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세입과 세출 등 나라 살림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좀 더 현실성 있는 전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정부 당국과 민간연구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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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월에 3.7%로 지난해말보다 0.4%포인트나 낮췄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외부에서는 올해 성장률은 3.5% 수준, 4분기에 크게 선전했을 경우 3.6% 정도로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5%로 예측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3.6%, 한국경제연구원은 3.5%,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3.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5%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와 같은 3.7%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내년 경제 전망을 하면서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는 2분기에 세월호 참사 등 여파로 경기 회복 모멘텀을 잃어버린 이후 3~4분기에 이렇다 할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0.9%, 2분기 0.5%, 3분기 0.9%를 기록한 바 있다. 3.7% 성장률을 이루려면 4분기에 1.2%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4분기의 중반을 넘어선 현재 이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국의 GDP는 2010년 2분기(1.8%) 이후 1.2%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기재부가 현재 경기에 대해 "하방 위험이 확대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정부 자체의 진단도 부정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말 전망치 2.3%를 올해 7월에 1.8%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달성 못 할 가능성이 크다.
10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남은 두 달간 4%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해야 1.8%가 될 수 있다. 현재 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까지 24개월째 1%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고용시장 측면에서는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져 있다.
1분기 고용시장 호조 덕에 10월까지 신규 취업자 증가 폭은 월평균 55만4천명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 목표치인 45만명을 10만명 이상 웃돈다는 점에서 이변이 없는 한 목표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상수지는 31개월째 흑자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올해 전망치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7월 내놓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GDP 대비 5.0%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18억6천만달러로 GDP 대비로는 4%대 수준이다.
10∼12월에도 무난히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목표치인 GDP 대비 5.0%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로 840억달러를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799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내년 경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회복이 미흡한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엔화가치 약세, 유럽·중국의 성장 둔화 등 악재가 겹쳐 시계 제로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세월호 참사 등으로 내수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조금 개선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회복세는 미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