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30 10:20 AM

오마르 '결혼·이민사기' 의혹, 민주당 내부서도 균열...전 미네소타 의원 "해명 믿기 어렵다"

By 전재희

민주당 출신 조 라디노비치 "특정 의혹 거의 사실이라고 확신"...오마르 측 "근거 없는 집착"
연방요원 10월 12일 워싱턴 자택 압수수색...이민·귀화 서류 관련 형사수사 진행
'친오빠와 위장결혼' 주장은 10년째 논란...현재까지 형사기소는 없어

일한 오마르(Ilhan Omar)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을 둘러싼 이민·혼인사기 의혹에 대해 미네소타 민주당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네소타주 민주농민노동당(DFL) 소속 주하원의원을 지낸 조 라디노비치(Joe Radinovich)는 29일 소셜미디어 X에서 오마르가 과거 자신의 형제와 결혼해 이민절차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민주당원들은 그 주장이 거의 확실하게 사실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마르가 이를 우파와 이슬람 혐오, 인종주의가 만들어낸 음모라고 반박해온 것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한 오마르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 자료화면)

라디노비치의 발언 자체가 의혹을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오마르에 대한 연방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미네소타 민주당 정치권에서 활동해온 인사가 공개적으로 그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법무부 못 믿지만 이 의혹은 다르다"

라디노비치는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의 수사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 법무부는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중간선거 직전 오마르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시점이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방법원이 수색영장 집행을 승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나는 이 특정 의혹이 사실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민주당 인사가 수사의 정치적 시점에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오마르의 혼인 관련 의혹 자체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 활동가 "근거 없는 마녀사냥"

오마르 측과 민주당 내부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오마르 선거조직에서 운영책임자로 일했던 미니애폴리스 DFL 활동가 브리아나 로즈 리(Briana Rose Lee)는 라디노비치의 게시물에 "근거 없이 만들어진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며 "당신에게서 이런 말을 듣게 돼 놀랍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라디노비치는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오마르 캠프도 30일 Fox News에 라디노비치를 "오마르 의원에 대한 비합리적인 집착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 그의 주장은 "거짓이며 편향됐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라디노비치, 미네소타 민주당 핵심 선거경력

라디노비치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후 민주당 릭 놀런(Rick Nolan)의 2016년 연방하원 선거캠프를 이끌었고, 2017년 제이컵 프레이(Jacob Frey)의 미니애폴리스 시장 선거캠프를 지휘한 뒤 프레이 시장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2018년에는 미네소타 제8선거구의 DFL 연방하원 후보로 선출됐지만 공화당 피트 스타우버(Pete Stauber)에게 패했다.

다만 그는 오마르와 정치적으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는 아니다.

라디노비치는 2022년과 2024년 오마르에게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도전한 돈 새뮤얼스(Don Samuels)의 선거운동에도 관여했다. 새뮤얼스는 두 차례 모두 오마르에게 패했다.

10월 12일 연방요원 자택 압수수색

현재 논란이 커진 직접적인 계기는 연방수사다.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은 지난 10월 12일 새벽 오마르의 워싱턴DC 자택에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AP와 Reuters는 수색영장이 법원의 승인을 받아 집행됐으며, 법무부는 현재 형사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수사의 세부 내용을 공식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Reuters가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오마르 또는 가족들이 1990년대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하거나 이후 귀화하는 과정에서 이민 관련 서류에 허위정보를 기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수색영장에는 이민사기·허위진술 가능성

Reuters에 따르면 봉인된 수색영장에는 이민사기와 이민서류 허위진술, 공모 가능성 등이 수사대상 혐의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오마르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12건이 넘는 소환장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Fox News는 여기에 오마르의 여권과 컴퓨터도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수색영장 집행은 범죄가 입증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까지 법무부는 오마르를 이 사건과 관련해 형사기소하지 않았다. AP 역시 수사의 구체적인 범죄혐의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사 초점은 수십 년 전 이민·귀화 서류

현재 연방수사의 주요 초점 가운데 하나는 오마르가 미국에 입국하고 시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서류다.

오마르는 가족과 함께 소말리아를 떠나 난민으로 미국에 정착했으며 200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Reuters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당시 오마르 본인 또는 가족 구성원들이 미국 입국이나 귀화 과정에서 허위정보를 제출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 중대한 허위사실이 입증될 경우 귀화취소 절차가 검토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현재 수사단계에서 검토되는 법적 가능성일 뿐 실제 귀화취소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10년째 이어진 '형제와 결혼' 의혹

별도로 오마르는 2016년 미네소타주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과거 결혼관계를 둘러싼 의혹을 받아왔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마르가 2009년 법적으로 결혼했던 영국 시민 아메드 누르 사이드 엘미(Ahmed Nur Said Elmi)가 있다.

오마르의 비판자들은 엘미가 실제 그의 형제이며, 오마르가 엘미의 미국 이민을 돕기 위해 결혼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오마르는 이 주장을 반복해서 부인했으며 자신의 형제와 결혼했다는 의혹을 정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비방이라고 주장해왔다. AP도 해당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됐지만 오마르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해왔다고 전했다.

연방 문건의 이름 표기도 논란

최근 공개된 연방 법원 문건에서는 오마르를 "Ilhan Omar Nur Said Elmi, a/k/a Ilhan Omar"로 표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Fox News는 이 표기가 오마르가 2009년 결혼했던 아메드 누르 사이드 엘미와 같은 'Nur Said Elmi'라는 이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법원 문건에 특정 이름이 별칭 또는 다른 이름으로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가족관계나 혼인사기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 역시 현재 연방수사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쟁점이다.

오바마 행정부 때도 수사 시작됐다는 보도

Fox News는 29일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에도 오마르의 혼인 관련 의혹에 대한 연방수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Fox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2021년까지 열려 있다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종결됐다.

Fox는 당시 수사당국이 가능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문제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오마르 측이 이번 의혹을 전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만들어낸 정치공세라고 설명해온 것에 대해 라디노비치 등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오마르 "트럼프의 정치적 보복"

오마르는 현재의 연방수사를 정치적 보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자택 압수수색을 "연방 법집행기관을 정치적 적에게 사용하는 전례 없는 확대조치"라고 주장했다.

AP와 Reuters 역시 압수수색이 11월 3일 중간선거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이뤄지면서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수사의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개수사 조치를 선거 직전에 자제하는 오랜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수색에 관여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마르를 오랫동안 강하게 비판해왔지만 이번 자택 수색에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트럼프는 수색 문제는 법무부가 처리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오마르에 대한 비판은 계속했다.

이 때문에 현재 사건에는 두 개의 논쟁이 동시에 존재한다.

하나는 실제 이민·귀화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형사적 사실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직 야당 의원을 상대로 중간선거 직전 강제수사를 집행한 시점과 방식이 적절했느냐는 정치·법 집행상의 논쟁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응에서 엇갈려

Fox News는 최근 하원 민주당 의원 약 40명이 오마르에 대한 이민수사를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전체가 오마르의 입장을 동일하게 방어하고 있지는 않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오마르의 혐의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디노비치처럼 직접적으로 의혹의 신빙성을 언급한 민주당 인사는 훨씬 드물다.

재정 문제도 별도 조사 대상

오마르에게 제기된 문제는 이민서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Fox News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검찰은 오마르 부부의 재산공개 자료와 관련한 문제도 별도로 살펴보고 있다.

라디노비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마르의 재정문제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질문들이 공개적으로 답변되지 않았다"며 공개된 자료를 객관적으로 보면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수사 또는 검토단계이며 재정 관련 범죄가 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치적 방어선에 균열 나타나나

이번 라디노비치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새로운 물적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오마르를 둘러싼 정치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혼인사기 의혹은 주로 보수언론과 공화당 정치인들이 제기해왔고, 오마르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를 정치적 비방으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실제 연방수사가 시작되고 법원의 승인을 받은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수사의 정치적 동기"와 "의혹 자체의 사실 여부"를 분리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라디노비치는 바로 이 입장에 서 있다.

그는 트럼프 법무부의 신뢰성과 압수수색 시점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오마르가 오랫동안 부인해온 특정 혼인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현재로서는 오마르의 혼인·이민사기 의혹이 법적으로 입증된 상태는 아니며 형사기소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10월 12일 연방수사기관의 자택 압수수색과 이민·귀화 서류에 대한 형사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 인사까지 공개적으로 오마르의 해명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10년 가까이 정치공방으로 이어졌던 의혹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