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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체 취업자의 22.4%가 종사하는 자영업은 매출이 감소하고, 부채와 원리금 상환부담은 증가해 대량 창업, 대량 폐업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이었던 것이 2013년에는 877만원으로 줄었다. 자영업가구의 부채는 2010년 7천131만원에서 2013년에는 8천859만원으로 불어났다. 폐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는 2000년 68만7천명에서 2013년 83만3천명으로 증가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본격화하면, 2021년까지 연평균 20만명이 은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상가 권리금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권리금이란 특정 부동산에서 영업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특수한 장소적 이익으로 상인들이 피땀 흘려 형성한 무형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 권리금은 그러나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건물주가 변경되더라도 기존계약을 5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임차인의 대항력 인정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그리고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면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들에게 창업, 성장, 퇴로 등 생애주기에 맞는 단계별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퇴로 단계에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에 대해서는 다른 유망분야로 진출하거나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장년층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퇴직예정자의 전직지원제도를 신설하고, 임금피크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고령화 사회 진입, 자영업의 업황 악화 등 우리나라의 사회ㆍ경제적 변화상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년간 여러 차례 입법이 시도됐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던 권리금 보호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평가할만하다. 자영업자의 임금근로자 전환을 지원키로 한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지원 대상이 1만명에 불과해 지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22.4%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더 과감하고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자영업 비중을 10%대로 낮출 필요가 있다. 기본 계획이 선 만큼 이제 미비점을 보완해 적극적으로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 권리금 분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음을 생각하면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 개정은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물론 야당도 적극적으로 나서 민생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