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가 무너지면서 산유국의 재정 상황과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걸프지역 산유국은 견딜만한 여력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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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셰이크 무함마드 빈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총리는 "유가 하락으로 UAE의 힘찬 미래가 바뀌지는 않는다"며 "산업구조가 다변화된 UAE에 다가올 변화(저유가)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수하일 빈무함마드 알마즈루에이 UAE 석유부 장관도 15일 “시장은 거대한 배와 같아서 시간이 걸린다” 며 "시장이 정상화하는데 석달, 반년, 또는 1년이 걸린다면 그만큼 성숙하고 안정된 시장이 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증시가 저유가 악재로 연일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는 데도 UAE 언론은 "주가가 내려가 이제야 주가수익비율(PER)이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증시와 비슷해졌다"는 분석을 전했다.

UAE는 올해 5월 MSCI 신흥국 지수에 새로 편입됐다.

무함마드 알사다 카타르 석유부장관은 16일 "시장을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지만 결국은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카타르 최대 은행 카타르내셔널뱅크도 이번주에 낸 성명에서 "비(非) 석유분야에 대한 투자가 계속돼 경제구조가 다변화할 것"이라며 "카타르 경제는 저유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부 장관도 10일 유엔 회의에 참석해 감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왜 감산해야 하느냐. 시장은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걸프 산유국이 저유가에 느긋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엔 지난 5년간 고유가 덕분에 쌓아놓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막대한 현금보유액 덕분이다.

선진국의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이 한꺼번에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이들이 저유가를 버틸 체력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폭락을 방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알마즈루에이 UAE 석유부 장관은 OPEC 회원국만의 책임이 아니라며 "내년 1분기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OPEC 회원국이 아닌 주요 산유국 러시아나 미국이 감산하지 않는데 OPEC 회원국이 먼저 감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유가의 타격이 큰 이란은 조급한 모양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6일 살림 알주부리 이라크 국회의장과 만나 "중동 국가가 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부정적인 의미에 대처하는 데 협력하지 않는 게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최근 저유가 국면이 계속되는 것은 자신을 경제적인 궁지로 몰려는 사우디와 미국의 음모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