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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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만큼 당분간은 그 정책효과와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달 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경제 주체의 심리 개선이나 가계부채 증가 등 다양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 2001년 IT버블 붕괴 시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빼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내린 적은 없다.

금융시장에서도 일찍부터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다만,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가라앉은 소비심리 개선이 늦어지거나 내수 경기의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 연내 추가 인하의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당장 오는 10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최근 냈다.

2.00%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유지된 적이 있다.

추가 인하론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애초 관측보다 부진해 등 한은의 오는 10월 수정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비롯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지난 4일 기준금리를 종전 0.15%에서 사상 최저인 0.05%로 내린 점은 유로화나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의 상대적인 강세 등 통화 당국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ECB의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회복세를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통화 정책이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할 전망인 미국의 출구전략 속도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맞물려 급증세를 보이는 가계부채 등은 추가 인하에 부담을 주는 변수로 남아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된다면 한 차례 더 인하할 여지는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논의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작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올해 8월에 다시 0.25%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