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를 기록했다. 2012년 11월 시작된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개월째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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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있다. 이미 사실상의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엄밀히 말해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며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을 뜻하기 때문에 한국의 저물가 상황이 디플레이션이냐는 데는 이견이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현 상황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정확하다" 면서 "이런 상황이 오래가다 보면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플러스이긴 하지만 상승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 내외 물가상승률이 30개월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데, 나는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본다” 며 "앞으로 저물가 상황 속에서 저성장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 저물가 현상의 원인은 수요와 공급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기업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소비와 투자를 뒤로 미루게 된다.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상품 가격을 내리게 되고, 소비자는 추가적인 가격 인하 기대감에 구매 계획을 미뤄 경기는 위축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에너지 가격 하락세와 원화강세가 문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유, 금속 가격이 2007년까지 폭발적으로 오르다가 버블이 꺼지면서 동반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7∼2008년 배럴당 150달러에 이르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4일 81.65달러에 거래됐다.

저물가가 우려되는 것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오랫동안 이어지면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어서다. 수요 침체와 생산, 고용 위축의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다만, 저물가의 긍정적 요인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급 측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며 “수요 측면에서 내수가 죽어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를 통해 물가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