추가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9월에 공개한 점도표에서도 대부분의 연준 정책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가 현재보다 높은 수준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

금융시장은 이번 금리동결 발표에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Reuters에 따르면 연준 발표 직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약 0.2% 안팎 상승했고 달러는 약 0.2% 하락했다.

국채시장에서는 단기물 금리는 내려간 반면 장기물 금리는 다소 올라가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글로벌 증시는 연준의 동결 결정 이후 소폭 상승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12월 회의와 앞으로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로 이동했다.

이번 동결, 주택대출 금리 급락 의미는 아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다고 해서 모기지나 자동차대출 금리가 곧바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방기금금리보다는 장기 국채금리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연준이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는 장기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최근 7%를 웃돌고 있는 모기지 금리의 부담이 이번 동결만으로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트럼프가 요구했던 금리 인하와도 거리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요구해온 통화정책 방향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트럼프는 연준에 금리를 크게 낮출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 당시에도 낮은 금리를 주장했다. Reuters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시 기준금리를 약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준은 9월에는 금리를 올렸고 10월에는 그 높은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더욱이 일부 FOMC 위원들은 이번에도 추가 인상을 요구했다.

연준 "물가 안정 달성할 것"

이번 성명의 마지막 문장도 9월과 동일했다.

연준은 "위원회는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물가가 2% 목표로 확실하게 내려오지 않는 한 금리 인하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통화정책의 방향까지 중립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다.

9월 3년 만에 처음 금리를 올린 뒤 이번에는 경제와 물가를 한 차례 더 확인하기 위해 멈췄고, 상황에 따라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선택지를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28일 결정의 핵심은 단순한 '금리 동결'보다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둔 동결'에 가깝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빠르게 둔화되는지가 12월 연준의 다음 결정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