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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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대한민국 전체가 결정장애에 시달리면서 '썸' 현상이 더욱 대중화될 것이고, '셀피족'과 '어번그래니', '증거중독자들', 그리고 '골목길 순례자들'이 2015년 대한민국의 소비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로 7년째로 접어드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2015년 전망은 ‘COUNT SHEEP’으로 모아진다. 해마다 그해의 띠 동물에 운을 맞추는 전통에 따른 것으로, 보통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는 습관에서 유래한 이 키워드는 ‘양 떼’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안온하면서 소소한 소비자들의 일상을 충실히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5년 판부터는 새롭게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이 신설되어 한 해 동안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트렌드 상품이나 이슈 10가지를 선정하여 공개한다.

최근에는 단지 추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정된 상품을 구독자에게 배달하는 형태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도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 하고 있다. 패션 상품 큐레이션 커머스인 ‘바이박스’는 클러치·액세서리·스카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션 소품들로 구성된 세트를 소비자의 취향을 우선 고려해 구성하고 있으며, 고달픈 직장 생활의 시름을 달래주는 ‘샐러리맨 박스’에서는 남녀를 구분해 휴대용 세제·핫팩·숙취해소제 등 생활 제품들을 성별에 따라 분류해 선별하고 있다. 서울의 유명 제과점들과 제휴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빵 들을 매일 아침 집으로 배달해주는 ‘헤이브레드’도 소비자의 발품을 대신하고 시간을 줄여주는 대표적인 큐레이션 커머스로 성장했다. (218쪽)

네티즌 수사대 역시 소비자들의 증거중독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미드’, ‘영드’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나 <셜록> 같은 수사 드라마를 일상적으로 시청한 덕분에 셜록 홈즈 못지않은 추리력을 갖추게 된 것일까? 일반 소비자들의 수사력이 갈수록 치밀해지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무차별적인 ‘신상 털기’로 악명을 떨치던 음지의 네티즌들이 아니다. 최근 네티즌 수사대는 몰카 제보 에서부터 경찰과의 합동수사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게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문제에 봉착했을 때에도 특유의 수사력을 발휘해 거대 기업의 부당함을 당당히 공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담대함까지 보인다. (274쪽)

연출된 일상을 업로드하는 셀피가 주요한 트렌드가 된 첫 번째 사회적 원인은 이미지 세대의 성장이다. 사실 셀피라는 단어는 낯설지 모르지만 ‘자기 사진 찍기’는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하고 보편화된 행위다.1990년대 말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스티커 사진기에 익숙한 30대, 어릴 적부터 엄마 아빠의 캠코더렌즈에 익숙한 20대, 그리고 최신 렌즈에 익숙한 10대들까지, 이들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베스트 포즈와 소위 얼짱 각도로 무장한 채 능숙하게 셀카를 찍어왔다. 또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물결이 일기 전인 2000년대 중반에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라는 공간에서 자기 사진을 전시하며 이미지로 소통하고 관계 짓기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과거 경험을 통해 한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셀피를 터득했다. 다만 초기에는 셀피를 찍는 이유가 예쁘게 나온 얼굴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 셀피를 찍고 전시하는 진짜 이유는내가 오늘도 건재하다는 인증이자 SNS 공간 속 친구들에게 말을 건네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인 셈 이다. (318-319쪽)

출판사 리뷰

2015년 대한민국 10대 소비트렌드

ㆍ햄릿증후군(Can’t make up my mind)
ㆍ감각의 향연(Orchestra of all the senses)
ㆍ옴니채널 전쟁(Ultimate 'omni-channel' wars)
ㆍ증거중독(Now, show me the evidence)
ㆍ꼬리, 몸통을 흔들다(Tail wagging the dog)
ㆍ일상을 자랑질하다(Showing off everyday, in a classy way)
ㆍ치고 빠지기(Hit and run)
ㆍ럭셔리의 끝, 평범(End of luxury: just normal)
ㆍ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Elegant 'urban-granny')
ㆍ숨은 골목 찾기(Playing in hidden alleys)

우유부단의 대명사, 햄릿이 2015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의 첫 번째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른바 ‘햄릿증후군’이 선택 과잉의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 모든 소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 코리아>는 오늘날 만연하게 나타나는 결정장애 증상이 개인적이기보다는 사회적인 배경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해석한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커머스와 개인 컨설팅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배려형 서비스의 등장이 예고된다. 햄릿증후군은 <트렌드 코리아>가 말하는 ‘치고 빠지기’ 현상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제품 선택과 구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이 현상을 대중가요는 ‘썸’이라는 단 한 글자로 요약했다.

한때 젊은이들의 유치한 취미로 치부되던 ‘셀카’는 이미지 위주의 SNS가 대세를 이루면서 ‘셀피 (selfie)’라는 용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바쁘게 일상을 자랑질하는 셀피족은 이제 셀카봉을 무기 삼아 라이프스타일 전사로 종횡무진 활약중이다. 셀피족이 더욱 근사하고 세련되게 자랑질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셀피족과 함께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종족은 바로 새로운 할머니 세대인 ‘어번그래니(urban granny)’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이들이 손주를 보기 시작하면서 할머니 문화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전과 달리 고등 교육을 받고, 직장 생활의 경험이 풍부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이를 몸소 체험하고, 가난한 시대와 고소득 시대를 두루 경험한 이들에게서 과거 할머니가 보여주었던 품 넓은 ‘희생정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의 경제력까지 손에 쥔 어번그래니는 이제 가정과 자녀라는 족쇄를 벗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어번그래니가 그려나갈 새로운 소비 풍속도는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 코리아>가 주목하는 또 하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꼬리경제’현상이다. ‘1+1’이나 ‘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이제 ‘덤’은 제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텀블러를 갖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피규어를 모으기 위해 햄버거를 먹고, 화장품을 받기 위해 잡지를 사는 식이다. ‘덤’의 진화는 본제품의 진화보다 오히려 속도가 더 빠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 새로운 소비 현상은 2015년 더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선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놈코어(Normcore)’현상이다.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것이 바로 트렌드인 놈코어는 럭셔리에 지친 이들이 평범함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검은색 터틀넥셔츠와 청바지로 일관한 스티브 잡스의패션이 대표적이다. 이제 가장 평범한 것이 오히려 주목받고, 얼마나 갖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여유 있느냐가 럭셔리를 정의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놈코어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오감 만족을 추구하는 ‘감각의 향연’이다. 주로 시각과 미각을 공략했던 기존 카테고리에서 진화해 최근에는 후각(베이컨 냄새를 내보내는 스마트폰 앱,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 촉각(가죽으로 마감한 스마트폰 케이스), 청각(고가의 헤드폰, 시그니처 사운드)을 만족시켜주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불황의 시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손쉬운 방법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들의 ‘작은 사치’를 응원해주는 것이다.

물건을 사면 포장 상자와 함께 쓰레기통에 버려지던 제품사용설명서가 이제는 구매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항목이 되었다. ‘내가 찾는 물건’, ‘나에게 맞는 물건’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면 구매 리스트에서 가차 없이 탈락되는 시대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분해하고,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직접 사용해보고 나서야 기업이 하는 말을 믿는다. 의심사회의 도래는 엔지니어 정신과 기술로 무장한 ‘컨슈니어’, 제품설명서를 정독하는 ‘호모 도큐멘티쿠스’로 대표되는 ‘증거중독자’들을 대거 출현시켰다.

이들은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넘나드는 ‘크로스쇼퍼(cross shopper)’로 진화 중이다. 옴니채널 시대의 개막은 온·오프 라인의 구분을 허무는 전방위 쇼핑과 서비스의 세계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유통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골목길의 재탄생이 눈길을 끈다. 올레길·둘레길로 대표되는 ‘길’ 열풍에 이어 ‘숨은 골목 찾기’ 열풍이 일고 있다. 미니 자본과 다양한 문화의 자생지인 골목길이 중장년층을 넘어 청년층 순례자들을 끌어모으며 새로운 문화 생태계의 탄생을 예고한다.

저자 소개

김난도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대한민국 청춘 멘토 ‘란도샘’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서울대 구술고사개선위원회위원·논술출제위원·채점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이끌며 소비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다. 한국정책학회 학술상, 서울대학교 교육상, 매일경제신문 정진기언론문화상, 한국소비자학회 최우수논문상 등을 수상 한 바 있다. 주요 기업과 ‘장기 저성장·고령화 시대의 소비트렌드 분석’, ‘소비자 트렌드에 기반한 신상품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중국 소비트렌드 분석’, ‘창의적 디자인 개발을 위한 트렌드 조사 및 예측 기술 개발’, ‘LGD 제품 소비자 패턴 조사’, ‘명품 위조품 소비 현상’, ‘글로벌 식품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안’ 등을 연구했으며, 삼성그룹·아모레퍼시픽·CJ제일제당·코웨이·롯데마트·제일기획·한라마이스터·AK플라자·삼성생명 등을 자문하며,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동시에 출간돼 본토에서 먼저 인정받은 중국 소비트렌드 분석서 『트렌드 차이나』, 영문으로 한국의 소비트렌드를 소개한 『2013 Consumer Trends in Korea』, 로 동시에 방송된 일자리 트렌드 분석서 『김난도의 내:일』, 2012년 하반기 베스트셀러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세계 11개국에 번역·출간되어 이 시대 세계 각국 청춘의 아픔을 따뜻하게 격려한 『아프니까 청춘이다』, 우리 사회의 명품 열기를 비판적으로 연구해 ‘정진기언론문화상’을 수상한 『럭셔리 코리아』, 다양한 통계 자료를 해석해 대한민국 소비자의 성향을 산업별로 분석한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공저) 등을 썼다.

전미영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 대학원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받고, 「소비자 행복의 개념과 그 영향 요인의 구조」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한국소비자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트렌드 분석론’, ‘소비자 심리와 행태론’, ‘브랜드 매니지먼트’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소비트렌드를 추적하고 이를 산업과 연계하는 방법론 개발에 관심이 많다.

이향은
성신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UX트렌드와 사용자 심리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에서 학사학위, 런던 Central Saint Martins에서 디자인경영으로 석사학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디자인 트렌드 예측을 위한 경험 중심의 프로세스 모델 연구」라는 논문으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와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의 선임연구원으로도 활동하며 정부 및 기업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이준영
상명대학교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최우수논문상, 2011년 한국소비자학회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LG전자 LSR(Life Soft Research)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소비트렌드, 소비자 행태, 소비자 유통(retailing)이다.

김서영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 대학원에서 「20~30대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의 소비 가치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트렌드 차이나』를 공저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책임연구원으로 ‘소비자의 구매 시 뇌 활성화 상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의 심리적 일탈 및 라이선싱 효과, 소비자의 양가성 (ambivalence)에 관한 심리 구조, 한국과 중국 소비트렌드의 확산 과정과 예측 등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소비자학과 소비자행태연 구실에서 「소비자의 예약구매 영향요인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책임연구원으로 ‘트렌드 분석을 통한 신상품 콘셉트 및 마케팅 방안 도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에 관한 행태, 미디어와 소비문화 등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