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인물은 이슬람교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북부 거점에서 서방 인질들을 관리하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도 나서는 런던 출신의 자칭 '존'이란 인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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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의 매체는 20일 IS에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난 사람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이에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미국 기자를 살해한 실제 범인이 영국인이라는 의혹제기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상에 찍힌 남자의 신분은 판명되지 않았지만,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아 충격을 감출 수 없다” 고 말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트위터에 “영상이 진짜라면 폴리 살해는 충격적이고 패륜적인 행위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캐머런 총리는 미국 기자 참수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휴가를 중단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상황에 대한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들이 문제의 인물에 대한 신원 파악에 몰두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의 매체는 이 인물은 IS 거점인 시리아 북부의 락까에서 ‘존'으로 행세하면서 인질 관리를 맡은 영국인 지하디스트 그룹의 우두머리라고 전했다.

특히 다른 2명의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와 함께 긴밀히 움직여 이들 영국인 3인조는 국적 탓에 ‘비틀스’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가 최소 10명의 서방 인질을 붙잡고 있어 '교도관 존'(Jailer John)으로 불린다는 말도 나온다.

또 고등교육을 받고 지적이며, IS 조직에 매우 열성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IS가 억류중이던 11명의 인질에 대한 석방 협상에도 핵심 인물로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영국 전문가들은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들은 가장 잔인하고 냉혹하며 이런 경향은 심화하고 있다” 고 경고했다.

또 영국인 지하디스트들은 IS 내에서 단순한 하위급 전투병에 그치지 않고 고위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급진화문제연구센터(ICSR)의 피터 노이먼 소장은 “IS가 영어를 쓰는 대원을 내세워 미국 기자를 참수하고 공개한 것은 ‘당신들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당신들을 공격할 것’ 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