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8일(현지시간) FT가 중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이 주요국 “통화전쟁’ 에 혼란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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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의 외국자본유출로 지난 3개월간 JP모건 신흥시장통화지수는 달러대비 약 8% 떨어졌다. 개별적으로 일부 취약한 통화는 하락폭이 더 크다. 예를 들어 브라질 레알화는 17% 하락했고,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반톡막으로 폭락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많은 신흥국은 자국 통화의 달러 연동을 종료했고, 해외 차입도 억제 해왔다.

하지만 금융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주로 외화 사채를 발행하는 등 다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자산운용회사는 이러한 채권에 뛰어들었다.

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신흥시장 차입자들이 발행한 해외 채권 규모는 2조6000억달러로 이중 75%가 달러화로 발행됐다.

신흥국 기업은 외화를 저금리로 빌려 비용을 줄이고 우위에 섰다. 하지만 이로 인해 외화로 표기된 부채와 자국통화로 표기된 자산이 일치하지 않는 통화 불일치 문제가 생겼다. 자국 통화에 비해 금리가 낮은 달러로 자국 자산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양적 완화 정책을 종료함에 따라 미국의 금융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자금 조달 환경이 급변하는 위험이 생긴다.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 신흥국 채무자의 지불액이 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환에 사용할 달러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자국 통화를 매각해야한다.

이러한 사태는 기업의 보유 자금을 압박하게 되고 지출을 감소시킨다. 과도한 부채를 안고있는 기업은 파산 할 수도 있다. 이는 금융기관을 포함한 국내 채권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순환은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있다.

BIS는 “세계 시장은 마그마가 고여있는 상태로 언제 분출할지 모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운용회사는 지난 몇 년 간 미국 은행을 대신하는 주요 자금 공급자가 되고있다. 이러한 투자기관들은 갑작스런 시장조정 시 은행처럼 경기 순환에 민감한 대응을 할 수 도 있다.

통화 불일치는 저비용으로 외화 자금 조달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난다. 과거 이러한 불일치는 신흥국에서 여러 번 위기를 만들어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흥국이 얼마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불일치는 정부와 금융 기관이 쌓아왔다. 여기에는 어느정도 일정한 투명성이있다. 하지만 신흥국의 금융 기관이 아닌 기업이 공개하는 외화 채무 데이터는 찾기 힘들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정책담당자가 펼칠 대책은 거의없고, 결과적으로 자본 유출이 일어난다. 자금 유출이 일어나면 이후 드러나는 리스크에 주의 할 필요가있다. 위기가 일어나고 나서부터는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