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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그 인하 폭이 기준금리 인하 폭보다 훨씬 큰 경우가 부지기수다.
농협은행은 큰만족실세예금의 금리를 기존 연 2.4%에서 연 2.05%로 0.35%포인트나 내렸다. 서민들을 위한 상품인 주택청약예금과 주택청약부금도 각각 0.3%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개인고객들을 위한 수시입출금식 예금 13종과 기업고객 대상 예금 3종의 금리를 무더기로 인하해 다음달부터 적용한다.
기업AMA통장의 경우 기존 연 1.5~2.2%에서 연 0.3%로 금리를 무려 1.2~1.9%포인트나 인하한다. 우리잇통장도 기존 연 2.0%에서 0.3%로 1.7% 포인트 내리는 등 대부분 상품의 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췄다.
고객 혜택도 대폭 줄여 월 20~30회의 자동이체·입출금 수수료를 면제해 주던 혜택을 월 10회로 줄여버렸다.
회사원 김모(31) 씨는 "금리 수준이 괜찮은 것 같아 우리은행으로 월급 계좌를 옮겼는데, 금리를 대폭 낮춰버리면 어떡하느냐"며 "이는 고객을 속이는 행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은행은 주택청약정기예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금리도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정기적금인 '원더풀라이프 적금'의 기본금리를 기존 연 2.3%에서 연 1.9%로 0.4%포인트나 내렸다. 예금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적금의 기본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것은 이 상품이 최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대표 수신상품인 '마이심플통장'과 `두드림통장'의 금리를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우대금리와 고객 혜택을 줄이는 은행들도 잇따르고 있다.
농협은행은 '초록세상적금', `NH연금수급자정기예금' 등의 우대금리를, 기업은행[024110]은 `IBK9988나눔통장'의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일부 고객의 이체수수료 면제 혜택을 기존 월 30회에서 10회로 줄여버렸다.
더구나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일반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조만간 인하할 예정이어서 은행들의 대대적인 금리 인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대출금리 인하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금리안전모기지론'의 금리를 기준금리 인하 폭과 같은 0.25%포인트 인하했을 뿐이다.
나머지 은행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 연동 대출의 금리를 고작 0.02~0.09%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들은 “시장금리의 변화를 반영해 대출 및 예·적금 금리를 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예·적금 금리의 무더기 인하는 시장금리의 변화를 반영했다기보다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은행의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한다"며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도 과연 '서민금융' 운운할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